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의 본질: 고객 약속을 지키는 역량
이런 방법은 어때요? 재고를 ‘창고에 쌓인 물건’이 아니라 ‘약속을 이행하는 역량’으로 정의해보죠. 품절은 약속 불이행, 과잉은 현금의 감금입니다. 단기 할인이나 덤으로는 구조가 안 바뀝니다. 질문을 바꾸면 해법이 보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언제 준비해야 고객의 ‘할 일(Job)’을 매끈하게 끝내줄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모든 지표와 프로세스의 기준점이 됩니다. 파괴적 혁신은 복잡한 시스템을 단순한 규칙으로 재설계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재고본질고객약속JTBDstockout
측정되지 않으면 관리되지 않는다: 세 가지 핵심 지표
드러커의 통찰처럼, 관리의 출발은 측정입니다. 첫째, 재고회전일수(DIO): 재고가 돈으로 바뀌는 속도입니다. 둘째, 안전재고(SS): 리드타임 변동과 수요 변동을 흡수하는 완충지대입니다. 셋째, 리드타임(LT): 발주에서 입고까지 걸리는 총시간입니다. 이 세 지표를 SKU별로 주간 단위로 보며, POS 판매실적과 자동 연동해 추세를 시각화하세요. 목표는 ‘감’이 아니라 ‘규칙’으로 발주가 결정되는 상태입니다.

지표설계회전일수metricsleadtime
포터의 통찰: 운영효율 vs 전략, SKU를 선택과 집중
포터는 운영효율만으로는 지속 우위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차별화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매출의 70~80%를 만드는 A급 SKU를 먼저 보호하고, B·C급은 회전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정리합니다. 진열은 전략의 거울입니다. 핵심SKU는 안전재고를 더 두되, 느린재고는 발주 빈도 감소와 최소주문수량(MOQ) 재협상을 병행하세요. 공간·현금·주의력이라는 제한 자원을 핵심에 재배치하는 순간, 품절·과잉의 동시해결이 가능해집니다.

SKU정리핵심상품focustradeoff
크리스텐슨 적용: ‘충분히 좋은’ 간단 자동화가 게임체인저
새롭게 시도해보자! 거창한 ERP가 아니라, POS+구글시트+간단 재고앱 정도의 ‘충분히 좋은’ 조합으로도 파괴적 효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비용·저복잡의 도구가 현장의 저항을 줄이고, 학습 속도를 높입니다. 핵심은 규칙입니다. 예: 재고경고점(RoP)=평균일판매량×리드타임+안전재고. 이 공식을 시트에 넣고, 재고<=RoP이면 발주 제안이 자동 생성되게 합니다. 사람은 승인만 하고, 시스템이 제안합니다. 단순함이 실행력을 만듭니다.

파괴혁신간소화goodenoughautomation
사례① 동네 베이커리: 일일 생산·발주 분리로 폐기 급감
차별화하려면 생산과 발주를 분리하세요. 한 베이커리는 POS에서 품목별 판매분포를 뽑아 ‘아침·점심·퇴근’ 시간대별 수요를 추정했습니다. A급 품목은 안전재고를 높이고 소량 다회전, B급은 하루 1회 생산으로 묶었습니다. 발주는 원재료 기준으로 RoP 자동제안을 쓰고, 승인만 수동으로 수행. 6주 뒤 폐기율이 뚜렷이 낮아지고 인기품목의 품절이 사라졌습니다.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빠른 피드백 루프입니다.

베이커리폐기감소bakeryreorder
사례② 카페: 계절성 수요에 맞춘 우유·시럽 안전재고 재설계
여름엔 아이스, 겨울엔 라떼. 한 카페는 지난 8주 판매를 이동평균으로 매끈하게 만든 뒤 요일계수와 기온계수를 곱해 일별 수요를 추정했습니다. 우유는 리드타임이 짧아 일일 발주, 시럽은 묶음할인이 커 주 1회 발주로 전략을 달리했죠. 냉장공간 제약을 고려해 ‘최대보유수준(Max)’을 설정, RoP와 함께 자동 제안에 넣었습니다. 결과는? 과잉 없는 충분함. 고객은 늘 원하는 메뉴를 마시고, 점주는 현금을 묶지 않습니다.

카페운영계절수요seasonalityforecast
사례③ 문구점: ABC-XYZ 매트릭스로 느린재고 청소
실제로는 느린재고가 현금흐름을 갉아먹습니다. ABC(매출기여)와 XYZ(수요변동성)를 교차해 AX·AY에 진열·재고 우선권을 주고, CZ는 단종·세트판매·번들링으로 빠르게 처분합니다. POS 태그를 활용해 세트코드를 만들어 묶음 할인, 학교행사 시즌엔 교사 대상 견적 세트를 제안했습니다. 발주는 AX만 자동승인, 나머지는 승인대기로 묶어 관리 부담을 줄였죠. 시스템은 제안, 사람은 판단—역할이 명확해야 속도가 납니다.

문구점ABC분석ABCmatrix
3~6개월 도입 플랜: 툴·데이터·업무 표준화
1개월차: POS에서 일판매량·요일패턴·리드타임 데이터를 정리, A/B/C 분류와 상위 20개 SKU 선정. 간단한 시트·앱으로 RoP 계산기 구축. 2개월차: 자동 발주제안→승인 워크플로를 주 3회 시범 운영, 안전재고·리드타임 파라미터를 주간 보정. 3개월차: 범위를 상위 60개 SKU로 확대, 느린재고 처분 캠페인 실시. 4~6개월차: 협력사와 MOQ·납기 재협상, 최대보유·진열규칙을 SOP로 문서화, 주간 재고회의로 KPI를 점검합니다.

도입계획표준화playbookSOP
💡 실천 로드맵
마지막으로, 변화의 리듬을 설계하세요. 매주: 재고회전일수·품절건수·폐기율 3지표를 15분 이내로 점검. 격주: RoP 파라미터(리드타임·안전재고) 재보정. 매월: ABC-XYZ 재분류와 느린재고 정리. 분기: 협력사 MOQ·납기 재협상과 가격테이블 업데이트. 팀 마인드셋은 ‘완벽보다 학습, 추정보다 규칙’. 작은 자동화가 속도를 만들고, 속도가 신뢰를 만듭니다. 3개월은 실행 적응, 6개월은 체질화 구간입니다. 꾸준함이 게임 체인저를 완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