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실, 겨울마다 얼어붙던 전화
수원 인계동, 12평 내외 원룸 32실. 주인장은 겨울마다 공실이 길어져 월말이 두려웠다. 1월 평균 공실률 18%, 신규 계약까지 평균 27일. 난방비는 전년 대비 22% 상승. 그는 ‘값을 더 내릴까’에서 멈추지 않았다. 왜 겨울에 끊기는지, 무엇이 사람의 발걸음을 세우는지부터 다시 물었다.

첫 실패: 무차별 할인, 가벼운 문의만 남다
초기 대응은 단순했다. 임대료 5% 인하, 입주 선물 추가. 그러나 문의는 늘었지만 계약 전 이탈이 40%를 넘었다. 약속 시간 미준수, 보증금 협상 반복. 값으로만 부르면 값으로 떠난다. 그때 배웠다. 겨울 수요는 ‘싼 방’이 아니라 ‘살 만한 일상’을 묻는다는 것을.


전환의 계기: 날짜가 아닌 생활을 팔기로
그는 캘린더를 바꿨다. 매달 1일·15일 고정 입주일 대신 ‘주중 즉시 입주(월·수·금 오후)’를 열었다. 청소팀 스케줄을 나눠 회전 시간을 48→24시간으로 줄이고, ‘첫 주 생활 키트(세제·휴지·문풍지)’를 1만2천원 원가로 포함했다. 계약 전환률은 18%에서 31%로 올라섰다.

현장 40분 투어: 소음·빛·냄새를 먼저 보여주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시작하는 40분 투어를 만들었다. 오전·저녁 두 번 소음, 남향·북향 채광 차이, 쓰레기 보관 동선, 주변 국밥집까지 걸어가 본다. ‘불편을 먼저 설명’ 원칙을 세우니 해지율이 줄었다. 투어 동선만 바꿨는데 계약 보류가 3분의 1로 낮아졌다.


저비용 단열: 문풍지·도어체크·서큘레이터
비싼 공사 대신 저비용을 택했다. 현관 문풍지 보강, 도어체크로 자동 닫힘, 서큘레이터로 천장 따뜻한 공기를 내려앉힘. 세대당 2만8천원 투자로 실내 체감온도 1.2도 상승, 관리비 환불 민원 0건. 난방 설정을 0.5도 낮춰도 거주 만족에 큰 차이가 없었다.

생활 서비스 3종: 밤 조용구역·택배보관·세탁타임
겨울 불만은 소음과 택배 분실에서 출발했다. 층별 ‘밤 10시 조용구역’ 표지, 무인택배함 라벨 규칙, 세탁실 시간 예약 보드를 도입. 비용은 합계 9만원. 한 달 뒤 분쟁 7건이 2건으로 줄었다. 조용한 집은 오래 산다. 오래 사는 집은 겨울에도 빈 방이 없다.


수치의 변화: 공실 18%→6%, 회전 27일→11일
12주가 지나자 숫자가 답했다. 공실률 18%→6%, 평균 회전일 27→11일, 계약 파기 9→3건. 임대료는 동지역 시세의 97%를 유지했지만, 월 총현금 유입은 14% 늘었다. 드러커의 말처럼 ‘측정하는 것만 관리’할 수 있었다. 우리는 날짜·불만·에너지 세 칸만 꾸준히 기록했다.

적용법: 입지·타깃에 맞춘 세 가지 변형
역세권은 ‘주중 즉시 입주’와 아침 소음 체크가 핵심, 비역세권은 버스 동선과 야간 조도를 먼저 보여줘라. 학생 타깃은 시험기간 조용구역을, 직장인은 새벽 택배 보관을 강조하라. 공통은 같다. 겨울에 사람을 붙잡는 건 값이 아닌 생활의 온도다. 보여주고, 적어두고, 지켜라.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겨울 수요는 ‘싼 방’이 아니라 ‘살 만한 하루’에서 나온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날짜를 팔지 말고 일상을 보여주라—입주 유연화, 정직한 투어, 저비용 단열이 공실을 녹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