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장사 한숨 돌리고 뉴스를 보는데, 낯선 단어들이 줄줄이 보이더라고요. ‘플랫폼법’, ‘통상 압박’, ‘미 하원 재발의’…. 멀게 느껴지지만 사실 우리 가게 매출표와 바로 연결된 이야기예요. 미국에선 한국이 글로벌 플랫폼을 “부당하게 규제”하면 정부가 개입하도록 하는 법안이 다시 상정됐고, 워싱턴의 기술정책 싱크탱크 ITIF는 아예 한국의 플랫폼 규제 추진을 접으라고 잇달아 보고서를 내고 있거든요. 이 쟁점이 커질수록 규제는 더디고, 수수료·광고정책은 출렁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우리처럼 플랫폼에 기대어 손님을 만나는 소상공인에게는 곧 ‘월말 정산’의 문제죠.
([의회.gov][1]) 정치를 떠나 팩트만 볼게요. ITIF는 2024년 말부터 한국의 디지털 경쟁 규제가 혁신을 꺾고 소비자 편익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고, 2025년엔 “수출주도만으론 안 된다, 서비스 생산성과 넓은 기술혁신에 집중하라”는 제언과 함께 플랫폼 사전규제의 보류를 또 강조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플랫폼을 옥죄지 말고 기존 공정거래 체계로 점검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키워라”는 메시지예요. 이 흐름 속에서 미국 쪽 압박은 법·외교·관세 카드까지 섞이며 수위를 높이고 있고, 한국의 법안은 유럽식(DMA) 모델을 참고했다는 이유로 더 큰 논쟁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규제의 방향이 한 번에 정리되기보다는 ‘밀고 당기기’가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불확실성의 길,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에요.
([ITIF][2]) 그럼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할까요. 저는 ‘수수료 1%p’가 우리 가게 손익분기점에 어떤 의미인지부터 가늠해 보자고 권하고 싶어요. 지난달 매출에서 플랫폼 주문 비중과 평균 마진을 넣어 간단히 계산해 보세요. 예를 들어 플랫폼 매출 비중이 70%, 평균 마진이 20%인 가게가 수수료가 2%p 오르면, 체감 이익은 7% 안팎 줄어듭니다. 반대로 광고단가가 내려가거나 노출 정책이 바뀌어 주문 전환율이 0.3%만 올라가도 이익은 눈에 띄게 복원돼요. 규제가 어떻게 흘러가든, 우리는 ‘수수료 시나리오’와 ‘노출 시나리오’를 동시에 들고 있어야 합니다.
채널도 분산하세요. 같은 상품이라도 네이버·쿠팡·인스타샵·자사몰(또는 카카오 채널) 중 최소 두 곳 이상에 발을 담그고, 픽업·예약 같은 오프라인 유입 장치를 반드시 하나 붙입니다. 이걸 저는 ‘멀티호밍 생활화’라고 부르는데, 플랫폼 정책이 흔들릴 때 가장 싼 보험이에요. 중요한 건 고객 데이터의 주권입니다. 영수증 문자 opt-in, 카카오 채널 추가 쿠폰, 오프라인 재방문 쿠폰으로 1차 데이터를 모아 두면 광고비가 출렁여도 바로 리타게팅이 가능해요.
리뷰는 플랫폼 안팎을 나눠 키우세요. 플랫폼 리뷰는 전환용, 인스타·지도·블로그 리뷰는 검색용으로 목적을 다르게 설정하면 효율이 높아집니다. 광고는 “한 달 한 번 실험”을 습관화하세요. 동일 예산으로 소재 2종, 타깃 2종을 교차해 ROAS와 매출총이익(GP) 기준으로 승자만 남기는 식이에요. 플랫폼이 노출 알고리즘을 고치면, 이전 성공 공식을 미련 없이 버려야 합니다.
변화가 잦은 시기일수록 ‘짧게 실험—빨리 폐기—작게 확장’이 정답이에요. 계약도 살펴봐요. 정산 주기, 패널티, 광고패키지 자동갱신 조항은 매출이 흔들릴 때 독이 되기 쉽습니다. 적어도 분기마다 스크린샷과 PDF로 계약·정산 내역을 쌓아두세요. 크레딧·쿠폰·프로모션 보조가 어디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모르면 진짜 수수료율을 계산할 수 없어요.
사진 저작권과 제품 상세페이지 원본(이미지·문구·리뷰 스크랩)은 정기 백업해 두고요. 플랫폼을 떠나겠다는 뜻이 아니라, “언제든 옮길 수 있는 준비”가 협상의 힘이거든요. 오프라인에서도 한 발을 빼놓지 맙시다. 픽업 전용 할인, 동네 연합전, 이웃 가게와의 번들 메뉴처럼 손님을 우리 공간으로 다시 데려오는 이유를 만드세요. 플랫폼이 손님을 발견하게 해준다면, 오프라인은 그 손님을 ‘우리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정책이 어떻게 흘러가든, 단골은 규제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매출원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마음가짐. 워싱턴과 여의도의 기 싸움은 우리의 통제 밖이에요. 하지만 재고 회전, 고객 명단, 채널 분산, 계약 관리, 광고 실험은 전부 우리 손 안에 있습니다. 거대한 규제 논쟁은 결국 수수료와 노출, 정산 주기로 번역돼 우리 통장에 들어오죠.
오늘 할 일은 단순합니다. 손익표에 ‘수수료 ±2%p’ 시나리오를 넣고, 채널 하나를 더 열고, 고객 연락처 수집률을 10% 올리는 것. 뉴스는 파도처럼 오가지만, 우리의 배는 균형을 배우며 더 멀리 갑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통상 카드가 다시 흔들릴 때, 우리는 이미 돛과 노를 손에 쥐고 있을 거예요. ([ITIF][3]) [1]: https://www.congress.gov/bill/119th-congress/house-bill/3193/text?utm_source=chatgpt.com "H.R.3193 - 119th Congress (2025-2026): United States- ..." [2]: https://itif.org/publications/2024/12/09/south-korea-should-resist-new-digital-platform-laws/?utm_source=chatgpt.com "Why South Korea Should Resist New Digital Platform Laws" [3]: https://itif.org/publications/2025/03/04/koreas-digital-gamble-new-tech-rules-hurt-innovation-help-china/?utm_source=chatgpt.com "Korea's Digital Gamble: Will New Tech Rules Hur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