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공방, 축제를 기회로 바꾸다
수원 행궁동 골목의 1인 도자기 공방. 임대료 월 120만 원, 월매출 280만 원에서 멈춰 있었습니다. 주인장은 동네 봄·가을 축제에 늘 구경만 갔죠. 작년 가을, 그는 3×3m 팝업 부스(참가비 20만 원)에 ‘15분 핸드빌딩 체험’과 ‘굽지 않고 가져가는 소품’으로 구성을 바꿨습니다. 목표는 판매가 아니라 체험 100명, 연락처 120개 수집이었습니다.

첫 실패: 예쁜 전시가 매출을 막았다
처음 시도는 보기 좋았지만 팔리진 않았습니다. 테이블을 작품으로 꽉 채워 손님이 손댈 공간이 없었고, 결제 동선도 뒤엉켰죠. 하루 8시간에 체험 27명, 매출 21만 원. ‘멋’이 ‘경험’을 가로막은 겁니다. 주인장은 부스를 반으로 나눠 오른쪽은 체험, 왼쪽은 결제로 단순화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줄 세우기 표지와 계산대 위치만 바꿔도 흐름이 달라집니다.


전환점: 15분 체험·2만 원 패키지
두 번째 날, 구성은 딱 세 가지: ① 15분 핸드빌딩(2만 원·키트 포함) ② 5분 색칠 소품(1만 원) ③ 완제품 3종(1.5만/2만/3만). 체험 6명당 1명은 완제품을 추가 구매하도록 ‘묶음 3만5천’ 제안을 고정 문구로 준비. 결과는 체험 118명, 완제품 41점, 일매출 86만 원. 체험 대기 비율을 15분 간격으로 끊어 회전율을 지켰고, 결제는 현금·간편결제만 허용해 속도를 올렸습니다.

행사장 바로 옆, 픽업 동선이 성패를 갈랐다
굽는 품목은 행사 종료 후 일주일 뒤 수령이 필요합니다. 그는 행사장 200m 옆 카페와 손잡고 ‘픽업 포인트’를 만들었습니다. 카페는 음료 쿠폰 제공, 공방은 픽업 명단과 보관함을 운영. 손님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령했고, 카페는 신규 손님이 늘었습니다. 비용은 쿠폰 협찬으로 0원. 동선 설계 하나로 불편이 ‘재방문 이유’가 됐습니다.


명함 대신 도장 카드, 재방문을 부르는 약속
명함은 잊히지만 약속은 남습니다. 체험 고객에게 ‘3회 도장 카드’를 나눠 줬습니다. 1회 체험, 2회 픽업, 3회 공방 방문 시 머그컵 소성 무료. 결과적으로 픽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었고, 축제 종료 후 4주 동안 공방 방문이 73건, 클래스 예약 28건이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종이 한 장이 광고비보다 강했습니다.

숫자로 본 성과: 두 달 만에 2.5배
축제 주간 총투입비용 42만 원(부스 20, 키트 15, 소모품 7). 매출은 이틀 합계 152만 원, 원가·비용 제외 순이익 58만 원. 더 중요한 건 이후 6주입니다. 클래스 신규 32명(1인 6만 원), 완제품 추가 판매 54점(평균 2만2천 원). 월매출은 280만→720만 원으로 반전. 반복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누구나 적용: 업종별 최소 세팅
베이커리: ‘5분 아이싱 체험+하루 뒤 픽업’. 세탁소: ‘오염 테스트 체험+축제 후 하루 내 급세탁 쿠폰’. 수선집: ‘가죽 케어 10분 체험+한 달 내 무료 광택’. 공통 최소 조건은 세 가지입니다. 15분 내 끝나는 체험, 2~3단계 가격표, 행사장 근처 픽업·재방문 동선. 이 셋만 갖추면 첫 시도라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끝까지 남는 건 기술이 아니라 태도
행사는 반짝이고, 체험은 즐겁습니다. 그러나 고객이 기억하는 건 태도입니다. 기다리는 사람에게 먼저 물 한 컵을 건네고, 실패작도 ‘이 또한 추억’이라며 웃게 만드는 표정. 기술은 배우면 되고, 태도는 훈련해야 합니다. 30년을 돌아보면 살아남은 가게는 늘 ‘사람을 이기게 한’ 곳이었습니다. 축제는 그 마음을 보여 줄 무대일 뿐입니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작은 체험·명확한 동선·재방문 약속, 이 세 가지가 지역행사를 매출 사다리로 바꿉니다. 오늘 한 칸부터 놓으세요. 길은 서두르지 않아도, 꾸준한 발걸음을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