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방의 ‘라이트브릭’, 숫자로 말한 현재
부산 사상구 12평 공방에서 모듈형 자석 조명 ‘라이트브릭’을 만든 김대표. 2024년 말 하루 3~5대 판매, 월매출 900만원에 영업손실 -180만원. 2025년 7개월간 MVP→검증→포지셔닝 재정의로 월매출 3,200만원, 매출총이익률 28%→46%, 월 현금흐름 +420만원으로 반전했다. 주고객은 카페·숙박업 인테리어 교체 수요로 명확해졌고, 평균 주문단가는 7.8만원→12.6만원으로 상승했다.

초기 실패: 반짝 매출 뒤 반품과 마진 붕괴
런칭 첫달 SNS 버즈로 1,200만원을 팔았지만 반품률 12%, 불량률 6%가 치명적이었다. BOM이 5.6만원인데 7.9만원에 팔아도 포장·광고비 포함 공헌이익이 거의 0. NPS는 6, 설치 난이도 불만이 누적됐다. CAC는 27,000원으로 높았고 재구매율 7%에 그쳐 LTV/CAC가 2 미만. ‘예쁘다’는 피드백은 많았지만 지갑을 여는 이유가 약했다.


전환의 계기: 20명 심층인터뷰가 밝혀준 용도
우리는 구매·반품 고객 20명을 40분씩 인터뷰했다. 핵심 인사이트는 ‘집보다 매장’이었다. 카페·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설치 난이도와 유지보수, 교체 리드타임을 가장 중시했다. 또한 테이블 조명은 충전·분실·배선 문제가 반복되어 총소유비용(TCO)이 높았다. 즉, 감성 조명보다 ‘운영비 절감형 매장 솔루션’이 정답이었다.

결정적 선택: B2C에서 매장용 B2B2C로 피벗
우리는 일반 소비자 판매 비중을 70%→30%로 낮추고, 카페·숙박업 대상 세트 번들(기본 6개+허브 전원+앵커)를 79,000원 단품에서 119,000원 세트로 전환했다. 설치를 자석 브라켓 원터치로 바꾸고 배선을 모듈 허브로 표준화했다. 가격은 올렸지만 설치시간 18분→6분, 유지비 30% 절감 가치를 앞세워 ‘가격 대비 비용절감’ 메시지로 재포지셔닝했다.


MVP 루프 3회전: 측정 가능한 가설만 테스트
3주 주기로 빌드-측정-학습을 3회 반복했다. 1차는 ‘설치시간 50% 단축’ 가설(A/B: 브라켓 형상), 2차는 ‘단가↑ 대신 불량↓’ 가설(커넥터 등급 변경), 3차는 ‘세트 번들·정액 AS’ 가설(월 4,900원). KPI는 설치시간, 초기불량률, 30일 재구매율. 결과적으로 설치시간 -66%, 초기불량률 6%→1.8%, 30일 재구매율 7%→18%로 유의미하게 개선되었다.

유닛 이코노믹스 재설계: BOM 21% 절감과 공정 단순화
부품 공용화로 SKU를 42→19개로 줄이고, 알루미늄 압출 바디를 금형 전환해 원가를 5.6만원→4.4만원으로 낮췄다(-21%). 작업자 1인 택트타임을 11분→6분으로 단축, 월 생산 600→1,200대로 확대. 포장재를 재활용 완충재로 대체해 단가 -700원, 파손률 -60%. 이로써 공헌이익이 대당 2.3만원→4.8만원으로 상승, 광고 포함 손익분기 매출은 1,450만원→1,020만원으로 내려갔다.


채널·리텐션: CAC 절반, LTV는 2.3배 키우다
도매협력과 시공사 리퍼럴을 열어 CAC 27,000원→12,000원(-56%). 세트 번들로 초기 마진을 확보하고, 교체 모듈·확장 브릭을 월 구독(4,900원)으로 전환해 월 ARPU +3,100원. 6개월 LTV는 68,000원→154,000원, LTV/CAC 1.9→3.7로 개선. 반품률 12%→3.2%, NPS 6→43, 리드타임 7일→3일, 설치 지원 티켓은 주문 100건당 14건→5건으로 줄어들었다.

당장 적용: 소상공인형 PMF 체크리스트 5단계
① 고객용도 재정의: 구매·반품 고객 15~20명 인터뷰로 ‘집 vs 매장’ 같은 1순위 사용 맥락 확정. ② 측정 가능한 가설 3개만 선정: 설치시간·불량률·재구매율처럼 비용과 직결된 지표로 한정. ③ 번들·가격 실험: 단품 대신 세트 기준으로 공헌이익을 계산해 손익분기 매출을 낮출 것. ④ 유닛 이코노믹스: BOM 상위 20% 부품부터 공용화·금형화, 택트타임 표준작업서로 절감. ⑤ 채널 믹스: 도매·시공사·입점으로 CAC를 분산하고, 소모품·확장모듈을 구독형으로 전환.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수익이 최우선이라면 ‘예쁜 제품’이 아니라 ‘숫자로 증명된 용도’가 먼저입니다. 인터뷰로 용도를 재정의하고, 측정 가능한 가설 3개만 돌리며, 공헌이익 기준으로 가격·번들을 설계하세요—작은 MVP라도 올바른 지표를 잡으면 7개월이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