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실 숙소, 60일 만에 ‘7분 체계’로 서다
강원 산자락 34실 숙소. 작년 겨울 두 달간 동파 3건·정전 2회로 프런트와 하우스팀이 우왕좌왕했습니다. 손님 안내가 늦어 환불이 쌓였고, 배관 파손비만 370만원. 올겨울엔 종이 연락망·대피 표식·임시대응 키트를 만든 뒤, 첫 한파 때 객실 대피와 밸브 차단까지 7분에 끝냈고 파손비는 140만원으로 낮췄습니다.

첫 실패: 연락처는 폰에만, 누구도 다음 순서를 몰랐다
작년 12월 밤 10시, 정전과 함께 보일러가 멈췄지만 연락처가 직원 개인 폰에만 있어 교대자가 전화를 돌리느라 20분을 썼습니다. 누가 차단 밸브를 잠그는지, 누가 손님을 로비로 모시는지 정해지지 않아 같은 설명을 세 번 반복했습니다. 이때 ‘종이에 고정된 순서’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두 번째 실패: 대피로 표식 부재, 로비에 사람만 몰렸다
1월 폭설 땐 계단 한 칸이 미끄러워 넘어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비상계단 표식이 작고 로비만 떠올라 사람과 캐리어가 한 곳에 몰렸죠. 대피로를 나눴다면 피할 수 있던 사고였습니다. 대표는 즉시 ‘표식·문 열림 웨지·휴대 랜턴’까지 포함한 동선 키트 구성을 결정했습니다.

핵심 1: 3단계 연락망 카드—부재 시 즉시 다음으로
프런트·기계실·경비 순으로 카드 1장에 번호와 역할을 적고, 부재 시 다음 번호로 즉시 넘어가게 화살표를 그렸습니다. 규칙은 세 줄: ①전화 2회 실패 시 60초 내 다음 사람 ②진행자는 화이트보드에 현재 단계 표시 ③핵심 조치(밸브·전원·대피) 완료 시각 적기. 이 카드가 접수자의 머뭇거림을 없앴습니다.


핵심 2: 7분 모의훈련—역할 3장으로 반복
매주 수요일 10시, 7분 훈련을 고정했습니다. 역할카드 3장(지휘·설비·고객안내)만 돌립니다. 지휘는 타이머와 보드, 설비는 차단 밸브·분전반 체크, 안내는 객실 내 방송+복도 유도. 끝나면 3문장 회고: ‘늦은 단계·막힌 동선·헷갈린 멘트’. 한 달 뒤 첫 호출부터 각자 움직여 전화량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핵심 3: 임시대응 키트—상자 세 개로 현장 정리
정전상자(헤드랜턴 2, 건전지, 보조배터리, 방한담요), 누수상자(수건 묶음, 흡수패드, 양동이, 테이프), 동파상자(히팅패드, 보온재, 밸브핸들)를 각 층 끝에 비치했습니다. 상자마다 번호를 붙여 사용 후 대장에 체크. 준비비는 층당 9만5천원, 첫 폭설 때 누수 확산을 1객실로 제한했습니다.


핵심 4: 대피·복귀 절차를 문짝에 ‘10줄’로 붙였다
각 객실 문 안쪽에 10줄 포스터를 부착했습니다. ①따뜻한 옷 ②문 닫고 카드 소지 ③계단 사용 ④층별 집결지 ⑤엘리베이터 금지… 복귀도 5줄로 요약. 손님은 읽고 따르고, 직원은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습니다. 포스터 하단에 비상 연락 QR을 넣어 로밍 손님도 연결되게 했습니다.

적용 가이드: 업종 따라 허들도 낮춰 시작
카페·편의점은 카드 1장과 문 열림 웨지, 랜턴 1개면 시작 가능합니다. 공방·숙소는 층별 상자까지 권장. 최소조건은 ①연락망 카드 ②7분 훈련 고정 시간 ③사건대장 1권. 첫 주엔 연락 테스트, 둘째 주엔 누수 가정, 셋째 주엔 정전 가정으로 바꿔 훈련하세요. 숫자는 ‘완료 시각’ 하나만 모아도 개선이 보입니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큰 장비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종이에 고정된 순서’입니다. 오늘 연락망 카드와 7분 훈련을 시작하세요. 규칙이 서면 사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