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원룸 임대의 겨울 실험
유성구에서 원룸 두 동을 운영하는 임대인 김하늘 씨. 2023년 겨울, 난방비 급등과 공용부 전기료 누수, 지방세 일시 납부로 현금이 말랐습니다. 공실은 7호, 관리 민원은 주 5건. 그는 2024년 봄 ‘비용 보이는 임대’를 선언했고, 6개월 뒤 겨울 대비 점유율 92%, 공용 에너지비 24% 감소, 관리 민원 60% 감소를 만들었습니다.

위기의 시작: 숨는 비용과 흔들린 신뢰
“왜 관리비가 매달 다르죠?” 세입자의 질문이 반복됐습니다. 보일러실 문은 항상 열려 바람이 들고, 복도 센서는 불필요하게 길게 켜졌습니다. 지방세는 7월·9월 한꺼번에 내느라 여름 보수 공사가 밀렸고, 겨울 준비는 늘 뒷순위였죠. 비용과 신뢰가 동시에 새고 있었습니다.


전환의 계기: 두 장의 표가 만든 질서
그는 동네 세무 상담창구와 에너지 상담센터를 찾아 두 장의 표를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공용부 전기·가스 사용 지도’, 다른 하나는 ‘세금 달력’. 눈에 보이자 순서가 정리됐습니다. 먼저 새는 곳을 막고, 낼 돈은 나눠 내며, 세입자에겐 바뀐 기준을 약속하는 방식으로요.

성공① 공용부 먼저, 자리 난방으로
현관에 투명 바람막이, 계단창 틈막이, 복도 센서 시간 3분→1분. 보일러는 저녁 피크 전 30분 예열, 야간은 저온 유지로 바꿨습니다. 쓰레기 분리실엔 미니 패널히터 대신 발열매트로 교체해 체류만 따뜻하게. 작은 변경이 공용 전력 18%를 낮췄습니다.


성공② 관리비 항목을 ‘한 장’으로
이전엔 ‘대략 계산’이었지만, 이제는 항목·단가·산출근거를 A4 한 장으로 고정했습니다. 전월 대비 변동이 10% 넘으면 문자로 이유를 알렸고, 동파 예방용 소모품은 겨울 한정 항목으로 따로 표시했죠. 투명해지자 늦납·분쟁이 사라졌습니다.

성공③ 지방세는 리듬으로 나눴다
재산세·자동차세·지방소득세의 납기월을 달력에 색으로 구분하고, 분할 납부와 자동이체를 신청해 큰 파도를 작은 물결로 쪼갰습니다. 납부 후에는 영수증을 계약 파일에 바로 꽂아 대출 갱신 자료로도 활용. 여름 보수 공사를 제때 집행할 수 있었습니다.


성공④ 세입자와 맺은 ‘겨울 약속’
11월 입주자 모임에서 ‘문틈 막기·누수 신고 1시간 내 답장·정전 복구 절차’ 세 가지를 카드로 나눴습니다. 복도에 온도·습도 기록지를 붙여 공유하니, 불만이 ‘함께 챙김’으로 바뀌었습니다. 입소문으로 겨울 단기 임대 문의가 늘었습니다.

적용법: 사진·표·달력으로 시작
상가·사무실도 방식은 같습니다. 먼저 공용부 동선을 따라 사진을 찍고, 에너지·청소·소모품을 계절별로 구분한 체크리스트를 만드세요. 세금은 납기월을 나누고, 계약서엔 겨울 점검 항목을 부속서로 붙이면 됩니다. 시작 최소 조건은 A4 두 장과 사진 폴더 하나입니다. 체크리스트에는 ‘한파 예보 3일 전 공용부 점검’과 ‘12월 말 외벽 실리콘 확인’ 같은 실행 날짜를 넣고, 증빙은 폴더에 월별로 스캔해 두세요. 임차인에게는 연말에 ‘겨울 약속 카드’를 우편함에 꽂아두면, 작은 배려가 큰 고마움으로 돌아옵니다.


숫자로 확인: 비용은 내려가고 문의는 늘고
2025년 1~2월 공용부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24% 하락했지만, 입주 문의는 28건에서 41건으로 늘었습니다. 관리비 고지서 한 장으로 바꾼 뒤 연체는 5건→1건으로 줄었고, 월세 인상 없이도 순이익이 올라갔습니다. 김 씨는 “서류가 보이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습니다.

동네와 함께한 겨울나기
지자체와의 협력도 힘이 됐습니다.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배부하는 방한 키트와 취약세대 보일러 점검 일정을 공유받아 건물 게시판에 붙였고, 세입자 중 고령층에 우선 안내했습니다. ‘같이 겨울나기’ 메시지가 신뢰를 키웠고, 퇴실 대신 재계약을 택한 세입자가 늘었습니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비용을 먼저 보이게 만들고, 낼 돈은 나눠 내며, 세입자와 약속을 카드로 남기면 겨울 임대는 ‘걱정’에서 ‘신뢰’로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