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장부를 정리하려던 찰나,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 탄생, 대구은행이 iM뱅크로”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언뜻 ‘은행 이름 하나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같은 소상공인에게는 거래의 판이 달라질 수 있는 소식이에요. 금융위원회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인가하면서 전국 영업의 문을 열어준 건 1992년 이후 처음입니다. 동시에 사명은 ‘iM뱅크’로 바뀌었죠. ‘지역은행’의 간판을 내리고, 전국 단위 경쟁에 뛰어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금융위원회][1]) 이 변화가 우리 일상에 주는 의미부터 천천히 짚어볼게요.

첫째, 거래 선택지가 늘어납니다. 시중은행이 되면 조달 금리 경쟁에 더 유리해지고, 점포·디지털 채널 투자가 공격적으로 진행됩니다. 같은 대출이라도 금리·수수료·중도상환조건이 더 촘촘하게 ‘구간 요금제’처럼 나올 가능성이 커요. 둘째, 지역밀착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장됩니다. 지방에서 다듬은 중소기업·자영업 특화 심사모형과 컨설팅 경험이 수도권과 타 권역으로 복제되면, 우리 업종에 맞춘 대출·보증 연계·매출 관리 툴이 더 촘촘해질 수 있어요. iM뱅크는 향후 3년간 수도권·충청·강원에 지점을 14곳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 거래반경 안에 새 선택지가 생긴다”는 건 협상에 힘이 된다는 뜻이죠. ([디지털데일리][2]) 물론 ‘새 간판 = 완벽’은 아닙니다. 2021~2023년 일부 영업점에서 고객 동의 없는 예금 연계 증권계좌가 무단 개설된 사고가 있었고, 작년 4월 관련 업무 3개월 정지와 과태료 20억 원의 제재가 내려졌습니다. 금융위는 시중은행 인가를 내면서 내부통제 적정성 점검과 개선 이행상황 정기보고를 부대조건으로 붙였어요. 이름을 바꿨다고 신뢰가 자동 회복되진 않습니다. 그래서 더 투명하게 과거의 숙제를 ‘제도’로 고정하는 과정이 중요하죠.

우리 입장에선 새 상품의 혜택만 보지 말고, 민원·분쟁 대응 프로세스와 준법 체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함께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한겨레][3]) 키를 잡은 리더의 스타일도 궁금하시죠. 황병우 회장은 연구원 출신의 전략통으로, 지주 회장 취임 이후 디지털·핀테크와 오픈이노베이션을 밀어붙이며 조직을 ‘가벼운 속도’로 이끌겠다고 선언해왔습니다. 비교적 젊은 리더십, 직원과의 소통, 외부 인재 영입을 앞세운 변화 드라이브가 최근 몇 년간 눈에 띄었죠. 다만 그는 한동안 은행장과 지주 회장을 겸임해 왔고, 최근에는 겸직 체제를 정리하고 은행장 분리를 추진하는 행보가 보입니다.

창구의 디테일과 그룹 전략을 각각 전문화해 속도를 내겠다는 신호로 읽히죠. 우리 고객 입장에서는 ‘상품은 더 빨리, 문제는 더 빨리’라는 기대를 걸어볼 만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4]) 그렇다면 사장님 장부에는 무엇이 바뀔까요. 저는 세 가지 관문을 제안해요. 첫째, 금융비용.

금리는 숫자의 싸움이 아니라 ‘조건의 싸움’이에요. 같은 금리여도 중도상환수수료, 상환 스케줄, 연체이자율, 이자 납입일만 바꿔도 1년 뒤 총비용이 달라집니다. 새 은행이 들어오면 기존 주거래은행과 재협상 테이블을 여세요. “거래실적 연동 금리 감면표”, “카드매출 정산 담보대출 한도”, “POS·계좌 패키지 수수료”를 비교하면 생각보다 큰 차이가 드러납니다. 둘째, 자금조달의 ‘2트랙’.

주거래는 유지하되, 운전자금 전용 보조 계좌를 하나 더 두면 급전이 필요할 때 협상력이 생겨요. 심사모형이 다른 두 은행을 병행하면 업종·매출 패턴에 따라 한쪽이 더 잘 맞는 구간이 반드시 있습니다. 셋째, 비금융 서비스. 지역은행이 강점을 가졌던 컨설팅, 교육, 상권 데이터, ESG 경영지원 같은 부가서비스가 전국형으로 확대되면 ‘돈 안 쓰고 받는 혜택’이 늘어납니다. 사업계획서 템플릿, 상권 리포트, 온라인 세미나가 의외로 대출보다 큰 힘이 될 때가 있어요.

([매일경제][5]) 경쟁은 우리 편입니다. 다만 은행이 많아질수록 ‘보이는 금리’보다 ‘보이지 않는 조건’이 더 중요해져요. 약정서에 조기상환, 금리산정 기준, 가산금리 변동 사유, 보증·담보 해지 요건을 형광펜으로 표시해두고, 분기마다 재점검하세요. 분쟁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계약 전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겁니다. “금리 + X”의 X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알면, 넘쳐나는 선택지 속에서도 내게 맞는 길을 고를 수 있어요.

이름이 바뀐 한 은행의 뉴스가 오늘 매출표를 바로 바꾸진 않겠지만, 내일의 금융비용과 모레의 협상력을 바꾸는 실마리는 됩니다. ‘지역의 힘’을 들고 전국으로 올라오는 iM뱅크가 과거의 그늘을 제도와 속도로 넘어선다면, 우리 장사에도 새로운 대안 한 줄이 생깁니다.
결국 승부는 간판이 아니라 계약서와 실행에서 납니다. 오늘은 계좌 하나, 약정서 한 줄부터 업데이트해볼까요. [1]: https://www.fsc.go.kr/po010101/82294?curPage=1&srchBeginDt=&srchCtgry=&srchEndDt=&srchKey=&srchText=&utm_source=chatgpt.com "금융위원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결정" [2]: https://www.ddaily.co.kr/page/view/2024051616162530867?utm_source=chatgpt.com "대구은행, 마침내 시중은행 전환… iM뱅크 사명 변경, 향후 3 ..." [3]: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37021.html?utm_source=chatgpt.com "허위 증권계좌 개설 대구은행에 '해당 업무 영업정지' 3개월" [4]: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11656&utm_source=chatgpt.com "[Who Is ?]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 [5]: https://www.mk.co.kr/news/special-edition/11044687?utm_source=chatgpt.com "시중은행으로 새출발한 iM뱅크 \"디지털·중소기업 맞춤서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