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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 Biz1hour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합작으로 생긴 기회와 위협을 분석하고, 동남아 수출을 앞둔 소상공인이 우선 준비해야 할 실전 체크리스트(제품 선정, 인증·번역, 30초 사용영상, 현지어 자막, 반품·CS 정책 등)를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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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 Biz1hour

문을 열자마자 택배 박스가 쌓여 있었다. 구로디지털단지의 낡은 사무실, 아침 햇살이 창문 틈으로 비스듬히 들어올 때, 박스 위에 올려둔 휴대폰이 진동했다. 메시지는 단 하나, “지마켓이랑 알리익스프레스가 손잡았다네. 합작법인 출범.” 도매상 친구의 말투는 늘 툭툭 끊기는데, 이번엔 유난히 짧았다. 화면을 올려보니 기사 제목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조건부 승인, 합작법인, 동남아 5개국 1차 진출, 국내선 쿠팡·네이버와 3자 구도. 숫자도 눈에 들어왔다. 쿠팡 월간 이용자 3천만이 훌쩍 넘고, 알리익스프레스와 지마켓·옥션을 단순 합치면 1천8백만대. 말하자면, 언제나처럼 판이 확 바뀌는 아침이었다. 그는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어제 늦게까지 포장한 K뷰티 패드 100세트, 오늘 보낼 유아용 흡착 식판 60개, 손목 보호대 200쌍, 다 합쳐도 바다 건너 거대한 재고 산을 쌓아올린 누군가에겐 모래 한 줌일 테지만, 내일 카드값과 부가세를 생각해야 하는 한 사람에겐 전부였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마음속으로 가늠했다. 동맹이란 말이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 적이 있었나. 플랫폼들이 서로 등을 맞대면, 작은 배로 노를 젓는 사람들은 거대한 파도를 타야 한다. 문제는 그 파도를 탈 건지, 피할 건지, 아니면 아예 새 항로를 그릴 건지였다. 합작 소식의 핵심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소매·유통 Southeast Asia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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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국내, 즉 쿠팡과 네이버가 만든 생활의 습관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선언. 다른 하나는 해외, 특히 동남아부터 시작해 글로벌로 길을 낸다는 계획.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마켓·옥션 셀러들이 연내에만 수천만 종의 상품을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판로로 직접 올릴 수 있고, 통관과 물류, 현지 배송, 반품과 고객관리까지 표준화된 시스템으로 묶겠다는 약속이었다. 새 소식의 문장을 눈으로 훑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박스 테이프가 뜯기는 소리와 항공 운임 견적서가 떠올랐다. 한국에서만 잘 팔리던 내 유아 식판을 방콕 엄마가, 호찌민 아빠가, 마닐라의 젊은 부부가 손가락 두 번으로 주문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동시에 불안한 그림자도 드리웠다. 품질보증, AS, 현지 언어 CS, 반품비, 그리고 값싼 유사품의 범람. 뉴스는 늘 양면을 보여준다. 소수 대형 플랫폼 중심의 불균형을 깨겠다며 등장한 동맹은 동시에 가격전쟁의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초저가 물결은 이미 국내를 한 번 쓸고 지나갔다. 그 파도가 지마켓이라는 넓은 갯벌로 흘러들면, 더 많은 판매자들이 더 얇은 마진으로 배를 띄우게 된다. 그런 시나리오에 익숙한 이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모든 파도가 똑같이 부서지지는 않는다. 어떤 파도는 고요한 라군을 만들어 주고, 어떤 파도는 모래톱을 깎아 바다로 길을 낸다. 관건은 어디에 닻을 내리고, 어디에서 돛을 올리느냐다. 그는 엑셀을 열어 지난 6개월 매출을 월별·제품별로 정리했다.

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소매·유통 seller 전략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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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히 정리된 줄과 칸 속 수치가 새삼 낯설었다. 국내에서 꾸준히 팔리는 제품과 광고비를 늘려도 요지부동인 제품, 시즌을 타는 제품, 리뷰가 매출을 오롯이 좌우하는 제품. 동남아 진출이 현실이 되면 무엇부터 올릴까. K뷰티는 이미 포화고, 건강기능식품은 규제가 나라별로 달라 소규모 셀러가 홀로 뚫기 쉽지 않다. 반면 유아·출산 카테고리는 선물 수요도 있고, 디자인과 안전성으로 차별화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라이브커머스와 리뷰로 정교하게 다듬어 온 상품 스토리를, 현지 언어로 바꾸어 다시 들려줄 수 있다. 그는 노트에 적었다. “첫 출품: 유아 식판, 실리콘 숟가락 세트, BPA FREE 인증서 번역본, 사용 영상 30초, 현지어 자막, 반품정책 명확화.” 장사꾼의 언어로 번역하면, 이번 동맹은 두 가지 문을 동시에 연다. 하나는 들어오는 문이다. 알리발 저가 공산품이 지마켓의 검색창을 더 촘촘히 메우며 고객의 눈높이를 바닥까지 끌어내릴 위험. 다른 하나는 나가는 문이다. 내 상품이 라자다, 쇼피, 티몰 글로벌의 옆방으로 슬며시 넘어가며 새로운 고객을 만나는 기회. 그 문들은 하나의 복도에서 마주보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느 문에 걸쇠를 달고, 어느 문에 환영 매트를 깔지 선택하는 감각이다. 그는 낮 12시에 사장님 모임 단톡방에 글을 올렸다. “라자다 들어가려면 뭘 준비해야 할까요?” 곧바로 답이 쏟아졌다.

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소매·유통 export checklist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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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 비중이 높아 결제 실패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 무료배송 임계값을 잘 설정해야 한다는 조언, 9.9, 11.11 같은 메가 세일 일정에 맞춰 쿠폰·번들·뱃지를 미리 준비하라는 경험담. 하나같이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조금 다른 접근을 떠올렸다. 이번 합작법인이 통관·물류·반품까지 체계화한다고 했으니, 그 흐름 위에 탈 것을 얹는 게 먼저다. 즉, 서류부터 끝내자. 제품별 HS 코드와 원산지 증빙, 시험성적서의 영문·현지어 번역, 전기·전자라면 현지 KC에 준하는 인증 충족 여부 확인. 이 과정이 길고 복잡할수록 남는 자리가 생긴다. 시작이 귀찮은 일을 먼저 시작한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국내전의 풍경도 달라진다. 지마켓이 AI 기반 개인 쇼핑 어시스턴트를 본격 도입한다는 소식은, 소상공인에게는 뜬구름이 아니다. 알고리즘은 늘 피드의 재료를 먹고 자란다. 상품명과 속성, 이미지와 영상, 리뷰와 Q\&A, 심지어 반품 사유까지 전부 재료다. 이럴 때 효율적인 셀러는 “어시스턴트가 무엇을 먹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다. 우리말로 풀어 쓰면, 상품명에서 핵심 키워드를 맨 앞에 당겨 적고, 소재·크기·원산지를 누락 없이 넣고, 이미지는 첫 장에서 사용 맥락을 보여주며, 영상은 15초 안에 가치 포인트를 명확히 전달하고, 리뷰는 카테고리별 속성과 연결해 정리해 준다. 그러면 어시스턴트는 내 상품을 고객의 취향 맥락에 자연스럽게 엮어 넣는다. 광고비를 올리는 대신, 상품 데이터의 밀도를 올려 노출의 질을 높이는 방식.

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소매·유통 baby tableware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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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리뷰 한 줄의 문장을 재배열하는 수고에서 시작한다. 낮 3시, 창고에서 택배기사님이 화물을 싣고 나가자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제 정말로 해외 버튼을 눌러야 한다. 막상 시작하면 놀랄 만큼 단순한 단계가 이어진다. 첫째, 판매 대상국을 한 나라로 고정한다. 싱가포르면 싱가포르, 베트남이면 베트남. 다섯 나라를 한 번에 잡으려다가는 다섯 군데 모두에서 허공을 잡게 된다. 둘째, 제품군을 딱 두 개로 줄인다. 내게 가장 자신 있는 제품과, 지금 고객이 가장 빨리 다시 살 제품. 반복구매의 씨앗을 심을 수 있는 구성이어야 한다. 셋째, 스토어의 언어를 사람이 쓴 것처럼 만든다. 기계 번역은 시작일 뿐, 현지 리뷰어를 섭외해 단어의 질감을 고친다. 넷째, 반품 정책을 명료하게 고지하고, 반품 비용을 계산 가능한 그림으로 보여준다. “반품비 6,000원”의 차가운 숫자 대신 “맞교환 무료, 단순변심 1회 3달러” 같은 현실 언어를 쓴다. 다섯째, 첫 열흘간은 무료배송 쿠폰과 번들을 과감히 섞되, 체류시간과 장바구니 추가율로 성과를 보며 미세 조정한다. 여섯째, 광고는 성과가 증명된 후에 예산을 올린다.

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소매·유통 cross-border ecommerce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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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먼저 쿠폰을 찍고, 그 다음에 광고가 따라붙는 순서가 건강하다. 그가 저녁 무렵 노트북을 덮을 때쯤, 밖은 비 냄새가 났다. 비가 오면 다음 날 택배 반품이 조금 늘어난다. 이런 작은 리듬을 기억하는 사람은 해외에서도 리듬을 찾는다. 동남아에는 우기와 건기가 있고, 급여일과 대형 세일이 있다. 이 리듬 위에 프로모션을 얹는 게 현지화다. 새벽배송을 강화하는 쿠팡과 네이버가 일상의 리듬을 선점했다면, 지마켓과 알리가 만들려는 길은 국경의 리듬이다. 우리는 어느 리듬에 맞춰 북을 칠지 선택해야 한다. “가격전쟁이 벌어지면 어떡하지?” 단톡방에 누군가 질문을 올렸다. 그는 답을 적어 내려갔다. “가격전쟁은 피할 수 없지만, ‘총알’의 모양을 바꿀 수는 있어요. 우리는 값을 내리는 대신 구성을 바꿔요. 예를 들어 실리콘 식판만 팔던 걸, 숟가락과 빨대컵을 묶어 ‘외출 세트’로 만들고, 파우치를 덤으로 붙여요. 고객은 체험의 단위를 사고, 경쟁자는 우리의 세트를 따라 하기 어려워져요. 그러면 가격표 하나로 승부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는 덧붙였다. “그리고 리뷰의 언어를 제품 속성과 연결하세요.

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소매·유통 localization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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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요’ 대신 ‘흡착력이 강해서 유리 테이블에도 잘 붙어요’가 알고리즘에겐 더 맛있습니다.” 읽는 이가 고개를 끄덕일만한 한 줄, 하지만 그 한 줄이 다음 노출을 바꾼다. 다음 날, 그는 작은 실험을 했다. 베트남 고객을 상정하고 30초짜리 사용 영상을 찍었다. 아이가 그릇을 툭 쳐도 넘어지지 않는 컷, 전자레인지와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표기를 크게 보여주는 컷, 그리고 마지막 5초에 현지어로 “지금 주문하면 숟가락을 무료로 드립니다”라는 자막을 넣었다. 이 영상 하나를 두 가지 썸네일로 테스트했다. 하나는 밝은 배경의 제품 단독, 다른 하나는 식탁 위의 생활 맥락. 클릭률은 후자가 두 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 그는 결과를 노트에 옮겨 적었다. “해외 고객은 맥락을 산다.” 이 단순한 문장은 곧 상품페이지의 사진 촬영 기획으로 번진다. 우리나라에서 잘 먹히던 흰 배경의 정면 컷을 줄이고, 현지 가정의 주방 톤에 맞춘 사진을 늘린다. 소소한 디테일이지만, 이것이 바로 번역 이상의 현지화다. 누군가는 묻는다. “이렇게 공들여도, 결국 테무식 초저가에 밀리면 어떡합니까?” 대답은 이렇다. 초저가는 한 번의 전장을 이길지 몰라도, 전쟁을 끝내지는 못한다. 특히 아기에게 쓰는 물건, 피부에 닿는 화장품, 매일 사용하는 주방용품은 신뢰가 가격을 이긴다. 신뢰는 보증기간과 고객센터 번호, 포장 상태와 설명서의 문법에서 만들어진다.

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소매·유통 return policy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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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구체적으로, 반품 라벨을 박스에 미리 동봉하고, 교환·환불 플로우를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도식으로 보여주는 순간 구매자 심리는 안정된다. 안정된 심리는 이탈을 줄이고, 이탈이 줄면 광고 효율이 올라간다. 작은 친절이 큰 수익을 만든다. 합작법인이 정말로 셀러 지원을 제대로 해 줄지, 이사회가 모이고 조직이 꾸려지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은 그 시간을 그냥 기다리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준비를 앞당기는 일이다. 제품 라인업을 축소하고 핵심만 남겨 재고 회전을 높이는 일, 묶음 상품과 선물 포장을 설계하는 일, 세 나라 언어로 FAQ를 만들어 올리는 일, 반품비를 상쇄할 수 있는 소모품·소액 소모성 부자재를 같이 묶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 스토리를 수집하는 일. 리뷰를 부탁할 때는 “도움이 된 점 하나만 적어주세요”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한다. “좋아요”로 끝난 리뷰보다, “모서리가 둥글어서 아이가 혼자 써도 안전합니다”라는 문장이 해외의 낯선 알고리즘에게도 통한다. 저녁이 되어 그는 다시 창고로 내려갔다. 계단참에서 잠깐 멈춰 아래를 내려다봤다. 박스들이 정갈하게 쌓인 풍경이 이상하게도 안심을 주었다. 세상은 거대한 동맹과 합종연횡으로 요동치고, 뉴스의 언어는 언제나 빠르게 달려가지만, 결국 하루는 택배 한 상자로 닫힌다. 그 상자에 담긴 물건이 어디로 가는지가 달라질 뿐이다. 어제는 강릉, 오늘은 양산, 내일은 하노이. 항로가 늘어나면,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지마켓·알리 합작, 셀러 생존전략 소매·유통 product certification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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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테이프가 찢고 지나가는 경계를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국내로만 그려왔다. 이제는 그 경계가 바다를 건너는 듯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짧은 계획을 그렸다. 이번 주에는 제품별 HS 코드와 시험성적서를 점검하고, 다음 주에는 베트남을 1차 대상국으로 정해 ‘외출 세트’ 구성안을 만든다. 그 다음 주에는 현지어 FAQ와 반품 절차 이미지를 완성하고, 넷째 주에는 첫 100세트를 테스트 판매한다. 판매가 시작되면 열흘 동안은 광고 예산을 올리지 않고, 쿠폰과 번들로 체류시간을 늘린다. 열흘 뒤, 전환율과 반품 사유를 정리해 사진과 설명을 수정한다. 바뀐 이미지는 다시 알고리즘의 밥이 되고, 알고리즘은 새로운 고객을 물고 온다. 작은 공장에서 돌리는 롤러처럼, 느리지만 끊임없이 굴러가는 계획이다. 플랫폼 전쟁의 한복판에서 소상공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우리의 단위’를 정의하는 일이다. 가격의 단위가 아니라 경험의 단위, 한 번의 결제에 담긴 삶의 장면을 꾸미는 능력이다. 그 능력이 있을 때 우리는 초저가에도, 초고속에도 휩쓸리지 않는다. 합작법인이 약속한 통합 물류와 반품 체계는 우리의 경험 단위를 더 멀리 보낼 수 있는 길이 된다. 그 길에 우리말로 잘 빚은 문장과, 손때 묻은 제품 사진과, 신뢰를 담은 포장이 올라탄다. 그러면 바다를 건너간 상자 안에는 단지 식판이 아니라 “한국에서 온 보살핌”이 들어가게 된다.

밤이 깊어지자 창밖의 비는 잦아들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조명을 끄고 문을 잠갔다. 키를 주머니에 넣는 순간, 휴대폰이 한 번 더 진동했다. “다음 달이면 라자다 한국상품관 오픈이라네요. 준비해요.” 그는 화면을 가만히 보다가 짧게 대답을 보냈다. “이번 주에 영상부터 찍을게요.” 촬영 장비는 이미 책상 옆에 준비되어 있었다. 흰 보드, 확산 조명, 삼각대, 그리고 무엇보다 스토리보드. 프레임 속엔 누가 들어올까. 오늘은 우리 아이가, 내일은 동남아의 어느 엄마가, 모레는 이름도 모를 고객이. 그들의 식탁 위에서 우리의 상자가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자리 잡기를. 판이 바뀔 때 필요한 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반복이다. 그러니 이번 주 할 일은 단 하나면 충분하다. 한 번의 장면을 잘 찍고, 한 번의 설명을 잘 쓰고, 한 번의 반품을 더 친절히 처리하는 일.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우리는 뉴스가 아니라 데이터로 변화를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쯤엔, 동맹이 만든 큰 파도가 어느새 우리의 항로에 순풍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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