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작은 공방, 적자에서의 출발
마음을 얻으려면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유성구의 12인 금속가공 공방 ‘한결메탈’은 납기지연이 잦아 2024년 4분기 클레임이 월 17건, 재고회전율은 4.2회에 머물렀습니다. 현장 가동률은 62%로 떨어졌고, 계절 비수기마다 현금흐름이 막혔지요. 대표는 ‘창고가 병목’임을 인정하고 체크리스트 기반 재고개선을 시작했습니다.

위기의 시작: 현장엔 없고 창고엔 넘쳤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필요한 순간에 부품이 있어야 신뢰가 생깁니다. 그러나 A급 소모품은 자주 끊기고, C급 비수기 재료는 90일 넘게 잠자고 있었어요. 작업자는 긴급구매를 반복했고, 야간 특근이 늘며 원가가 상승했습니다. 함께 상생하려면 흐름을 바로잡아야 했습니다.


전환의 계기: ABC와 2주 점검 사이클
상권은 연결된 시스템입니다. 사용빈도와 매출기여로 A(상위 20%)·B(중간 30%)·C(하위 50%)를 나누고, 점검주기를 A=매주, B=격주, C=월간으로 정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중요한 A품목은 안전재고를 5→8일로 확대하고, C품목은 발주 최소수량을 절반으로 낮춰 현금이 묶이지 않게 했습니다.

현장 기준의 체크리스트와 색상라벨
마음을 얻으려면 현장이 먼저 편해야 합니다. 선반 옆 선반에는 A품목만 두고, 적색(임계치 미만)·황색(보충 예정)·녹색(정상) 라벨을 붙였어요. 교대 시작 10분 점검표는 ‘수량·위치·대체품’ 세 칸으로 단순화했습니다. 이 작은 의식이 하루를 안정시키고 조달 전화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협력사와의 약속: 주간 소량·정기 납품
함께 상생하려면 파트너의 리듬도 존중해야 합니다. C급 저회전 품목은 월 1회 대량 대신 주간 소량 정기 납품으로 바꿨습니다. 운송비를 나누는 대신 불량률 목표를 공유했고, 포장 단위를 작업 단위와 맞추자 개봉·반품이 줄었습니다. 지역 물류업체와 묶음배송을 하며 리드타임 변동폭이 안정되었습니다.

숫자로 확인한 변화: 납기와 현금흐름
세 달 뒤, 재고회전율은 4.2→8.6회, A품목 결품률은 12%→3%로 감소했습니다. 납기지연은 월 19건에서 6건으로, 긴급구매 비용은 41% 줄었고, 현금유동성 지표(재고/매출)는 73일에서 38일로 개선되었지요. 무엇보다 재방문 고객의 추천비율이 21%에서 34%로 올랐습니다.


벤치마킹 포인트: 사람-공정-재고의 고리
시작 최소조건은 단순합니다. 자주 쓰는 30개 품목부터 ABC로 나누고, A는 작업대 근처, C는 후방 보관으로 동선을 나누세요. 색상라벨과 10분 점검표를 팀이 함께 만들면 책임이 강요가 아닌 약속이 됩니다. 대체품 목록을 공개해 결품 시 작업이 멈추지 않도록 연결고리를 미리 만들어두세요.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재고는 상자의 산이 아니라 관계의 약속입니다. 오늘, 상위 20% A품목 자리부터 바꾸세요. 고객의 시간을 아껴준 그 한 걸음이 내일의 신뢰와 현금흐름을 함께 데려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