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 Biz1hour

파운더스 아카데미 참가 여성 창업팀 사례를 통해 팀 리더십 강화, AI·헬스케어 제품화, 데이터 기반 고객개발 실전 팁과 투자·협업 준비 전략을 제시합니다.

·16분 읽기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 Biz1hour

당신이 막 첫 팀원을 모으고, 아직도 주말이면 엑셀과 피그마 탭을 번갈아 열어보던 그 시절을 지나고 있다면, 이 이야기는 특히 당신을 위한 것이다. 8월의 끝자락, 서울의 공기는 비 오듯 습했고,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라운지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시아태평양 곳곳에서 선발된 여성 창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그 가운데 한국에서 온 두 팀의 얼굴이 유독 환했다. 자연어처리 기반 커뮤니티 안전 AI를 만드는 소프트리에이아이, 그리고 월경·피임·호르몬 관리를 한 손에 쥐여주는 펨테크 서비스 달채비의 디에이엘컴퍼니. 12주 동안 이어질 파운더스 아카데미의 여정이 막 시동을 거는 순간이었다. 파운더스 아카데미는 화려한 데모데이만을 향해 질주하는 스피드 레이스가 아니다. 리더십이라는, 숫자로 환산하기 가장 어려운 역량을 정면으로 다룬다. 구글 멘토와 업계 고수들의 1:1 코칭, 그룹 워크숍, 그리고 팀의 관계와 창업자의 마음 근육을 단단히 만드는 과제들. 한국, 일본, 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참가자들은 서로의 실패를 자산으로 바꾸는 법을 배우고, 다음 라운드 투자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구체화한다.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founder leadership 관련 이미지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founder leadership 관련 이미지

남들은 ‘소프트 스킬’이라 부르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과한 창업자들은 안다. 이것이야말로 매출 그래프의 기울기를 바꾸는 가장 ‘하드’한 역량이라는 것을. 소프트리에이아이의 문지형 공동창업자 겸 CTO는 인터넷의 어두운 골목에서 출발했다. 연예·스포츠 기사 댓글이 사회적 이슈가 되던 때, 그는 자연어처리 연구자로서 질문을 던졌다. “텍스트 속 악의를 미리 알아차리고, 커뮤니티의 에너지가 바닥나기 전에 지켜낼 수 있을까?” 그 질문은 2020년 한 편의 논문이 되었고,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올해 1월, 회사를 세웠다. 이들이 만든 스트림에이드(Streamade)는 라이브 스트리밍 현장에서 작동하는 AI 봇이다. 스트리머가 세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기준 삼아 위반자를 실시간 탐지하고, 채팅의 웅성거림을 데이터로 갈무리해 팬덤 관리의 우선순위를 정리해준다. “스트리머가 방송에만 몰입할 수 있게, 나머지는 AI가 맡아드릴게요.” 기술자다운 담백한 약속 뒤엔 도발적인 성능 수치가 있다. 경쟁 솔루션 대비 세 배 이상 빠르고 정확한 모듈, 채팅 데이터에 최적화된 서빙 아키텍처, 그리고 연구자들과 함께 준비 중인 후속 논문.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early-stage 창업 관련 이미지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early-stage 창업 관련 이미지

시드 라운드를 마치고, 정부 R\&D 과제까지 손에 넣은 이 팀은 9월,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로 첫 외출을 알렸다. 문지형이 말하는 리더십은 결국 ‘다름을 함께 움직이는 기술’이다. 팀원 각자의 배경과 장단, 일하는 방식, 되고 싶은 사람을 정교하게 꿰어 한 방향으로 밀어주는 힘. 그는 기대역량을 명확히 하고, 피드백의 리듬을 팀의 호흡에 맞추려 애쓴다. 정답은 고정되지 않는다. 목표와 시장, 팀의 성장 단계에 따라 리더십의 형태도 유동적으로 변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리더십에 대한 고민은 끝나지 않아요. 다만 그 고민 자체가 우리를 다음 문제로 옮겨주는 엔진이죠.” 맞은편에 앉은 디에이엘컴퍼니의 김한나 공동대표는 자신의 일상에서 문제를 꺼내어 제품을 만든 사람이다.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female founder 관련 이미지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female founder 관련 이미지

이대 창업 수업에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 교내 월경박람회를 열었던 2019년, 수많은 여성의 ‘불편함’이 데이터로 눈앞에 쌓였다. 월경 타입과 몸 타입, 피임약 반응, 호르몬으로 인한 변주들. 이후 10만 건이 넘는 월경 데이터, 1만 명이 직접 남긴 불편의 언어는 달채비라는 앱으로 응축됐다. 약·식단·운동·월경을 하나의 루틴으로 묶어 관리하고, 다낭성난소증후군(PCOS)과 월경전증후군(PMS) 같은 문제를 개인별 맞춤으로 다룬다. “다낭성을 위한 첫 앱이 드디어 나왔다”는 베타 사용자들의 환호는, 이 서비스가 단순 기록 앱이 아니라 ‘몸이라는 데이터’를 읽는 인터페이스임을 증명한다. 월경 타입 분석 알고리즘 특허 출원, 피임약 타입 추천 AI, 이대목동병원과의 연구 협력, TIPS 선정. 모든 체크리스트는 결국 한 문장으로 모인다. “여성이 더 건강한 몸으로 가슴 뛰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세 명 모두 여성인 공동창업팀에게 여성 타깃 비즈니스는 고객개발의 속도를 결정짓는 무기였다.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Founders Academy 관련 이미지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Founders Academy 관련 이미지

주기적 통증, 호르몬 변화, 장기 복약의 고단함을 몸으로 겪은 이들은 사용자의 말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본질적 불편을 더 빨리 포착한다. 동시에 이들은 유혹을 경계한다. 사회가 여성의 몸에 덧씌운 환상을 비즈니스의 포장지로 쓰지 않겠다는 것. “잘 소비되는 여성상” 대신 “나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건강한 몸”을 목표로 제품을 만든다. 그래서 디에이엘컴퍼니는 자신들을 펨테크 회사라 부를 때, 기술과 데이터만큼이나 윤리와 시선을 함께 올려놓는다. 두 팀 모두 글로벌을 초기부터 기본값으로 넣어두었다. 소프트리에이아이는 영어권 라이브 커뮤니티의 규모와 다양성을 냉정한 시장 논리로 직시한다. 유럽에서 앞서가는 온라인 플랫폼 자율 규제 흐름은 서비스의 기준과 기회를 동시에 높인다.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productization 전략 관련 이미지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productization 전략 관련 이미지

언어를 다루는 팀으로서 다국어 확장을 연료로 삼고, 자동화 니즈가 큰 곳에서 먼저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디에이엘컴퍼니는 더 단순하다. 여성 건강은 국경을 모른다. 다만 시장 진입의 문턱은 제각각이다. 각국의 법·규제, 보건·의료 문화, 앱 스토어의 그라운드 룰. 그래서 그들은 구글의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있는 힘껏 끌어다 쓰려 한다. 지난 네트워킹에서 얻은 구글 플레이팀의 인사이트는 예고편일 뿐, 파운더스 아카데미의 멘토링 세션에서 본편을 보겠다는 계산이 선다. 프로그램의 12주는 목표를 촘촘히 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data-driven 고객 development 관련 이미지
초기창업팀리더십성장전략실전팁 교육·학습 data-driven 고객 development 관련 이미지

디에이엘컴퍼니는 제품·팀·투자의 세 축으로 로드맵을 깔았다. 빠른 가설 검증으로 차별화된 핵심가설을 도출해 PMF를 고정시키고, 가장 빠르게 실패하고 정답을 찾는 팀 문법을 익힌 뒤, 지표와 팀 스토리로 다음 라운드 문을 두드린다. 데모데이는 그 여정의 종착지가 아니라, 투자 유치의 스타트라인이 된다. 소프트리에이아이는 기술의 정교함과 사업의 언어를 접합시키는 데 집중한다. 연구에서 증명한 강점을 고객 가치로 번역하고, 스트리머들의 ‘방송에만 몰입한다’는 감각을 데이터로 보여주는 것. 두 팀 모두, 숫자와 사람을 동시에 설득해야 한다는 건 똑같다. 한국 스타트업의 공통 분모를 묻자 두 사람은 뜻밖에 비슷한 대답을 내놨다. 빠르다.

배우고 실행하는 속도, 그리고 환경이 받쳐주는 속도. 각종 정부·민간의 지원 프로그램은 시행착오의 비용을 흡수해주고, 선배 창업가들의 경험은 더 이상 영웅담이 아니라 실전 매뉴얼이 되었다. 물론 시장의 절대 규모는 여전히 도전과제다. 그래서 이들은 처음부터 ‘밖’을 본다. 국내에서의 빠른 반복과 해외에서의 스케일업을 병렬로 추진하는 이중 플레이, 바로 지금의 한국이 가장 잘하는 동작일지 모른다. 무엇보다 마음에 남은 건 창업자의 문장들이다. 문지형은 창업 전 스스로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다른 길을 택하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회사가 망해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나는 언제 행복한가 그리고 창업은 내게 행복을 줄 수 있는가.” 김한나는 실패에 과도한 의미를 덧씌우는 사회의 습관을 고쳐 말한다.

“실패에 의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실패에도 의연하자.” 시장을 못 맞출 수도 있고, 조직을 잘못 설계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실패로부터 빠르게 배우고 다음 실행으로 넘어가는 잦은 시도와 잦은 실패의 리듬이다. 거창한 결의보다 리듬이 회사를 멀리 보낸다. 라운지의 소음이 잦아들 즈음, 두 팀은 각자 팀 채널로 돌아가 다음 주 스프린트를 열었다. 스트리머의 채팅창을 더 안전하게, 여성의 월경 루틴을 더 가볍게. 서로 완전히 다른 문제를 풀지만, 둘 다 ‘집중’을 선물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창업은 결국 집중을 파는 일이다. 고객이 해야 할 일에서 불필요한 방해를 걷어내고, 그 빈자리에 자기 삶을 채워 넣게 하는 것.

파운더스 아카데미는 그 집중을 창업자에게도 돌려준다. 팀을 어떻게 세울지, 어떤 지표를 만들지, 어떤 시장으로 뚫을지. 12주의 시간은 짧다. 하지만 방향이 정해진 팀에게 시간은 늘 길게 남는다. 당신이 지금 엘리베이터 앞에서 휴대폰을 넘기다가 이 문장에 닿았다면, 혹시 오늘 스스로에게도 질문 하나를 남겨보자. “나는 언제 행복한가, 그리고 그 행복을 더 자주 만들기 위해 내 제품은 고객의 무엇을 덜어줄 수 있는가.” 소프트리에이아이와 디에이엘컴퍼니의 이야기가 그 답을 찾는 여정에 작은 표지판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12주 뒤, 데모데이의 조명이 켜질 때 우리는 또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음은 누가, 어떤 집중을 세상에 선물할 차례일까.

공유하기:

📚 이런 글도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