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매출 터지는 우선순위

마포 염리동 골목의 세탁소·학원·미용실 사장 세 명이 ‘세글미 연합’을 꾸렸다. 환절기마다 들쭉날쭉한 수요로 적자 직전이던 이들은 데이터로 우선순위를 재배치했다. 결과는 8주 만에 총매출 23% 증가, 고가 서비스 비중 11%p 상승, 재방문 17% 증가, 고객 불만은 32% 감소였다. 작은 골목 상권이 달력 하나로 판을 뒤집은 셈이다.

일교차가 커지자 이불·패딩 세탁 접수는 주중 급증 후 주말 급감, 학원은 감기 결석으로 결제 취소, 미용실은 두피·모발 케어 문의만 늘고 컷·염색은 비었다. 인력은 남는데 피크엔 대기 줄이 길었다. 쿠폰을 난발했지만 원가는 오르고 객단가는 하락, NPS도 –6까지 떨어졌다. 모두가 ‘느낌’으로 대응한 게 패착이었다.

세 명은 POS·예약·상담 메모를 CSV로 모아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붙이고, 기온·미세먼지 지수만 가져와 그래프를 겹쳤다. 분석 결과, 최소기온 하락 1℃는 이불·패딩 세탁 접수 +3.2%, 초미세먼지 나쁨은 두피 케어 문의 +4.5%, 일교차 7℃ 이상은 학원 결석률 +2.1%와 유의미하게 동행했다. 감으로가 아니라 데이터로 우선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주간 테마를 고정했다. 최저기온 10℃ 이하 주엔 세탁소 ‘이불·패딩 24h 퀵’, 미세먼지 나쁨 예보 주엔 미용실 ‘두피복원 집중’, 일교차 큰 주엔 학원 ‘결석 대체·집중관리’ 운영. 홍보·인력·재고를 테마에 맞춰 몰아주자 노출 대비 전환이 선명해졌다. 주별 메인 CTA도 하나로 통일해 고객 선택 피로를 줄였다.

세탁 2회+두피케어 1회+학원 집중관리 1회로 구성한 4주 패스를 출시했다. 정가 대비 15% 낮추고 가족 공유 가능하도록 설계, 첫 주 86건 판매로 시작해 회전율 62%를 기록했다. 패스 구매 고객의 6주 LTV는 일반 대비 1.7배, 채널별로는 카카오 알림톡이 가장 높았다. 서로의 피크를 메워 전체 수익 변동성을 줄였다.

미용실은 11–14시 비수기 타임에 두피케어 10% 혜택, 세탁소는 20–22시 무인라커 픽업을 열고, 학원은 17시에 ‘대체수업 자동예약’ 알림을 보냈다. 알림은 2회까지만, 마지막은 30분 전 짧은 메시지로 제한해 피로도를 낮췄다. 예약 전환율은 27% 상승, 노쇼는 36% 감소했다. 같은 자원으로 더 많은 피크를 흡수했다.

세탁소는 저녁 집중주엔 건조기 가동순서를 재배열해 리드타임을 18% 단축, 미용실은 두피 케어 키트를 세트화해 준비시간을 6분 절감, 학원은 보건관리 동의서 전자화로 상담 대기 9분을 줄였다. 소모품 발주는 주간 테마 기준으로 상향·하향 조정해 재고회전일 4.2일을 달성, 현금흐름이 안정됐다.

세탁소: 최저기온·빨래무게·건조슬롯을 연결해 피크 주간을 예측, 무인라커와 퀵옵션으로 병목 해소. 학원: 결석 사유 로그 표준화, 대체수업 자동 배정과 주간 집중반 운영. 미용실: 미세먼지 예보일 전후로 두피·모발 복원 집중주를 편성해 고가 시술 비중을 늘린다. 광고는 주 테마 1개만 전면 배치한다.

1일차: POS·예약·상담 CSV 4주치와 기온·미세먼지 데이터를 시트 한 탭에 합친다. 2일차: 상관이 높은 지표 2개만 뽑아 다음 주 테마를 확정하고 인력·재고·문구를 정렬한다. 3일차: 번들 1종과 타임세일 1개로 A/B 테스트를 시작, KPI는 접수건·고가비중·재방문으로 단순화한다. 복잡함을 덜어야 속도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