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 Biz1hour

신입 대규모 채용이 몰아쳐도 포기 말자. 현장 중심의 '빠른 실험·데이터 축적'으로 인재와 기술을 끌어오고 비용·리스크를 줄이는 실전 전략을 제시한다.

·33분 읽기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 Biz1hour

점심시간이 막 끝났을 무렵, 성수동 공장 골목에서 만난 사장님은 포장 테이프를 손등에 붙였다 떼며 웃었다. “요즘 애들. 면접 보러 온다 해놓고, 대기업 공고 뜨면 바로 연락이 뚝 끊겨요.” 옆에서 택배 기사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시각 휴대폰 속 뉴스 알림은 연달아 울린다. 주요 그룹이 신입을 대거 뽑겠다고, 특히 인공지능과 배터리, 바이오 같은 신성장 분야에서 미래 인재를 모으겠다고. 구인난으로 속 타는 소상공인에겐 멀리서 들려오는 축포 같다. 축제의 불꽃은 밤하늘을 화려하게 물들이지만, 그 아래 그림자는 더 길어진다. 그러나 그림자는 빛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불꽃놀이가 우리 동네 가게와 공장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어떻게 하면 재가 떨어지기 전에 불씨를 담아 올 수 있을지,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먼저 마음을 가라앉히고, 현실부터 직시해보자. 대기업들이 대규모로 신입을 뽑겠다는 신호는 두 갈래 효과를 만든다.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corporate hiring 관련 이미지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corporate hiring 관련 이미지

하나는 인재 블랙홀이다. 이제 막 사회로 들어오려는 청년들의 관심과 발걸음이 대기업 공채 일정에 맞춰 출렁인다. 이 흐름에선 동네 공방, 카페, 제조 소기업, 콘텐츠 스튜디오, 로컬 물류 스타트업 같은 곳이 지원자 목록의 뒷장으로 밀린다. 다른 하나는 기술과 산업의 표준이 바뀌는 신호탄이다. AI, 배터리, 바이오라는 키워드는 단지 그 업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장비를 더 똑똑하게 쓰고, 재고를 한 칸 덜 쌓고, 손님이 원하는 메뉴를 한 시간 빨리 준비하기 위한 도구로 우리 쪽으로 밀려온다. 그러니 오늘의 질문은 간단하다. 인재 경쟁에서 버틸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 거대한 채용의 파도를 타고 우리 일터를 한 칸 끌어올릴 수 있을까다. 성수의 그 사장님에게 되물었다. “대기업에 갈 친구들이 왜 우리한테 와야 하죠?” 잠깐의 침묵 뒤 돌아온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여긴, 제가 바로 옆에 있어요. 배운 게 바로 현장에 박히는 맛이 있어요.” 그렇다.

소상공인의 강점은 속도와 접촉면이다. 대기업의 교육은 체계적이지만 성과와 책임의 거리가 멀다. 우리는 오늘 배우고 내일 써먹을 수 있다. 다만 그걸 잘 보여주는 곳이 드물다. 면접에서 “우리 회사는 가족 같아요”라는 말은 이제 마법이 아니다. 대신 “첫 주엔 계산대 옆에 태블릿을 놓고 우리 자체 챗봇으로 재고 질의를 테스트합니다. 둘째 주엔 결과를 POS 데이터로 검증합니다. 셋째 주엔 개선안을 올리면 바로 다음 주에 반영합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실험 시나리오’를 제시하면 눈빛이 달라진다. 대기업이 첨단 분야로 인재를 모을 때, 우리는 ‘작지만 바로 해보는 연구실’을 제시해야 한다. AI가 낯선가.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on-site 데이터 use 관련 이미지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on-site 데이터 use 관련 이미지

텍스트를 받아 간단한 요약을 해주는 수준만으로도 ‘사장님 업무’가 줄어든다. 하루 매출 보고서와 리뷰를 붙여 넣으면, “어제 대비 매운맛 옵션 주문 증가, 점심 피크 12:10–12:40, 배달앱 리뷰 ‘기다림’ 언급 5건” 같은 요약을 뽑아주는 무료 도구들이 널렸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다. 피크 시간 이후 20분, 그 요약을 같이 보는 시간을 팀의 루틴으로 만든 가게는 다음 주 메뉴판을 반드시 조금 바꾼다. 바꾼 메뉴 하나가 손님에게 늘 이기는 건 아니다. 그러나 바꾸는 습관은 쌓인다. 어떤 주에는 실패하고, 어떤 주에는 작은 대박이 터진다. 그 축적이 바로 ‘우리만의 데이터’다. 대기업이 인공지능 박사 100명을 뽑는 동안, 우리는 우리 가게의 현장 데이터를 100일치 더 쌓을 수 있다. 이건 비교 불가의 자산이다. 배터리와 바이오는 더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동네 물류, 카셰어링, 전동장비 대여점, 퀵 서비스, 배달 기사들과 얽힌 모든 비즈니스는 곧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 안전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전기자전거 배터리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기록하고, 잔여 용량과 교체 시점을 표준화해 관리하는 것만으로 사고 위험을 낮추고, 보험료를 절약하고, 대여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이건 하이테크가 아니라 체크리스트의 문제다. 바이오는 더 어렵다. 어쩌면 당신 가게 침수 이후 곰팡이 제거제의 성분표를 꼼꼼히 비교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식당이라면 위생 점검과 알레르기 유발 성분 고지, 샐러드 드레싱에 들어가는 미생물 발효 식재료의 냉장 보관 온도… 이미 우리는 생활 속 바이오 프로토콜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그 사실을 언어로 정리하지 않을 뿐이다. 정리하고, 공유하고, 채용 공고에 적자. “우리는 매일 바이오와 안전의 언어로 일합니다.” 이것이 바로 ‘블루 칼라의 과학화’다. 채용의 순간으로 돌아가보자. 대기업의 발표 직후, 구직 시장은 거대한 들썩임을 겪는다. 이때 지역 가게가 취할 수 있는 실전 전술은 의외로 단순하다.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SMB AI adoption 관련 이미지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SMB AI adoption 관련 이미지

첫째, 공고의 호흡을 짧게 가져간다. 한 달짜리 공고는 대기업 일정에 휩쓸려 묻히기 쉽다. 2주 공고—1주 서류—1주 실무체험—즉시 오퍼, 이런 압축형 동선이 유리하다. 둘째, ‘현장 과제’를 공개한다. “우리 카페 예약 메시지에 들어오는 자주 묻는 말 10개를 보고, AI 도구로 답변 초안 템플릿을 만들어오라.” “인스타 릴스 3개와 매출 스파이크의 상관관계를 직접 찾아 발표하라.” 이런 과제는 사전 지식보다 태도와 시행착오를 본다. 셋째, ‘세컨드 트랙’을 제도화한다. 당장 정규직이 어렵다면 6주 레지던시, 주 3일 단기 계약, 프로젝트형 계약을 침착하게 설계한다. 단, 이 과정을 ‘저렴한 노동’으로 설계하면 오래 못 간다. 문제 정의가 또렷하고, 결과물이 팀의 개선으로 직결되어야 한다. 넷째, 연봉이 다소 낮아도 손해 보지 않는 포인트를 명확히 제시한다. 예를 들면 6개월마다 역할 재설계 인터뷰, 사이드 프로젝트 발표 시간 보장, 툴 구독비 지원, 슬랙 봇 도입 권한 부여 같은 실질적 학습 권리다. 대기업이 주기 어려운 ‘권한의 크기’를 우리 쪽으로 끌어와야 한다.

대기업의 구인 공고는 또 다른 기회를 만든다. 협력망의 재편이다. 신입을 수천 명 뽑으면 교육, 외주, 실습, 납품, 시설 투자가 뒤따른다. 지역 소상공인은 이 빈틈을 노릴 수 있다. 엑셀 강사로, 3D 프린팅 시제품 제작소로, 전기자전거 배터리 보관 랙 제작자로, 팀 회식 장소로, 사내 카페 팝업 스토어로, 건강 간식 납품처로. 실제로 수도권의 한 작은 금속 가공 업체는 대기업 신규 라인의 안전 펜스와 센서 거치대를 빠르게 커스터마이즈해 납품하면서 1년 만에 거래처를 다섯 배로 늘렸다. 핵심은 ‘맞춤-속도-안전’ 삼박자였다. 대기업이 내부에서 다 못하는 영역은 무조건 있다. 그걸 “우리는 작아서 안 돼요”라고 넘겨버리면 기회는 옆 동네로 간다. 반대로 첫 거래에서 신뢰를 얻으면 “이거도 해줄 수 있나요?”가 꼬리를 문다. 그 순간을 위해, 견적서 포맷 하나, 납품 체크리스트 하나, 인증서류 보관법 하나를 미리 정교화하자.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e-bike battery 관리 관련 이미지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e-bike battery 관리 관련 이미지

자동화라고 부르기 민망할 만큼 작은 표준화지만, 그게 가속 페달이다. 물론 위험도 있다. 대기업의 눈치를 보며 단가를 무리하게 낮추거나, 지불 조건이 긴 계약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캐시플로에 구멍이 난다. 일정이 밀리면 인건비를 못 대고, 단가 인상 요구는 다음 분기에나 논의된다. 그래서 첫 계약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결제 회전일과 불가항력 기준. 경험 많은 사장님들은 안다. “대기업이라서 안전하다”는 말은 착시다. 안전을 계약서에 적어야 안전하다. 또한 우리 쪽에서도 품질 클레임 대응 루틴을 마련해야 한다. 문제 발생 시 2시간 내 보고, 24시간 내 임시대책, 72시간 내 재발방지 초안, 이런 내부 규칙을 만들어두면 당황하지 않는다. 이건 작은 회사일수록 ‘신뢰의 방패’가 된다.

다시 인재 이야기. 사람을 뽑는 건 결국 ‘이동’의 문제다. 더 나은 조건을 향한 이동, 더 적합한 역할을 향한 이동, 더 배우고 싶은 방향으로의 이동. 대기업 공채 시즌은 이 이동을 크게 흔든다. 이때 지역 사업자는 이탈을 두려워하기보다 순환을 설계해야 한다. “우리 가게에서 1년 일하고 대기업의 디지털 직무로 이동한 김 대리는 지금도 주 1회, 우리 POS 데이터 개선 회의에 자문으로 참여한다.” 이런 케이스가 한두 개만 있어도 채용 공고의 신뢰도는 수직 상승한다. 떠나는 사람을 배신으로 읽지 않고, 우리의 알럼나이로 조직화하는 태도. 이건 인프라다. 알럼나이 단톡방에 월 1회 ‘현장과 데이터’ 작은 세미나를 붙여보자. 고급 인사이트가 아니어도 괜찮다. 주차장의 동선 테이프 색을 바꾸었더니 퇴근 시간 대기가 3분 줄었다, 같은 사례가 오히려 빛난다.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store operation routine 관련 이미지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store operation routine 관련 이미지

일은 디테일에서 승부가 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선택한 세 가지 키워드를 우리 일상으로 더 끌어와 보자. AI는 결국 ‘질문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기계’다. 무엇을 물어볼지 모르는 상태에선 도구가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팀이 15분 동안 질문만 적는 시간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왜 월요일 우유 발주가 불안정하지?” “인스타 릴스가 8초보다 길 때 이탈이 커지나?” “점심 피크에 바코드 스캐너가 두 대일 때와 세 대일 때 대기시간 차이는?” 이런 질문을 모으고, 그중 세 개만 AI에게 던져 요약을 뽑는다. 다음 날엔 요약을 현장에서 검증한다. 이 루틴이 4주만 굴러가면 팀은 ‘AI 원어민’처럼 변한다. 배터리는 ‘회전율’의 언어다. 충전, 방전, 유지보수, 표준. 우리 가게의 장비도 배터리처럼 관리하자. 믹서기 칼날의 수명, 커피 머신의 예열 시간, 냉장 쇼케이스의 온도 기록.

이 모든 것이 회전율의 게임이다. 바이오는 ‘안전과 신뢰’의 언어다. 손님은 우리에게 음식을, 공간을, 시간을 맡긴다. 위생 루틴을 보이는 곳으로 끌어내고, 알레르기 정보와 원재료 추적 코드를 QR로 붙인다. 이 작은 공개가 재방문을 만든다. 신뢰는 홍보비의 다른 말이다. 그렇다면 인재에게 주는 보상은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작은 회사가 큰 급여로 승부하기 어렵다면, 확실하게 줄 수 있는 두 가지를 전면에 내세우자. 첫째, ‘서명 가능한 성과’. 가령 신입이 만든 릴스 템플릿이 매출에 보탬이 되었다면, 그 결과를 본인 이름으로 문서화해준다. 다음 직장에서 포트폴리오로 당당히 제출할 수 있는 문서다. 둘째, ‘툴의 접근 권한’. 가게에서 사용하는 SaaS 계정에 신입의 이름을 박고, 설정 권한을 준다. 이건 신뢰의 표현이자 학습의 기회다. 그러려면 보안 규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 2단계 인증, 권한 분리, 퇴사 시 계정 회수 체크리스트. 소소하지만 이것이 ‘작은 회사의 기술 문화’를 만든다. 면접에선 무엇을 물을까. 경험은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대신 ‘문제를 본 눈’을 확인하자. “최근에 귀찮아서 반복했던 일을 하나 골라, 자동화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흐름도를 그려보라.” “학교나 알바에서 남이 정해준 규칙이 부딪힐 때,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설득했나.” “실패한 실험을 말해달라. 어디서 멈추고 무엇을 기록했나.” 이런 질문은 예쁜 말보다 과정의 흔적을 끌어낸다. 그리고 꼭 리버스 인터뷰를 준다.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pilot experiment 관련 이미지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pilot experiment 관련 이미지

“우리를 면접해달라. 무엇을 물어볼 건가.” 준비된 지원자는 여기서 회사의 약점을 정중히 찔러온다. 찔릴수록 좋다. 거기서 오늘의 할 일이 나온다. 교육은 어떻게 할까. 대기업의 교육은 대규모여서 깊이가 얕다는 편견이 있다. 사실과 다를 때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방식이다. 우리는 하루 30분짜리 마이크로 러닝을 만들 수 있다. 월요일은 POS 리포트 보는 법, 화요일은 고객 리뷰 감성 분류, 수요일은 메뉴 원가 계산, 목요일은 인스타 릴스 스크립트, 금요일은 재고 피벗 테이블. 이 5종 과정을 4주에 한 번 반복한다. 신입에게는 루틴, 기존 직원에게는 업데이트, 사장에게는 위임의 기술이 된다. 여기에 실습을 붙인다. “오늘 릴스 스크립트는 점심 손님 인터뷰 10초로 시작한다. 카메라가 부담스러우면 손만 나온다. 대사는 우리가 준비한다.” 현장은 언제나 교실보다 빠르다. 그러니 교실을 현장으로 옮겨온다. 혹자는 말할지 모른다. “그런 여유가 어딨어요. 당장 사람이 없어 죽겠는데.” 이해한다. 그래서 제안하고 싶은 ‘한 숟갈 전략’이 있다. 모든 것을 바꾸지 말고, 단 하나의 장면만 바꾸자. 예를 들어 채용 공고 맨 위의 한 줄. “우리는 작은 팀이지만 AI를 매일 쓰고, 실패와 개선을 공개한다.” 그리고 그 아래 구체적 링크 하나—우리의 노션 페이지, 깃허브의 간단한 자동화 스크립트, 인스타 릴스 실험 기록, 구글 드라이브의 위생 체크리스트 템플릿.

지원자는 말보다 증거를 본다. 또 하나. 면접의 첫 10분을 바꾸자. 회사 소개 대신, 어제의 실패를 먼저 공유한다. “어제 점심 피크에 카드 단말기가 잠깐 멈췄다. 우리가 한 임시 대응과 오늘부터의 개선 계획은 이렇다.” 이 투명함은 신뢰를 만든다. 신뢰는 연봉 표에 없는 보상이다. 대기업이 신입을 뽑으면, 도시의 리듬이 바뀐다. 지하철 아침 풍경, 점심 식당의 줄, 편의점의 야간 근무, 동네 원룸의 공실률, 주말 카페의 소음. 그 변화의 감각을 먼저 포착하는 사업자가 이긴다. 오피스가 몰린 지역에선 평일 점심에, 주거 밀집 지역에선 주말 오후에, 대학가에선 채용 시즌 직후에 흐름이 달라진다.라떼 아트보다 중요한 건 테이블 회전율 곡선이다. 와인은 어떤 날 팔리고, 디카페인은 몇 시에 튀는가. 이건 계절과 날씨, 채용 공고, 시험 기간, 야구 경기 결과와도 얽힌다. 그러니 데이터의 영역을 영업일지에서 생활일지로 확장하자. “오늘 대기업 A의 면접 D-1. 우리 가게 근처 스터디 카페의 예약률 90%. 저녁 9시 포장 비율 상승.” 이런 메모가 쌓이면 다음 시즌에 준비가 빨라진다. 한편, 대기업의 공채가 ‘공정’ 서사를 끌고 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시험, 코딩 테스트, 인성 평가, 면접. 이 공정의 언어를 우리의 언어로 번역해오자. 채용에서의 공정은 결국 ‘규칙의 공개’다. 우리도 공개하자. 지원 접수—서류 검토 기준—현장 실습—오퍼—온보딩—3주/6주 리뷰.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local 비즈니스 strategy 관련 이미지
대기업 채용파도, 소상공인 해법 일반·공통 local 비즈니스 strategy 관련 이미지

각 단계의 체크리스트를 동의서와 함께 투명하게 건네면, 지원자는 안심한다. “작은 회사는 기준이 제멋대로”라는 불안이 사라진다. 공정은 사치가 아니라 마케팅이다. 인재에게도, 거래처에게도. 마지막으로 돈. 채용과 교육, 도구 구독, 작은 R\&D, 표준화 문서. 전부 비용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계약’과 ‘서브스크립션’의 선택지가 있다. 채용비용을 줄이기 위해 채용 자체를 줄이는 게 아니라, 고정비와 변동비의 배치를 바꿔보자. 예컨대 AI 도구는 팀 단위 연 구독을 피하고, 기능 제한이 있더라도 사용자별 월 구독으로 시작한다. 3개월 동안 사용 패턴을 보고 필요한 자리만 연간 결제로 묶는다. 교육은 외부 강의를 매달 부르는 대신, 내부 마이크로 커리큘럼을 만들고, 분기마다 외부 코치를 2시간만 불러 피드백을 받는다. 장비는 구매와 리스의 결정을 운영 데이터로 한다. 하루 회전율이 낮은 장비는 빌려 쓰고, 높은 장비는 감가상각표를 깔아 대출을 당겨온다. 이 모든 선택의 기준은 “우리의 리듬에 맞는가” 하나다. 성수의 사장님에게 다시 물었다. “그래도, 대기업이 다 데려가면요?” 그는 잠깐 웃더니, 이렇게 답했다. “그럼 더 빨리 가르치고, 더 빨리 떠나보내죠. 대신 우리도 더 빨리 배워요.” 바로 그 태도다. 떠나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은 남는 사람의 역량을 믿는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렇게 떠나보내는 회사에는 사람들이 자주 돌아온다. 돌아오지 않아도 소식을 전한다. 그 소식 속에는 늘 새로운 도구, 새로운 표준, 새로운 습관이 담겨 있다.

우리는 그것을 다시 현장에 녹인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순환 교육장이 된다. 대기업의 공채는 그 교육장의 종소리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오늘의 장면을 하나 선물하고 싶다. 가게 문을 닫은 밤, 바 테이블 위에 노트 한 권을 펼친다. 첫 장에는 이렇게 쓴다. “우리 팀의 AI 질문 3개.” 둘째 장에는 “이번 주 실험 1개.” 셋째 장에는 “채용 공고 한 줄 증거 링크 1개.” 넷째 장에는 “떠날 사람 리스트가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의 배울 권리 1개.”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알럼나이 연락처 3명과 다음 달 모임 날짜.” 이 노트를 다음 주 월요일 데일리 미팅에서 펼친다. 대기업의 공채 일정은 거대하고 복잡하지만, 우리의 노트는 얇고 가볍다. 그러나 얇은 노트가 일상을 바꾸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바뀐 일상은 다음 지원자의 눈빛을 바꾼다. 그 눈빛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 된다.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그 소식을 다시 읽는다. 주요 그룹이 문을 활짝 열었다고. 좋아, 그들이 여는 문으로 수많은 청년이 들어가겠지. 우리는 우리의 문을 어떻게 열까. “바로 옆에서 배우고, 바로 내 손으로 바꾸고, 바로 내 이름으로 남기는” 문으로. 거창한 구호는 필요 없다. 이번 주에 하나만 해보자. 채용 공고 맨 위의 한 줄을 바꾸고, 어제의 실패를 공개하고, 팀의 질문 3개를 적고, 실험 하나를 시작하자. 그 작은 실험이 우리의 다음 계절을 바꿀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대기업의 채용 공고를 읽는 마음이 달라질 것이다. 그들의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대신, 우리 옥상에서 조용히 불씨를 모아 화덕을 피우는 법을 우리는 익히게 된다. 그 화덕에서 구운 첫 빵을, 당신의 단골이 가장 먼저 맛보게 될 것이다.

공유하기:

📚 이런 글도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