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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 Biz1hour

해경 구조 순직 사건에서 드러난 '원칙 부재'를 교훈 삼아 소상공인이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근무·휴게·비상장비 관리 방안을 제시합니다. 2인 근무, 휴게시간 분배, 장비 위치 표준화, POS·단톡·브리핑 활용 등 실무 체크리스트로 현장 안전을 강화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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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 Biz1hour

새벽 여섯 시 반, 창문을 두드리던 비가 살짝 잦아든 틈에 편의점 셔터를 올리던 사장님 휴대폰에서 푸시 알림이 울렸다. “갯벌 고립자 구조 나갔던 해경, 혼자 출동…순직.” 멍한 손끝이 다시 화면을 켰다. 왜 혼자 갔을까. 왜 늘 사고 뒤에야 ‘원칙’이 떠오를까. 컵라면을 진열대에 채우며 사장님은 마음속으로 자주 되뇌던 말까지 꺼냈다. ‘우리 가게는 다들 잘하고 있을까.’ 이번 사건의 강렬함은 ‘영웅의 죽음’이 아니라 ‘시스템의 부재’에서 왔다.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서 70대 고립자를 구하려 뛰어든 해양경찰 이재석 경사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더 아픈 건 그가 혼자 갔다는 사실이다. 현장의 2인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근무일지는 뒤늦게 의혹의 대상이 됐다.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two-person shift 관련 이미지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two-person shift 관련 이미지

기록 속 팀원 구성과 휴게시간, 실제 대응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는 증언과 정황이 연이어 나왔다. 사건은 단순한 ‘안타까움’을 넘어서 ‘어떻게 이런 기본이 무너졌는가’라는 질문으로 번졌다. ([한겨레][1])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인천해경서와 영흥파출소, 해양경찰청 본청 상황실과 정보통신 관련 부서를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사건 경위와 구조 과정, 위기 대응의 적정성, 규정 준수와 은폐 의혹까지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전담팀은 대검 반부패기획관이 팀장을 맡아 꾸려졌고 본청 추가 압수수색까지 이어졌다. 국가 최고 통치자도 “해경이 아닌 외부의 독립 기관에 맡겨 엄정히 조사하라”고 공개 지시했다. 이 흐름 속에서 해양경찰청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책임’이라는 단어가 오랜만에 무게를 되찾는 순간이었다. ([조선일보][2]) 사건 뒤에는 불편한 디테일이 줄줄이 매달려 있었다.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break time 관리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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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자 6명 중 4명이 같은 시간대에 길게 휴식을 취했고, 근무일지에는 규정대로 3시간씩 교대로 쉰 것으로 적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료들은 “사건을 함구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고, 일부 기록은 실제 지원 인원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혹도 받았다. 기록이 사실을 가리기 시작하면 현장은 방향을 잃는다. 바로 그때부터 ‘용기’는 사람을 살리는 힘이 아니라, 시스템의 빈자리를 메우다 사람을 소모시키는 힘으로 변한다. ([동아일보][3]) 더 염려스러운 대목은 ‘준비되지 않은 출동’이 남긴 흔적이다. 재난안전통신망에는 “예비키를 잘 못 찾겠다”는 음성이 남아 있고, 드론 GPS 좌표는 구조에 즉시 반영되지 못해 현장 추적에 혼선을 줬다고 한다. 필요한 장비의 투입이 지연되는 사이, 물은 차올랐고 현장은 더 험해졌다. 비상 상황이 ‘절차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도 결과는 쉽게 비극 쪽으로 기울 수 있다. ([한겨레][4]) 여기까지 읽고 “나라 일이니까, 우리랑은 다르지”라고 선을 긋고 싶을지 모른다.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emergency equipment location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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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상공인의 하루는 작은 ‘현장’들의 연속이다. 야간 편의점의 2인 근무 원칙, 배달 피크타임에 홀을 비우지 않는 규칙, 주방에서 칼과 뜨거운 오일이 동시에 오가는 순간의 안전선…. 원칙이 문서에 있으면 규정이고, 몸에 들어오면 습관이고, 위기에서 튀어나오면 생존기술이 된다. 문제는 많은 가게에서 그 경계가 흐릿하다는 점이다. 바쁘면 원칙이 밀리고, 평소엔 훈련이 밀린다. 사고는 늘 그 틈으로 들어온다. 휴게시간 설계는 특히 민감하다. 영흥파출소에서 제기된 것처럼 특정 시간대에 사람이 한꺼번에 빠지면, 남은 사람은 ‘혼자’가 된다. 혼자는 판단을 급하게 하고, 급한 판단은 장비와 절차를 건너뛰게 한다.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store safety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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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도 똑같다. 오픈과 마감, 피크와 비수기를 기준으로 휴게를 미리 쪼개 배치하는 게 기본이다. 한 명이 비면 다른 한 명이 채우는 그 단순한 원칙을 수첩에만 적어두지 말고, POS에 반영하고, 단톡방 공지로 반복하고, 주간 브리핑에서 몸으로 익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갑자기 단골 단체가 들이닥쳐도, 배달앱이 동시에 울려도, 누군가는 반드시 카운터와 화구, 출입문과 CCTV 화면 앞을 지키고 있다. 장비와 키, 비상도구의 위치는 ‘모두가 아는 상식’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예비키 위치가 헷갈리면 평소엔 사소한 실수지만 위기엔 치명상이 된다. 진열장 아래 두 번째 서랍, 주방문 옆 매립함, 카운터 좌측 훅… 말로만 공유하면 기억은 흩어진다. 바코드처럼 눈에 딱 박히는 사진 매뉴얼을 벽에 붙이고, 신입이 들어올 때마다 “10초 안에 찾아오기” 놀이처럼 손이 먼저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 드론 좌표처럼 데이터가 있어도 읽고 쓰는 법을 모르면 정보는 구경거리에 그친다.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POS-integrated breaks 관련 이미지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POS-integrated breaks 관련 이미지

냉장고 온도, 익일 발주량, 홀 테이블 맵도 눈으로만 보지 말고 절차를 통과하게 하라. 누가 봐도 같은 이름, 같은 좌표로 부를 수 있어야 한다. 기록의 정직함은 현장을 지켜주는 가장 값싼 보험이다. HACCP 일지를 실제보다 멀쩡하게 보이게 꾸미는 순간, 그 서류는 당신을 보호하는 방패에서 당신을 겨누는 증거로 바뀐다. 이번 사건에서 제기된 근무일지 논란을 떠올려보라. 기록이 허위일 수 있다는 의심이 붙는 순간, 어느 누구도 현장의 판단을 온전히 믿어주기 어렵다. 기록은 내일의 나와 싸인하는 계약서다. ‘그때 이렇게 했다’가 아니라 ‘항상 이렇게 한다’를 증명하는 문장이어야 한다. 그래서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같은 방식으로 찍힌 도장이 중요하다.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record transparency 관련 이미지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record transparency 관련 이미지

실수가 있었으면, 지웠다는 흔적보다 고쳤다는 흔적이 더 안전하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영웅 만들기’보다 ‘사실 인정하기’가 먼저다. 억울함과 슬픔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함구하라”는 말이 떠돌면, 남는 건 신뢰의 파편뿐이다. 가게에서도 같다. 배달 누락이든 이물 혼입이든, 고객이 먼저 알게 될 일이라면 차라리 우리가 먼저 밝히는 편이 낫다. “죄송하다”는 말 뒤에는 “그래서 이렇게 바꿨다”가 따라붙어야 한다. 직원들을 대외 방패막이로 세우는 대신, 사장인 내가 앞에 서고 시스템이 뒤를 받치게 만드는 편이 장기적으로 훨씬 값이 싸다. 리더십은 사과의 무릎 꿇기가 아니라 재발 방지의 발걸음으로 증명된다. 대통령의 독립조사 지시와 청장의 사의 표명은 ‘책임’이 구호가 아니라 행동이어야 한다는 신호였다.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emergency response checklist 관련 이미지
원칙 지켜 사고를 막는 매장 운영법 일반·공통 emergency response checklist 관련 이미지

가게 리더의 행동도 다르지 않다. 오늘 밤 닫기 전 20분, 모든 직원이 모여 다섯 가지만 점검해보자. 혼자 가는 일이 생기는 순간은 언제인가. 휴게가 겹치는 구간은 어디인가. 예비키와 소화기와 비상약은 모두 눈 감고도 손이 간 위치에 있는가. 기록은 사실과 같나. 잘못이 생기면 누가, 어디서, 무엇을, 몇 분 안에 알리고 움직이는가. 이 20분을 매주 반복하면, 매뉴얼이 문서에서 근육으로 옮겨 붙는다. 그게 생존력이다.

([뉴스is][5]) 다시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새벽에 알림을 읽던 그 사장님은 진열대를 채우다 말고 카운터 밑을 꺼내 확인했다. 비상키는 오른쪽 아래 훅에. 소화기는 계산대 뒤 등받이 옆에. 응급약은 유통기한 스티커를 바꿔 붙였다. 그리고 단톡방에 이렇게 올렸다. “오늘 3시\~4시 휴게는 번갈아. 마감은 2인 점검. 새로 만든 ‘비상 10초 찾기’ 사진 공유함 확인.” 영웅은 필요하다.

하지만 더 필요한 건, 영웅이 퇴근 후에도 무사히 집으로 가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그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오늘, 지금, 여기서 시작하면 된다. 사건의 큰 줄기는 여전히 수사 중이다.

검찰 전담팀은 본청과 일선서를 압수수색했고, 근무일지와 통신기록, CCTV 등 광범위한 자료로 대응 적정성과 은폐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GPS 좌표 미활용, 장비 투입 지연, 2인1조 원칙 미준수와 기록 논란, 그리고 “외부 독립기관에 맡겨 엄정히 조사하라”는 지시와 사의 표명까지, 이미 드러난 조각만으로도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충분하다.

나머지는 법과 제도가 할 일이다. 우리의 일은, 내 가게의 내일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겨레][1]) [1]: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219479.html?utm_source=chatgpt.com "검찰, '해경 순직 사건' 인천해경서·영흥파출소 압수수색" [2]: https://www.chosun.com/national/incident/2025/09/18/KHCPFCU7EZE6ZF5FAZUZBAFH2A/?utm_source=chatgpt.com "'해경 순직' 사고 대응, 문제 없었나…檢, 인천해경서·영흥 ..." [3]: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50916/132398922/1?utm_source=chatgpt.com "해경 근무일지 허위 의혹…3시간 교대 써놓고 '휴식 몰아주기'" [4]: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219894.html?utm_source=chatgpt.com "'순직 해경' 지원 인력도 허위 기록?…근무 일지엔 4명, 실제 2명" [5]: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915_0003329862?utm_source=chatgpt.com "李 대통령, 순직 해경 사건에 \"외부 독립 기관 조사\"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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