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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 Biz1hour

교보의 지주사 전환과 디지털 승계를 사례로, 소상공인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데이터 거버넌스 설계, 자회사 성과평가 기준, 자본배분 우선순위 수립 방법을 제시합니다.

·17분 읽기
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 Biz1hour

광화문 교보타워 1층 카페, 월요일 아침 8시 47분. 긴 줄에 선 직원들 사이로 “지주 전환이 진짜 코앞이래”라는 말이 툭 튀어나왔다. 누군가는 “이번엔 진짜 다른 그림일 걸”이라며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그래도 숫자가 따라와야지” 하고 덧붙였다. 이 짧은 대화 안에 교보생명의 현재가 다 들어 있었다. 지주사로 판을 갈아엎으려는 속도, 그리고 그 판 위에서 증명해야 할 ‘숫자’ 말이다. 자연스레 시선은 두 번째 키워드로 향한다. 신창재 회장의 두 아들, 지분은 하나도 없지만 실무 최전선에서 디지털 전환을 쥐고 있는 그들. 승계 방정식이 있다면 첫 번째 미지수는 성과, 두 번째 미지수는 세금일 것이다. 전자는 매 분기 결산이 답을 말하고, 후자는 제도와 시장 가격이 답을 말한다.

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전문 서비스 디지털 전환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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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교보는 그걸 정면으로 풀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지주 전환의 깃발은 이미 올랐다. ([더벨][1]) 장남 신중하는 데이터로 판을 짠다. 숫자에 강박이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가 택한 데이터 전략은 ‘많이 모으기’가 아니라 ‘잘 쓰기’에 가깝다. 고객 여정을 따라 흩어진 접점을 연결하고, 각 계열사에 흩어진 표준을 다시 묶고, 본사에선 VOC를 전략 테이블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일. 문제는 이런 일이 늘 그렇듯 즉각적인 불꽃놀이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이터 거버넌스는 흑자·적자처럼 단박에 계량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주 전환 이후 그룹 차원의 ‘한 장짜리 실적 지도’를 그릴 사람을 고르라면, 결국 데이터의 언어를 말하는 누군가가 된다.

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전문 서비스 데이터 거버넌스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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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체제에서 시너지는 ‘느낌’이 아니라 ‘수치’로 적혀야 하기 때문이다. 차남 신중현은 더 현장에서 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에서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며, 플랫폼·상품·데이터를 한 묶음으로 붙잡고 실험을 반복하는 역할이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AWS re\:Invent 무대에 올라 ‘365플래닛’ 사례를 직접 소개한 장면은 그의 좌표를 잘 보여준다. 교보의 디지털 보험 실험실을 국내가 아닌 글로벌 기술 무대에서 인증받겠다는 제스처, 그리고 기술 파트너십을 업의 본류로 끌어들이려는 시도. 그가 책임지는 조직은 숫자에 냉정한 시장과 매일 맞붙는다. 발표장 박수보다 손익계산서가 더 솔직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시장경제 - Market Economy News][2]) 문제는 라이프플래닛의 숫자가 짓궂다는 데 있다.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라는 두 글자를 못 썼고, 누적 손실은 2000억 원을 넘어섰다.

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전문 서비스 자회사 관리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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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도 79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디지털 보험의 구조적 한계—비대면 판매 규제, 장기 보장성 상품의 설명 의무, 설계사 채널의 견고함—를 이유로 들 수 있지만, 시장은 이유보다 결과를 기억한다. 꾸준히 자본을 수혈받아 체질 개선을 도모했지만, 여전히 재무제표는 인내를 요구한다. 이 상황에서 “3세 경영”은 수사가 아니라 시험지다. 시험과목은 딱 하나, ‘자력 흑자’다. ([Chosunbiz][3]) 자본 스토리도 버겁다. 라이프플래닛은 설립 이후 7차례, 총 36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지원을 받았다. 작년엔 1250억 원의 대형 증자도 있었다. 투자와 인내의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주주 관점에서 보면 ‘다음 스텝’에 대한 명료한 답을 요구할 순간이 왔다.

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전문 서비스 손익 관련 이미지
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전문 서비스 손익 관련 이미지

지주사 전환은 포트폴리오 재배치의 기회를 열겠지만, 그 기회를 잡으려면 자회사에 대한 의사결정 기준이 더 단단해야 한다. 전략적 독립을 지킬지, 통합과 정리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할지. 숫자는 오래 미루는 결정을 싫어한다. ([비즈니스포스트][4]) 이 와중에 본사 e보험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다. 연금·독서·출산 등 라이프 이벤트를 겨냥한 간편형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모바일로 쉽게 드는 보험’을 전면에 내걸었다. 본사가 e보험을 키우는 건 고객경험 측면에서 자연스럽지만, 디지털 전위부대였던 자회사와의 경계는 흐릿해진다. 고객의 눈에는 ‘교보’ 하나만 보이니 괜찮다고도 할 수 있지만, 내부 성과평가와 자본배분의 잣대는 복잡해진다. 같은 시장, 비슷한 채널에서 본사와 자회사가 경쟁하는 그림은 장기적으로 양쪽 모두에 손해일 수 있다. 누가 어떤 고객을 맡고, 어떤 데이터를 공유하며, 어떤 재무목표를 질주할지에 대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전문 서비스 자본 배분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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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5]) 결국 승계 방정식의 첫 미지수는 ‘보여줄 수 있는 성과’다. 장남의 데이터 전략이 그룹의 비용을 낮추고, 유지율을 끌어올리며, 고객생애가치(LTV)를 실질적으로 개선했다는 증거. 차남의 디지털 실험이 반복 가능한 수익모델로 변환됐다는 증거. 이 두 줄의 증거가 쌓이면, 지분이라는 두 번째 미지수도 해법을 얻는다. 숫자가 설득을 시작하면, 세금은 더 이상 ‘감당 못할 벽’이 아니라 ‘계획 가능한 비용’이 된다. 반대로 성과가 흐릿하면, 아무리 좋은 스토리도 증여세 계산기 앞에서 힘을 잃는다. 두 아들이 지금 한 주도 들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시장이 묻는 건 “얼마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었느냐”이기 때문이다. 지분 이전은 때가 되면 제도와 절차로 풀린다.

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전문 서비스 디지털 보험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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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적 이전’은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 더군다나 교보의 지분 구조는 외부 투자자와의 복잡한 오랜 사연을 품고 있고, 지주 전환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촘촘하다. 그러니 이번 라운드는 직함이 아니라 성과의 라운드다. 지분은 언제든 숫자 뒤를 따라온다. ([오피니언뉴스][6]) 이 장면을 한국의 소상공인 독자에게 비추면 더 선명해진다. 가족기업의 ‘다음’을 준비할 때, 첫 질문은 늘 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고객이 남기는 데이터, 현금흐름의 질, 반기마다 찍히는 재무지표의 안정성, 파트너 생태계의 두께가 먼저다. 아들이든 딸이든, 누가 그 한 장짜리 지표판을 매일 들여다보고 개선하는가.

교보 지주전환·디지털 승계 전략 전문 서비스 승계 전략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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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에서 아이디어를 말하는 사람보다, 실험판에서 가설을 검증하는 사람이 길을 낸다. 디지털이라는 말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이제 모든 업이 데이터의 언어로 성과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은 새 판을 뜻한다. 판이 바뀌면 규칙이 바뀌고, 규칙이 바뀌면 승부처도 바뀐다. 교보는 그 변화를 “그룹 단위의 설계”로 끌고 가려 한다. 장남의 데이터 전략은 설계의 언어를, 차남의 디지털 실험은 실행의 언어를 담당한다. 두 언어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설계가 실행의 속도를 조율하고, 실행이 설계의 가정을 갱신한다.

이 호흡이 맞는 순간, 숫자는 자연스럽게 정렬된다. 물론 리스크는 남는다. 라이프플래닛의 적자는 더 버티기 어려운 시그널을 보내고, 본사 e보험과의 경계는 계속 흔들릴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건 ‘중간 결산’이다. 어떤 상품이 진짜 신규고객을 데려왔는지, 어떤 채널이 유지율을 높였는지, 어떤 데이터가 비용을 낮췄는지. 거기에 자본비용을 더해 투자수익률을 냉정하게 평가하면, 통합이든 독립이든 해답은 숫자 속에서 자연히 튀어나온다. 그게 지주 체제의 약속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다시 광화문 카페.

같은 시간, 같은 줄, 다른 표정. 누군가는 “요즘 앱이 빨라졌더라” 하고, 누군가는 “e보험 상품이 꽤 쓸 만해”라고 말한다. 이게 바로 시장이 주는 가장 값싼 칭찬이자 가장 비싼 데이터다. 작은 변화가 쌓여 하나의 분기 실적을 만들고, 그 실적이 다음 결정을 부른다.

장남의 설계와 차남의 실행이 그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면, 승계 방정식은 의외로 간단해질지 모른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숫자가 말해주는 쪽이 이긴다.

[1]: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506111600561520108533&utm_source=chatgpt.com "[생명보험사는 지금]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20년 기다림 끝 ..." [2]: https://www.meconom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5658&utm_source=chatgpt.com "교보라이프플래닛, 'AWS re:Invent 2024' 주요 연사 참석" [3]: https://biz.chosun.com/industry/industry_general/2025/04/03/XP5CH427VNCKHK7OL56QTPR6ZU/?utm_source=chatgpt.com "12년 적자 교보라이프에 3600억 쏜 신창재 회장… 차남 경영 ..." [4]: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9480&utm_source=chatgpt.com "[Who Is ?]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5]: https://www.kyobo.com/dgt/web/dtp/ei/main?utm_source=chatgpt.com "e보험 간편보험료 계산" [6]: https://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160&utm_source=chatgpt.com "[보험사3세 '3인3색']② 교보생명, 지주 전환 속도전…'지분 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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