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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 Biz1hour

등록임대 8년 만료로 임대료 충격이 예고됩니다. 소상공인이 당장 확인할 계약 캘린더, 전월세전환율 계산법, 주간 현금흐름 시뮬레이션과 협상 대안 등 12개월 생존 습관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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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 Biz1hour

월요일 아침, 공덕동 골목의 카페는 늘 같은 속도로 문을 연다. 사장 민수는 에스프레소 첫 잔을 뽑으며 원두 시세표를 훑다가 멈칫했다. 원두가 아니라 집세가 더 무섭다. 계산서처럼 또박또박 오는 건 재료비지만, 삶을 뒤흔드는 건 집주인의 통지서다. 가게 말고 집 얘기다. 아침마다 라떼를 사 가는 단골들 얼굴을 떠올리면, 그들의 월세도 한 잔씩 비싸지고 있다는 걸 안다. 손님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가 전기요금도, 최저임금도 아닌 “집”일지도 모른다. 그중 한 명, A씨의 사연을 잠깐 들어보자.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rent hike preparation 관련 이미지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rent hike preparation 관련 이미지

2018년에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서 2년에 한 번 올릴 수 있는 임대료가 최대 5%로 묶였다. 덕분에 보증금 2억6천만 원에 월세 55만 원으로 시작한 계약이 지난해엔 79만 원이 됐다. 8년 동안 7만에서 10만 원씩만 올라가니 숨통이 트였다. 그런데 전월세전환율 4.7%를 대입하면 A씨의 환산 보증금은 4억6천만 원 수준, 같은 단지 신규 전세는 8억 원에 거래된다. 등록임대 8년이 끝나는 2026년에 시세대로 재계약하면 전세 보증금만 3억4천만 원을 더 올려야 하거나, 월세로는 211만5천 원을 감당해야 한다. A씨는 “200만 원이 넘는 월세를 어떻게 내냐”고 묻는다. 이 질문은 곧 가게 매출표에도 등장한다. 손님이 지갑을 닫고, 알바생이 교통비와 월세를 이유로 시급 협상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소상공인 cashflow 관련 이미지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소상공인 cashflow 관련 이미지

임대사업자 등록은 한때 시장의 완충장치였다. 8년, 5% 상한. 급등과 급락을 막는 범퍼였다. 2018년에 등록이 급증했고, 2020년에는 아파트 등록 자체가 막히면서 새로 들어오는 물량이 줄었다. 지금 남아 있는 등록임대 아파트는 10만 호 남짓으로 추정되고, 제도상 8년이 차례대로 만료되며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제도는 사라지지만 사람은 남는다. 남은 사람의 지갑이 흔들리면 동네 경제가 덜컥인다. 소상공인에게 등록임대의 자동말소는 그저 부동산 뉴스가 아니라, 체감 매출의 곡선을 바꾸는 원인 변수다.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rent-to-deposit conversion rate 관련 이미지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rent-to-deposit conversion rate 관련 이미지

가계의 월세 충격은 곧 동네의 숨은 ‘생활 최저비용’을 밀어 올린다. 손님은 식사 한 번을 줄이고, 배달팁을 아낀다. 알바생은 주 3일에서 4일로 늘리기를 제안하거나, 반대로 퇴사 후 집 근처 일자리를 찾는다. 사장은 인건비를 올릴지, 영업시간을 조정할지 계산기만 두드린다. 모두가 조금씩 물러서는 사이, 가게의 현금흐름은 얇아진다. 주말 특수를 믿고 평일 마케팅을 줄였다가, 비 오는 토요일을 만나면 한 주가 통째로 비게 된다. 8년 동안 가격을 묶어줬던 ‘임대’라는 범퍼가 빠지자, 일상의 요철이 그대로 진동으로 전해지는 느낌이다. 집주인의 세계도 편치 않다.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lease contract calendar 관련 이미지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lease contract calendar 관련 이미지

등록임대 말소와 함께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혜택이 사라지면 보유세가 커진다. 아파트값이 회복된 지역이라면 내년도 공시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나 현실화율의 조정 폭에 따라 체감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임대인이 세금 폭탄을 걱정하기 시작하면 선택지는 셋이다. 매도를 고민하거나, 시세대로 임대료를 올리거나, 혹은 공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당히’ 올리고 우량 세입자를 붙잡는다. 이 셋 중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우리 동네의 임대료 지도는 달라진다.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다음 12개월을 건너갈 구체적인 습관이다. 첫째, 계약서의 캘린더를 오늘 당장 확인한다. 집이든 가게든 갱신 시점, 인상 상한, 특약을 눈으로 봐야 협상 타이밍이 생긴다.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weekly cashflow simulation 관련 이미지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weekly cashflow simulation 관련 이미지

둘째, 전월세전환율을 계산해본다. “월세 10만 원은 보증금 얼마와 같다”는 감각을 갖는 순간, 집주인과의 대화에서 숫자로 제안할 수 있다. 셋째, 현금흐름을 주 단위로 분해한다. 매출–원가–인건비–고정비–가계 주거비를 한 화면에 놓고, 어느 항목이 5%만 올라가도 버거워지는지 시뮬레이션한다. 이때 가계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월세를 ‘가게의 고정비’처럼 취급하면 판단이 빨라진다. 넷째, 협상에는 대안이 필요하다. 장기 거주를 약속하는 대신 인상폭을 낮추는 ‘기간–가격’ 교환, 소소한 수리와 도배를 세입자가 맡는 대신 월세를 조금 줄이는 ‘유지관리–가격’ 교환은 실제로 효과가 있다. 공실은 임대인에게 가장 큰 리스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landlord negotiation strategies 관련 이미지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landlord negotiation strategies 관련 이미지

이사도 전략이 된다. 같은 동네라도 초등학교 경계, 역세권 반경, 준공연도에 따라 월세가 천천히 갈라진다. 500m만 옮겨도 월 20만 원이 줄고, 그 20만 원은 가게 홍보에 쓸 두 번째 카드가 된다. 무턱대고 빼는 이사보다는, 2026년 등록임대 만료 물량이 몰리는 시기와 맞춰서 집을 보러 다니면 협상력이 생긴다. 집주인도 매물과 세입자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한다. 발품은 비용이 아니라 수익이다. 사장님이 임대인이라면, 다른 퍼즐이 놓인다. 보유세 시뮬레이션과 대출 만기, 전세보증 가입 비용, 공실 리스크를 한 장표에 붙여보자.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rental market risk 관련 이미지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rental market risk 관련 이미지

세금과 이자, 관리비를 합친 ‘보유 총비용’이 연간 임대수입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 알면 매도와 보유의 기준점이 선다. 시장이 불안할수록 좋은 세입자를 길게 모시는 게 최선인 경우가 많다. 세입자에게 갱신 의사를 먼저 묻고, 인상폭 대신 약속의 기간을 길게 가져가면 서로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부동산은 결국 사람 사이에서 굴러간다. 카페 민수는 계산대 옆 화이트보드에 작은 칸을 하나 더 만들었다. ‘집’. 매출과 원가 옆에 놓인 이 칸에는 그의 집세, 스태프들의 통근거리, 임대차 갱신 시점이 적힌다. 누군가에게는 사적인 정보일지 몰라도, 그에게는 비즈니스의 변수다.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tenant-landlord negotiation 관련 이미지
등록임대 말소 대비 실전 가이드 부동산·임대 tenant-landlord negotiation 관련 이미지

점심 피크 타임을 넘긴 오후, A씨가 라떼를 받아들고 말했다. “올해까진 버텨도, 내년부턴 진짜 고민이네요.” 민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도 내년 메뉴를 미리 바꿔야죠. 모두가 힘든 시즌에는 쉽게 팔리는 걸로.” 메뉴를 바꾼다고 집세가 내려가진 않지만, 낙관은 액션을 만든다. 임대의 완충장치가 사라진 시대, 우리에게 남은 건 현금흐름과 타이밍, 그리고 사람과의 약속이다. 한 잔의 커피처럼 작은 결정을 모아 한 달을 견디고, 그 한 달을 쌓아 2026년을 건너는 것. 도시의 임대가 다시 요동칠 때, 소상공인의 버팀목은 결국 숫자 위에 서 있는 일상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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