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평 카페, ‘한 잔만’에서 ‘따뜻한 한 세트’로
주인 민지 씨는 노은동에서 12평 카페를 운영합니다. 작년 겨울, 손님 대부분이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만 사고 갔습니다. 하루 매출은 비슷한데 인건비와 난방비가 눌러 앉았죠. 민지 씨는 ‘따뜻한 음료 + 갓 구운 쿠키’ 번들을 만들고 동선을 바꿨습니다. 결과는 한 달 평균 결제액 5.9만원→6.5만원, 객단가 약 6천원 상승. 손님은 배 부른 만족감, 가게는 여유 있는 마감이 생겼습니다.

실패의 시작: 진열은 예쁘지만 손은 춥다
초기엔 머그, 쿠키, 티백이 제각각 떨어져 있었습니다. 카운터 앞은 장식품 위주라 손이 갈 게 없었고, 테이크아웃 손님은 뒤에 있는 쿠키를 못 보고 지나쳤죠. ‘예쁜 진열’이 ‘보이는 선택지’를 가리고 있었던 겁니다. 민지 씨는 손님 동선을 따라 잡화 대신 따뜻한 메뉴 시연컵, 김 서리는 보온 유리돔, 갓 구운 쿠키 바구니를 전면으로 가져왔습니다. 손이 닿는 곳에 따뜻함이 오자 선택이 쉬워졌습니다.


전환의 계기: 한 문장 권유가 바꾼 흐름
‘따뜻한 거 필요하죠? 오늘은 밤라떼에 미니 스콘이 잘 어울려요.’ 민지 씨가 정한 권유 문장은 이 한 줄이었습니다. 길지 않고, 선택지를 하나만 제안하니 손님이 편했습니다. ‘추운 날 한 잔 더’ 대신 ‘따뜻한 조합 한 세트’로 말하니 손님은 자신을 돌보는 느낌을 받았고, 번들은 자연스럽게 기본 선택이 됐습니다. 직원들도 외우기 쉬워 매번 같은 톤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핵심 전략 ① 구역을 나눠 온기 동선을 만든다
입구–대기–결제–픽업을 일직선으로 두지 않고, 대기 구역에 보온 포트와 시음 미니컵을 비치했습니다. 사람은 추운 날 따뜻한 쪽으로 몸을 틉니다. 시음 위치를 대기선 옆에 붙이자 자연히 손이 가고, 메뉴판보다 ‘지금 느끼는 온기’가 결정을 도왔습니다. 픽업대엔 ‘세트 추가 시 머그 리필 반 값’ 작은 표지를 붙여, 마지막 순간에도 부드럽게 번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핵심 전략 ② 세트는 3단계, 선택은 1초
세트는 S(온음료+미니 간식), M(시그니처+쿠키), L(시그니처 라지+따끈한 파니니) 3단계로 고정했습니다. 이름은 복잡하지 않게, 가격차는 1천~2천원씩. 계산대엔 큰 메뉴판 대신 ‘오늘의 따뜻한 세트 3가지’ 카드만 세웠습니다. 손님이 오래 고민하지 않도록, 선택 시간을 1초로 줄인 겁니다. 가장 많이 팔린 건 중간 단계 M, 다음은 S. L은 주말 가족 단위가 즐겨 찾았습니다.

핵심 전략 ③ 굽는 시간표로 ‘막 구운 향’을 예약
오전 10시, 14시, 17시. 하루 세 번 쿠키를 굽는 시간을 딱 정했습니다. 굽는 동안 환풍을 줄이고, 향기가 카운터까지 머물게 했죠. 향은 말보다 빠릅니다. 굽는 타이밍에 맞춰 ‘따끈한 세트’ 표지를 세우니 자연스레 손님이 그 시간에 몰렸고, 재고 버림도 줄었습니다. 굽는 양은 지난주 같은 요일 판매량의 80%로 시작, 품절이 잦으면 10%씩 올렸습니다.


어떻게 시작할까: 업종별 최소 셋업
카페는 보온 돔+시음 미니컵+3단계 세트 카드부터. 베이커리는 ‘스프 한 컵+절반 크루아상’처럼 가벼운 한 끼 세트를, 분식점은 어묵 국물+김말이 조합을 추천합니다. 공통은 한 문장 권유와 전면 진열, 그리고 굽기·데우기 시간표입니다. 공간이 좁다면 입구 앞이 아닌 결제 대 앞 60cm에 집중하세요. 손님이 멈추는 곳에서 결정이 납니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따뜻함은 말이 아니라 동선과 순간으로 전해집니다. 오늘, ‘한 문장 권유’와 ‘3단계 세트’, ‘굽는 시간표’부터 시작해보세요. 손님은 편안함을, 가게는 넉넉한 결제를 만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