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매출 바꾼 BNPL·지갑

주인 민지는 대전 유성의 15평 뜨개·의류 공방을 운영합니다. 작년 겨울, 코트와 머플러가 잘 팔릴 때도 계산대 앞은 늘 혼잡했고 “다음 달에 올게요”라는 말이 자주 들렸죠. 올해는 달랐습니다. 손님이 원하면 세 번에 나눠 낼 수 있고, 휴대폰 지갑으로 5초 만에 결제할 수 있게 준비했거든요. 12월~1월 두 달간 매출은 전년 대비 27% 늘었고, 세트 구매 비중도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얼굴을 마주 보는 시간이 길어지며 단골의 눈빛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문제는 가격대였습니다. 코트는 한 번에 결제하기엔 부담스럽고, 커플·가족 셋이 함께 오면 총액이 커져 손이 멈췄습니다. 카드 긁는 시간도 길어져 줄이 늘었죠. 민지는 손님 표정에서 ‘欲과 걱정’이 동시에 스친다는 걸 봤습니다. “지금 사고 싶은데 이번 달이 빠듯해요.” 그 한마디가 쌓이며, 좋은 상품과 따뜻한 마음이 계산대에서 멈추곤 했습니다.

민지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손님이 망설이는 이유를 없애보자. 그래서 ‘3회 나눠내기 가능’, ‘휴대폰 지갑 결제 가능’ 안내를 만들고, 첫 주는 직원이 옆에서 친절히 설명하기로 했죠. 원칙은 단순했습니다. 복잡한 조건 없이, 누구나 이해할 말로, 계산대 앞 10초 안에 선택할 수 있게. 카드만 내밀던 손님이 휴대폰으로 결제하고, 커플 손님은 세트로 묶어 부담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계산대, 거울 옆, 외투 걸이 앞에 같은 문구를 붙였습니다. “세 번에 나눠 내실 수 있어요. 궁금하면 물어보세요.” 가격표엔 ‘지금 결제 시’와 ‘나눠내기 시 월 부담’ 예시를 두 줄로 표시했죠. 직원 대화문은 더 따뜻했습니다. “이 코트는 오래 입을 거잖아요. 편한 방식으로 골라보세요.” 설명이 쉬워지니 질문이 줄고, 줄이 줄었습니다.

민지는 코트·머플러·장갑을 묶어 ‘따뜻한 길목 세트’를 만들었습니다. 나눠내기를 염두에 두고 월 부담 예시를 붙였더니, 손님은 총액보다 ‘한 달 금액’에 시선을 두었습니다. 결과는 뚜렷했습니다. 세트 구매 비중이 18%에서 33%로 올라갔고, 손님은 “이번 달엔 이만큼만 부담하면 되네요”라며 미소를 보였습니다. 선택이 쉬워지면 마음의 문도 쉽게 열립니다.

민지는 규칙을 투명하게 붙였습니다. 수선이 가능한 품목, 교환 가능한 기간, 반품 시 택배비 안내를 명확히 적었죠. 나눠내기 중 교환이 생기면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직원 교육에 넣었습니다. 약속이 분명해지자 ‘혹시 문제 생기면?’이라는 걱정이 줄었습니다. 두 달간 반품률은 5%에서 3%로 내려갔고, 리뷰에는 “설명이 친절했다”는 문장이 늘었습니다.

피크 시간 결제 소요는 평균 40초 줄었습니다. 계산대 앞 대화가 ‘싼가요?’에서 ‘어울리나요?’로 바뀌며, 직원은 스타일 조언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었죠. 전년 동기간 대비 매출은 27% 증가, 세트 비중 상승, 반품률 하락.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관계였습니다. “다음에 올게요”가 “다음 달에 나머지 결제하고 장갑 하나 더 보러 올게요”로 바뀌었으니까요.

첫째, 한 자리에서 자주 팔리는 상위 10품목만 대상에 올리세요. 둘째, 가격표에 월 부담 예시 두 줄을 넣고 계산대·피팅존·출입문에 같은 문구를 붙이세요. 셋째, 직원 한 명을 ‘안심 설명 담당’으로 정해 첫 주만 옆에서 돕게 하세요. 넷째, 교환·반품 규칙을 종이 한 장으로 정리해 보이는 곳에 두세요. 준비가 크지 않아도, 손님은 배려를 크게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