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평 공방, 연말 성수기의 두 얼굴
주인공은 성남에 있는 12평 수제향초 공방. 직원 2명, 주말 체험·평일 소량 제작을 병행했습니다. 11월 매출 1,850만원, 12월 2,620만원으로 겉으론 좋아 보였지만, 원재료 폐기와 무단 취소로 순이익은 310만원에 그쳤습니다. 예약은 늘었지만 재고와 인력이 엇박자였고, 취소는 주로 행사 3~2일 전에 몰렸습니다.

적자 주말의 진짜 원인 찾기
주말 체험을 6타임으로 늘렸더니 빈자리가 생기고, 남은 재료가 월 35만~50만원씩 버려졌습니다. ‘더 많이 받자’가 오판이었던 겁니다. 달력에 예약 시간·인원·취소 시점을 손으로 기록해 보니, 취소 62%가 ‘날씨 예보 악화’ 직후, 28%가 ‘단체 일정 변경’이었습니다. 문제는 손님이 아니라 규칙과 용량 설정이었습니다.


전환점: 보증금·취소기준·정원 축소
보증금 1인 5천원(상한 2만원) 도입, 취소 기준은 3일 전 전액 환불·2일 전 50%·전날 이후 보증금 차감으로 단순화했습니다. 주말 타임은 6→4로 줄이고, 회당 정원을 8→6명으로 낮췄습니다. 덕분에 재료 준비량을 정확히 맞출 수 있었고, 무단 취소율이 21%→6%로 급감했습니다. 손님에게는 종이 안내문으로 미리 고지했습니다.

원재료 소분과 ‘하루 세트’로 낭비 차단
밀랍·오일·심지를 하루 분량 세트로 미리 소분해 투명 상자에 넣었습니다. 주말 기준 ‘타임×정원×여유 10%’만 꺼내 쓰고, 나머지는 봉인 스티커로 보관. 소분 2주 후 월 평균 폐기액이 42만원→11만원으로 줄었고, 원재료 원가는 매출 대비 34%→27%로 내려갔습니다. 작업대는 번호를 붙여 혼선을 막았습니다.


인력 배치: 피크 4시간에 집중
손님이 몰리는 시간은 토·일 13~17시였습니다. 이 4시간에만 추가 도우미 1명을 투입하고, 오프피크엔 대표 1인 운영으로 돌렸습니다. 인건비는 월 120만원→92만원으로 낮아졌지만, 체험 완성률과 만족도는 오히려 올라 재구매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계산은 현금·계좌이체를 분리해 마감 혼선을 없앴습니다.

날씨 변수에 대비한 ‘조건부 가동’
폭설·한파 예보 시, 주말 첫 타임을 자동 취소 가능 타임으로 지정했습니다. 전날 18시 기준 체감온도 -10도 이하 예보면 해당 타임만 우선 보상쿠폰으로 전환. 쿠폰은 30일 내 평일 사용 조건을 붙였습니다. 매출 이연은 있었지만, 무단 취소와 재료 폐기를 막아 월 순이익이 평균 310만원→415만원으로 늘었습니다.


숫자로 본 결과: 적게 받고 더 남기기
변경 6주 뒤 지표는 명확했습니다. 체험 좌석 가동 68%→83%, 무단 취소 21%→6%, 재료 폐기 42만원→11만원, 인건비 120만원→92만원. 1월 매출은 2,480만원으로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415만원으로 34% 증가했습니다. ‘가득 채우기’보다 ‘맞게 채우기’가 돈을 남겼습니다.

당장 적용: 업종별 최소 시작 조건
공방·제빵·비누·가죽 등 체험형 업종은 종이 예약표, 보증금 안내문, 취소 기준표, 하루 분량 소분함 4가지만 준비하세요. 소매 제조 중심 매장은 연휴 14일 전부터 ‘세트 소분→봉인→피크 인력 집중’ 순으로 정리하고, 악천후 기준·보상 쿠폰 문구를 미리 인쇄해 두면 됩니다. 중요한 건 복잡함이 아니라 ‘보기 쉬운 규칙’입니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예약은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받는 것입니다—규칙을 단순히 적어 걸고, 하루 분량만 준비하면 연말·설의 흔들림 속에서도 돈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