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특수 잡는 매장 진열 리셋법

수원 인계동 12평 문구·라이프숍 ‘담음’은 월 2,800만원 매출로 정체를 겪다 여름 이후 급락했다. 점주는 가을 시즌을 앞두고 진열과 동선을 전면 개편했다. 두 달 뒤 결과는 뚜렷했다. 매출 4,010만원(+43%), 객단가 1.8만원→2.2만원(+22%), 재방문율 24%→38%, 재고회전일수 67일→41일로 단축되었다.

위기의 시작은 제철성 무시였다. 한여름 인기였던 쿨링 제품이 가을에도 입구를 점령했고, 고마진 가을 상품은 후면에 묻혔다. 1,200만원어치 재고가 눌리며 현금흐름이 막혔고, 회전이 느린 고가 소품은 먼지만 쌓였다. 사업의 본질은 고객의 시간과 계절을 존중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잊은 순간이었다.

POS를 열어보니 가을 색감 제품의 전환율이 높았지만 노출이 적었다. CCTV로 측정한 평균 체류시간은 6분, 손이 거의 가지 않는 사각지대가 3곳이었다. 동네 축제와 추석 선물 수요 캘린더를 겹쳐 보며 ‘입구 3초, 카운터 60cm’ 원칙으로 계절 몰입감을 만들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동선은 스태프의 감이 아니라 데이터의 길을 따라야 한다.

입구 1.8m 구간을 가을 전용 존으로 고정했다. 베스트 12SKU를 피라미드로 묶고, 트래픽 유도 3,900~9,900원 11개와 앵커 39,000원 1개를 11:1로 배치했다. 색상은 단풍 팔레트 3톤으로 제한, 라벨엔 ‘이유 메시지(왜 지금 필요한가)’를 넣었다. 결과적으로 첫 진입 3초 내 픽업률이 18%에서 31%로 뛰었다.

추석 전후 선물 니즈에 맞춰 9,900/19,900/29,900원 3단 키트를 표준화했다. 구성품은 동일 카테고리 70%, 연계 30%로 엮고, ‘3개 사면 10%’ 묶음 규칙을 전 채널에 통일했다. 키트만으로 매출 비중 7%→19%로 확대, 객단가 상승의 핵심 레버가 되었다. 가격은 낮추지 않고 조합을 설계해 가치 인식을 끌어올렸다.

매장 흐름을 시계방향 원웨이로 단순화하고 바닥 스티커 화살표로 안내했다. 카운터 앞 마지막 60cm에는 ‘따뜻한 향·양말·미니 카드’ 초소형 고빈도 SKU를 바스켓에 담아 충동 존을 만들었다. 체류시간은 6분→9분(+50%), 충동 존 전환율은 7%→15%가 되었고, 계산대 대기시간도 12% 감소해 체감 혼잡이 줄었다.

4주 캘린더로 ‘책상정리→따뜻한 향→가을피크닉→감사선물’을 순환했다. 인스타 릴스와 카톡 채널을 주 2회 연동, 오프라인 라벨 QR로 재방문을 유도했다. 스탬프 5회 5천원 리워드를 도입하고, 최근 6개월 구매고객 430명에 쿠폰을 타깃 발송해 회수율 21%를 기록했다. 덕분에 재구매 매출이 34% 늘었다.

① 입구 2m ‘계절존’ 고정, 12SKU 이내 ② 앵커:트래픽 1:10 내외 ③ 색상 3톤, 메시지 라벨 ‘지금 사야 할 이유’ ④ 가격 사다리 3단, 구성 70:30 룰 ⑤ 시계방향 원웨이와 바닥 안내 ⑥ 카운터 60cm 충동 존 3SKU ⑦ 주차별 테마·쿠폰·스탬프를 한달 캘린더로 통합. 최소 조건은 POS 품목별 전환 데이터, 간이 체류시간 측정, 라벨 인쇄만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