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컨벤션센터에 모인 사람들 중 누군가는 상장보다 배지에 더 눈길을 주고 있었다.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같은 글자보다 “이걸 우리 골목에 어떻게 옮겨올까”가 더 급한 사람들. 2025년 9월 18일, 제2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 시상식은 이름값보다 방법론이 남는 행사였다. 대전·성동구·전남도는 대통령상을, 고양시·부산 금정구·서울 관악구·충남 부여군은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축하 인사 뒤에 남은 질문은 하나, ‘우리 가게는 무엇을 복사할 수 있나’였다. ([다음][1]) 먼저 대전. ‘꿈돌이’라는 낡지 않는 캐릭터를 ‘꿈씨패밀리’라는 세계관으로 확장해 도시 마케팅을 다시 돌렸다. 귀여움으로 끝나지 않고 라면·호두과자·막걸리 같은 생활 상품으로 내려와 장바구니에 들어간 순간부터, 캐릭터는 추억이 아니라 회전율이 됐다.

지역 소상공인과 손잡고 라벨을 바꾸자 동네 베이커리 쇼케이스가 ‘대전 굿즈’로 변신했고, 방문의 이유가 생겼다. 우리 가게 버전으로 번역하면 간단하다. 콘셉트를 사람 이름처럼 불러주고, 그 이름을 붙인 작은 물건을 카운터 앞에 세워라. 세계관은 거창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고객이 손으로 집을 수 있는 단서다. ([Nate News][2]) 서울 성동구가 증명한 건 ‘안전은 곧 상권’이라는 사실이었다. 반지하·고시원·가설건축물 같은 위험거처를 개념으로 정의하고, 구조 안전부터 공중위생까지 5개 분야 30개 지표로 진단해 실제로 개선해 나갔다. 도시브랜딩의 반대말이 아니다. 비 오는 날 지하 계단 앞에 물막이판이 세워져 있고, 골목 입구에 ‘안전 점검 완료’ 배지가 붙어 있다면, 사람의 발걸음은 가장 현실적인 길을 선택한다.

가게 입장에서 할 일은 바뀌지 않는다. 비상등이 잘 들어오는지, 피난 동선이 게시되어 있는지, 직원이 암기하고 있는지. 그 사소한 ‘보이는 안전’이 손님의 체류 시간을 늘린다. ([매일경제][3]) 전남도는 저출생 대응을 시간의 문제로 풀었다. 임신·출산에서 성년까지 끊기지 않는 지원을 엮어 전국 시도 중 합계출산율 1위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숫자는 정책의 성적표지만, 가게에는 새로운 행동 지표가 된다. 유모차 동선이 들어오는 문턱, 키즈 컵의 소재, 기저귀 교환대의 위치 같은 디테일을 갖춘 곳은 가족 단골이 쌓인다. ‘아이와 함께’라는 메시지는 해시태그가 아니라 배려의 목록에서 나온다.

점심 시간의 유아 의자 두 개가 야간 매출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가족은 실패 확률이 낮은 소비를 택하고, 그 안정감이 동네의 현금흐름을 만든다. ([Nate News][4]) 국무총리상이 말해 준 건 ‘사람을 잇는 기술’이었다. 고양시는 지역 산업구조에 맞춘 맞춤형 일자리 학교로 교육과 채용의 간극을 줄였다. 호텔 객실 코디네이터, 인쇄·제본 기능 기술, 물류 현장, 건물 관리, 화물운송 같은 과정이 기업-지자체-기관의 한 테이블에서 기획된다. 구인·구직의 불일치가 가게의 업무 공백으로 돌아오는 걸 생각하면, 이건 동네 비즈니스의 보험이다. 사장님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수료생 대상 ‘마이크로 인턴십’ 2주, 채용 공고 표준 템플릿 공유, 현장 실습 협약서 한 장.

“바로 투입 가능한 신입”을 동네에서 키워 동네에서 쓰는 구조는 생각보다 가볍게 시작된다. ([고양시청][5]) 부산 금정구의 선택은 낡은 공업지대를 패션의 공정으로 재조립하는 일이었다. 창업자에게 스튜디오·공동장비·사무기기를 묶어 지원하고, 현장 문제를 고쳐주는 ‘기술닥터제’, 판로 연계까지 패키지로 깔았다. 멋은 취향으로 만들지만 산업은 공정으로 굴러간다. 고객이 좋아하는 건 완성품이지만, 더 오래 기억하는 건 과정을 엿본 경험이다. 그래서 팁 하나. 우리 가게도 ‘오픈 워크플로’를 하루 연다. 재단, 봉제, 스팀, 촬영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여주고, 그날만 파는 프로토타입을 내놓는다.

‘공장’의 이미지를 ‘공예’의 온도로 바꾸면, 동네에 들어오는 사람의 체류 시간이 늘어난다. ([다음][1]) 서울 관악구는 지원이 끊기면 관계도 끝난다는 통념을 깨뜨렸다. 중앙 예산이 줄어도 자체 예산으로 사회적기업을 붙잡고, 민간 정기장터 ‘꿈시장’으로 판로를 열었다. 여기서 배울 점은 두 가지다. 첫째, 가치소비는 따로 설득하지 않아도 장터의 공기만으로 작동한다. 둘째, 로컬 브랜딩은 ‘우리 동네가 키운 기업’이라는 꼬리표 하나로도 압도적 차별화를 만든다. 가게 주인이 할 수 있는 건 냉장고의 뒷문을 잠깐 열어주는 일이다. 원재료 조달, 포장 쓰레기 회수, 취약계층 고용 같은 ‘보이지 않는 루틴’을 손님 앞에 잠깐 공개하라.

다음 번 구매의 이유가 그 투명성에서 나온다. ([MBiz][6]) 충남 부여군의 ‘굿뜨래페이’는 결제의 철학을 고쳐 썼다. 신용카드 결제망을 경유하지 않는 독자 시스템 위에 NFC·QR을 얹어 고령층도 쉽게 쓰게 만들고, 카드 수수료가 사실상 필요 없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발행액은 5,076억 원, 가맹은 관내 소상공인의 97%에 이르렀다. 결제의 마찰을 줄이면 구매의 망설임도 줄어든다. 지역화폐가 없다면 상권 차원의 ‘공용 쿠폰월렛’을 만들고, 있다면 스탬프를 연동해 ‘결제=멤버십=리뷰’로 흐르는 루프를 완성하자. 고객은 복잡한 포인트 규정보다 “여기서 쓰면 동네가 좋아진다”는 단순한 서사를 더 빨리 이해한다. ([다음][7]) 이쯤에서 공통분모를 정리해 본다.

각 사례는 거창한 투자가 아니라 명확한 정의에서 시작했다. 대전은 도시 IP를 ‘살아 있는 상품’으로 정의했고, 성동구는 위험거처를 지표로 정의했으며, 전남도는 출산·양육을 끊김 없는 시간으로 정의했다. 고양시는 ‘교육-취업’을 직선으로, 금정구는 ‘패션-공정’을 연결망으로, 관악구는 ‘지원-판로’를 생태로, 부여군은 ‘결제’를 공동체의 언어로 정의했다. 정의는 방향을 만들고, 방향은 반복 가능한 동작을 만든다. 그 반복이 곧 현금흐름이 된다. 그래서 오늘의 요약은 이렇게 끝내고 싶다. 첫째, 우리의 한계를 글자로 써 붙이자. “평일 낮 손님 부족”, “회전율 낮음”, “인력 채용 난항”, “리뷰 저조”—이 네 줄이 시작점이다.

둘째, 그 한계를 생활의 장면으로 번역하자. 유모차가 쉬어갈 의자, 비 오는 날 물막이판, 오픈 워크플로 데이, 장터 출점, 지역화폐 연동. 셋째, 손님의 손에 쥐어주자. QR, 스탬프, 배지, 라벨, 뱃지. 그리고 90일만 기록하자. 방문자, 체류, 객단가, 재방문, 전환. 데이터는 감성의 등짝을 밀어준다.

시상식의 플래시가 꺼진 뒤에도 골목엔 불이 켜져 있다. 상을 받은 건 지자체들이지만, 상을 바꾸는 건 결국 가게들이다. 오늘 저녁 계산대 앞에서 한 가지만 바꿔보자.
비상등을 새로 달든, 유모차 의자를 들이든, 결제 QR을 프린트하든. 당신의 작은 결정이 내일 골목의 표준이 될지 모른다.
이게 바로 경영대전이 우리에게 보내온 진짜 트로피다.
[1]: https://v.daum.net/v/20250918174547405?f=p&utm_source=chatgpt.com "위험거처 지원부터 굿뜨래페이까지…혁신 정책 쏟아진 '지방 ..." [2]: https://news.nate.com/view/20250918n25317?utm_source=chatgpt.com "대전시, 제2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 '대통령상' 수상" [3]: https://stock.mk.co.kr/news/view/859723?utm_source=chatgpt.com "성동구 전국 최초 '반지하 개선사업', 지방자치대전 대통령상" [4]: https://news.nate.com/view/20250918n36535?utm_source=chatgpt.com "전남도, 제21회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대통령 표창' 수상" [5]: https://www.goyang.go.kr/jobs/jobsMENU2/jobsMENU2_2/jobsMENU2_2_3/jobsMENU2_2_3_1.jsp?utm_source=chatgpt.com "고양맞춤형 일자리학교 운영" [6]: https://mbiz.heraldcorp.com/article/10581028?utm_source=chatgpt.com "관악구, 제2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 '국무총리상' 쾌거" [7]: https://v.daum.net/v/20250918174547405?utm_source=chatgpt.com "위험거처 지원부터 굿뜨래페이까지…혁신 정책 쏟아진 '지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