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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 Biz1hour

청년 불안과 이탈을 줄이는 실무 가이드. 채용 문구 바꾸기, 근무·프로젝트 트랙 설계, 경력형 보상(추천서·포트폴리오), 정기 타운홀로 소통 구조화해 소상공인 매장에 적용 가능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합니다.

·16분 읽기
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 Biz1hour

문을 여는 시간, 셔터가 반쯤 올라왔을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소식은 의외로 길게 귓가에 남았다. 대통령실에 ‘청년담당관’이 신설됐고, 90년대생 두 사람이 임명장을 받았다는 이야기. “청년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겠다.” 가벼운 구호로 들릴 수도 있었지만, 당신은 손에 쥔 계산기를 잠시 멈추고 들었다. 오늘도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에 ‘읽씹’만 늘어가는 아침, 이 문장이 가게에 무슨 변화를 데려올지, 가늠해보고 싶어서다. 카운터 뒤 커피 머신이 예열되는 동안 네 살림살이를 머릿속에서 펼쳐본다. 점심 피크 두 시간에 사람 손이 모자라 음식이 늦게 나가던 지난주 토요일, 새로 온 스태프는 이틀 만에 “그만두겠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유는 간단했다. “당장 성과를 내야 할 것 같아 불안해요.” 이 한 줄에서 요즘 청년들의 ‘그냥 쉼’이 왜 늘어나는지, 현장의 체감이 다 나온다. 학교와 시험, 스펙과 불안 사이에서 반복되는 이탈과 멈춤. 누군가는 그들을 ‘의지가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사장인 당신은 안다. 불안은 손님 대면보다 더 큰 장벽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 아침 뉴스는 어쩐지 남의 일이 아니다.

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소매·유통 part-time recruitment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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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월세 지원 확대,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같은 말을 꺼냈다. 그 문장들을 당신의 가게 언어로 번역하면 무엇이 될까. 월세 지원이 실제로 임대료 줄이는 데 쓰일지, ‘첫걸음 보장’이 중소상공인에게도 열리는지, 숫자를 따져야 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정책이 나오기 전에라도, 방향은 읽을 수 있다. 체감, 첫걸음, 안전망. 이 세 단어를 가게 운영의 문장으로 바꿔보자. 먼저 채용 공고부터. “경력자 우대”를 습관처럼 넣었다면 오늘은 지워보자. 대신 “첫 경력 환영, 배우는 시간 보장”이라고 적는다. 교육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 원칙을 명확히 해둔다. 첫 일주일은 메뉴를 외우기보다 ‘리허설’을 만든다. 손님 역할을 사장과 기존 직원이 돌아가며 해주고, 주문 실수는 체크리스트로 돌린다.

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소매·유통 work schedule design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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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건 ‘불안의 언어’를 미리 해소하는 것이다. “실수해도 좋다”는 말보다 “실수하면 이렇게 복구한다”는 절차가 더 크다.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구조가 곧 체감이다. 둘째, 근무 설계를 바꾼다. 요즘 청년들은 학기, 자격증, 공채 시즌 같은 리듬대로 움직인다. 당신의 스케줄은 오롯이 매출 피크의 리듬을 따른다. 이 두 박자를 억지로 맞추면 늘 마찰이 난다. 방법은 간단하다. 포지션을 더 쪼갠다. 바리스타·서빙·포장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말고, 3개월짜리 ‘프로젝트 알바’ 트랙을 만든다. 예를 들어 배달앱 리뷰 개선 프로젝트, 숏폼 영상 4편 제작, 동네 아파트 전단지 디자인·배포 같은 일을 정해 결과물로 평가한다. 손님 몰리는 시간에는 단순 지원만 하게 하고, 프로젝트는 비피크 시간에 맡긴다.

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소매·유통 project-based part-time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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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가 명확해지면 ‘그냥 쉼’ 상태에 있던 청년도 “이건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낸다. 셋째, 임금 외의 보상을 눈에 보이게 만든다. 이력서 한 줄을 약속하자. “3개월 프로젝트 완료 시 사장의 실명 추천서 제공” 같은 문장은 청년에게 강력한 동기다. 추천서는 형식적으로 쓰지 않는다. 맡은 과제, 배운 기술, 개선한 지표를 3문장으로 요약해 준다. 당신 가게에 머문 시간이 ‘경력’으로 번역되면, 떠날 때도 더 좋은 관계로 헤어진다. 고용이 길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떠날 때 후회가 없게 해주는 것이다. 넷째, 대화의 장을 만든다. 대통령이 청년 남녀의 체감 격차를 언급했다는 뉴스가 마음에 남았다면, 그 논쟁을 우리 가게의 언어로 바꿔보자. 공지판에 붙인 “남녀무관” 네 글자 대신 구체를 담는다. 무거운 물건은 카트로 옮기고, 늦은 밤 마감은 2인 1조, 휴게공간은 성별 구분 없이 안전하게.

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소매·유통 career-building reward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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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운영 원칙을 미리 박아두면, 면접 자리에서 쓸데없는 오해가 사라진다. 그리고 매달 한 번, 30분짜리 ‘타운홀’을 한다. “이번 달에 제일 힘들었던 일 한 가지, 달라졌으면 하는 일 한 가지”만 묻는다. 제안이 채택되면 계산대 옆 화이트보드에 ‘이번 달 청년 결정’이라고 크게 적는다. 참여는 구호가 아니라, 흔적이다. 다섯째, 안전망을 구축한다. 사장이 상담사가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위험 신호를 보는 눈은 있어야 한다. 지각이 잦아지고, 말수가 줄고, 사소한 실수에 과하게 움츠러드는 시그널이 보이면, 근무표를 먼저 조정해 준다. “이번 주엔 피크 타임 빼고 뒷일만 하자”고 제안하는 것만으로도 버팀목이 된다. 지역 정신건강센터나 무료 상담기관 연락처를 스태프 노트에 적어두고, 필요하면 “쉬는 날에 가보라”고 말해준다. 회사 같은 큰 조직에 비해 작은 가게는 유연하다.

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소매·유통 monthly townhall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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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함이 곧 안전망이 될 수 있다. 여섯째, 기술로 정예화한다. ‘군대를 기술적으로 정예화’한다는 말은 멀리 있는 군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가게에서도 일의 본질을 남기고 나머지를 기계에 넘기는 결정이 필요하다. 재고 파악은 POS와 엑셀 대신 간단한 앱으로 주 2회 자동화하고, 신입 교육 영상은 휴대폰으로 3분짜리로 찍어 공유한다. 단골 관리도 손님과의 관계를 숫자로만 보지 않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생일 쿠폰 발행 같은 기능은 이미 대부분의 앱에 달려 있고, 중요한 건 “누가, 언제, 어떤 멘트로” 보낼지 정하는 일이다. 기술은 손을 덜 쓰게 만들고, 덜 쓴 손으로 표정을 만든다. 표정이 곧 서비스 품질이다. 일곱째, 대기업 채용 확대의 파도를 역이용한다. 어제도 뉴스에서 삼성·현대차가 청년 채용을 더 늘린다고 했다.

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소매·유통 소상공인 HR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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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중소상공인에겐 악재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대기업 준비생의 ‘틈’을 생각해 보자. 채용 일정 전까지 3~6개월 공백이 생기는 청년이 매년 나온다. 그들에게 “단기 프로젝트형 일경험”을 제시하라. 명확한 시작과 끝, 결과물의 소유권, 추천서 제공. 이 세 가지를 약속하면 공백은 경력이 된다. 그 경력은 훗날 당신의 가게를 기억하는 홍보대사로 돌아온다. 여덟째, 지역과 연결된다. 대통령이 청년 공론장을 이야기했을 때, 당신은 떠올린다. 동네 상권에도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상가번영회 회의는 늘 임대료와 쓰레기 문제가 1순위였다.

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소매·유통 retain part-timers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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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엔 의제를 바꿔 보자. ‘청년이 일하기 좋은 거리’라는 주제로 휴게공간, 안전 귀가, 야간 조명, 택배 적치 구역을 논의한다. 가게의 문제는 거리의 문제와 연결되고, 거리의 문제는 청년의 체감과 연결된다. 공론장이 생기면 정책은 ‘우리 동네’에 내려앉는다. 아홉째, 언어를 바꾼다. 면접 마지막 질문으로 “우리 가게에서 배우고 싶은 게 무엇인가요?” 대신 “당신의 다음 계획을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작은 일은 뭘까요?”라고 묻는다. 이 질문은 사장과 지원자를 고용관계가 아닌 파트너로 세운다. 그 순간부터 당신은 ‘월세를 버티는 사람’에서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경험을 설계하는 가게는 구인난이 덜하다. 사람은 돈보다 경험을 따라 움직인다. 열째, 숫자를 본다.

청년 고용, 가게에서 바로 쓸 4법칙 소매·유통 youth employment policy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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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은 감정이지만, 관리가 되려면 숫자로 내려와야 한다. 신입의 실수 복구 시간, 교육 영상 시청률, 타운홀 참여 건수, 리뷰 개선율, 근무표 변경 요청의 처리 속도. 이 다섯 가지 수치만 주 단위로 적어보자. 숫자가 좋아지면 체감이 올라간 것이고, 숫자가 멈추면 제도를 손봐야 한다. 정책이 발표되는 다음 주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오늘부터 측정하고, 다음 주에 고치면 된다. 민첩함은 작은 조직의 특권이다. 이 모든 걸 하려면 결국 사장의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실력 발휘를 해달라”는 대통령의 주문은 어쩌면 우리에게도 온다. 우리 가게의 실력은 손맛만이 아니다. 사람을 잇고, 리듬을 조정하고, 불안을 설계로 바꾸는 기술이다.

청년담당관이 맨 앞자리에 앉아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는 소식이 상징하는 것처럼, 우리도 가게의 맨 앞자리를 그들에게 잠깐 내어주자. 여름철 아이스박스처럼 시원한 한 시간, 그들의 말이 흘러나오게 하자. 현수막 대신 목소리를 걸어두면, 그 목소리가 가게의 매뉴얼이 된다. 마감 직전, 남은 빵을 담으며 당신은 휴대폰 메모장을 연다. “다음 주 수요일 3시, 첫 타운홀: 힘들었던 일 하나, 바꾸고 싶은 일 하나. 3개월 프로젝트 알바 공고 수정: 첫 경력 환영, 교육 시간 보장, 결과물 추천서. 신입 교육 영상 촬영: 에스프레소 추출 3분.” 전송 버튼을 누르며 문득 웃음이 난다. 뉴스가 오늘의 메뉴를 바꿔버렸다. 거창한 정책 문구 대신 당신의 언어로. 청년의 어려움이 구조적 위기라면, 당신의 변화는 구조를 바꾸는 작은 레버다. 내일 아침, 셔터를 올릴 때 라디오가 무슨 소식을 전하든, 가게 안에서는 이미 새로운 문장이 일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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