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피크타임 결제 속도 설계

겨울은 손님이 몰리는 시간과 비는 시간이 뚜렷합니다. 이때 핵심 질문은 단순합니다. “우리 가게는 한 시간에 결제를 몇 건 처리할 수 있는가?” 결제 한 건에 걸리는 시간이 길면 줄이 늘어나고, 줄이 길면 포기하는 손님이 생깁니다. QR과 모바일단말의 목적은 멋진 장비가 아니라 ‘한 건 처리 시간’을 줄여 줄 길이를 관리하는 데 있습니다.

드러커는 일을 개선하려면 먼저 현재를 정확히 보라고 했습니다. 포터도 강점은 현장에서 드러난다고 강조했습니다. 겨울 운영의 본질은 광고가 아니라 흐름입니다. 출입문, 계산대, 픽업대 사이를 따라 15분만 관찰해 보세요. 어디서 멈추고, 왜 멈추는지, 직원이 어떤 질문을 반복받는지 적으면 개선 지점이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스톱워치로 점심 피크 30분을 재며 결제 시작부터 영수증 출력까지 걸린 시간을 10건 기록하세요. 이 수치의 평균이 ‘한 건 시간’입니다. 동시에 줄 길이와 포기한 손님 수를 표시하면 됩니다. 계산은 어렵지 않습니다. 한 시간에 처리 가능한 건수는 ‘60분을 한 건 시간으로 나눈 값’이고, 줄 길이는 그 차이를 보여주는 경고등입니다.

현장 관찰을 하면 대개 이런 패턴이 나옵니다. 현금은 거스름돈 확인으로 20~25초, 카드는 인증·영수증 출력까지 30~40초, QR은 손님이 미리 준비하면 10~15초에 끝납니다. 중요한 건 평균이 아니라 변동폭입니다. 카드 오류 한 번이면 60초가 넘고, 현금 지갑 찾기만 20초가 추가됩니다. QR은 변동폭이 가장 작아 줄 흐름을 안정시킵니다.

성수동 12평 카페는 주말 점심 대기 9~12명을 반복했습니다. 계산대 1대 옆에 휴대용 단말 1대를 추가해 테이크아웃 손님만 분리 결제했더니, 점심 60분 처리 건수가 48건에서 62건으로 늘었습니다. 한 건 시간은 28초에서 19초로 줄었고, 줄 포기 손님은 1일 평균 7명에서 2명으로 감소했습니다. 추가 비용은 단말 대여료와 종이 표지판뿐이었습니다.

역앞 분식집은 포장 손님이 몰릴 때 번호 호출이 꼬였습니다. 계산대와 주문을 분리해 ‘QR 선결제 전용 창구’를 만들고, QR 스티커 3장을 문·벽·메뉴판에 붙였습니다. 손님은 QR로 결제 후 번호표만 받아 갑니다. 피크 90분 처리 건수는 110건에서 138건으로 늘었고, 계산대 체류 시간은 32초에서 14초로 줄었습니다. 환불은 종이 양식으로 간단히 처리했습니다.

한 줄에 모든 손님을 넣지 마세요. 포장·매장, 현금·QR을 나눠 두 줄만 만들어도 체감 속도는 크게 빨라집니다. 입구에 A4 안내문으로 “QR 선결제는 오른쪽, 현금·카드는 왼쪽” 문구를 크게 붙이고 바닥에 테이프 표시를 해두면 혼선이 줄어듭니다. 직원 한 명을 ‘줄 안내 담당’으로 지정하면 질문 반복이 사라지고, 직원 피로도도 낮아집니다.

혹한에는 단말 배터리가 빨리 닳고, 통신 장애가 잦습니다. 대비책은 단순합니다. 예비 배터리 2개, 휴대용 라우터 1대, 종이 영수증과 현금통을 준비하세요. 장애가 3분을 넘기면 바로 ‘수기 결제·현금 우선’으로 전환하고, QR 결제 실패는 이름·연락처를 받아 후결제로 처리합니다. 장부에 시간·금액·이름을 남기면 마감 오류를 막을 수 있습니다.

1개월차엔 한 건 시간과 포기 손님을 매일 15분 기록합니다. 2개월차엔 가장 빠른 두 결제 방식을 골라 전용 줄을 만들고, 안내문과 바닥 표시를 표준화합니다. 3개월차엔 모바일단말을 1대 더해 ‘피크만 투입’ 원칙을 세우고, 직원 교육표와 장애 대응표를 벽에 붙입니다. 4~6개월차엔 계절·날씨별 데이터를 쌓아 목표 시간을 계절별로 다르게 운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