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 12평 떡 공방의 반등 시나리오
서울 강북구 미아동 12평 수제 떡 공방 ‘한가위담다’. 연휴 특수를 노리고 송편·경단 생산을 늘렸지만 추석 직후 수요가 급락해 9월 마지막 주 폐기율이 12.3%까지 치솟았다. 대표 김사장은 POS와 예약 데이터를 재정비해 6주 만에 폐기율 3.8%로 낮추고 월매출을 전월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17% 끌어올렸다. 제조·공방의 계절성 리스크를 예약·재고 관리로 상쇄한 정량적 반등 사례다.

위기의 시작: 과잉생산과 수요 착시
데이터에 따르면 연휴 다음 주 방문객은 평시 대비 평균 28% 감소한다. 그러나 김사장은 선물 재방문 효과를 과대평가해 생산을 35% 증량했다. 결과적으로 예약 취소 19건과 당일 수량 축소 11건이 겹치며 우유·팥·쑥 원재료 210만원어치를 폐기했고, 현금흐름이 흔들렸다. 야근 축소로 공정 리드타임은 오히려 늘고, 품절과 불만 리뷰가 늘며 악순환이 시작됐다.

전환의 계기: 제품 믹스와 예약 구조 재정의
분석 결과 선물형 세트의 추석 후 10일 재방문율은 9%에 그친 반면, 소포장 가정간식 구매는 22% 증가했다. 김사장은 제품 믹스를 간식 중심으로 재편하고 예약 구조를 사전확정형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핵심 원칙은 명확했다. 많이 만들어 남기지 말고, 예약으로 확정 수요를 잠그며, 생산은 소량·빈번·빠른 회전으로 운영한다.

전략1: ABC-XYZ와 간이 회귀로 수요를 숫자로
3년치 일별 매출·예약·기온 데이터를 합쳐 이동평균과 주차 더미를 반영한 간이 회귀모형을 만들었다. 품목은 ABC-XYZ로 분류해 X(변동 낮음) 품목만 안전재고를 두고, Z(변동 높음) 품목은 전량 예약제로 전환했다. 리드타임 2일 기준 재주문점 ROP를 재계산하니 밀가루·팥 재고를 35% 감축해도 품절률을 2% 이내로 유지할 수 있었다.

전략2: 보증금·알림·대기명단으로 노쇼 차단
예약을 48시간 전 30% 보증금으로 전환하고, 카카오 알림톡으로 확정–제조–픽업 단계를 시각화했다. 대기명단을 자동 배정해 취소가 생기면 즉시 재판매되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노쇼율은 8.4%→2.1%로 감소했고, 예약 전환율은 14%→41%로 상승했다. 확정 수요가 앞단에서 확보되며 생산 계획의 변동폭이 크게 줄었다.

전략3: 반제품 표준화와 소배치로 회전 가속
변동이 큰 품목을 반죽·소·토핑 단위로 표준화해 소분 냉동(최대 21일) 후 당일 조립했다. 배치 사이즈를 40→24개로 줄여 과잉을 줄이고, 공정 간 칸반과 FIFO를 적용해 선입선출을 강제했다. 제조 리드타임은 18% 단축, 불량·폐기는 누적 62% 감소했다. 통계적으로도 변동계수(CV)가 낮아져 계획오차가 안정화됐다.

전략4: MOQ 하향·반품 합의로 현금흐름 개선
주요 공급처와 최소주문수량을 5kg에서 3kg로 낮추고, 유통기한 잔여 60% 시 반품·대체 합의를 체결했다. 대금조건은 정기 결제일과 수량 연동 할인으로 바꿔 원가율을 2.6%p 개선했다. 작은 로트로 자주 받되 분기 단가를 고정해 가격 변동성을 줄인 것이 실질 마진을 지켰다.

바로 적용: 2주 셋업 체크리스트
다른 공방도 2주면 시작 가능하다. ① 지난 2년 주문·폐기 데이터를 시트에 모으고 요일·주차 더미로 단순 회귀를 만든다. ② 품목을 ABC-XYZ로 나눠 Z는 전량 예약, X는 ROP=d×L+SS로 안전재고를 계산한다. ③ 보증금·알림·대기명단 3종 세트를 기본으로 가동한다. ④ 공급자와 MOQ·반품 조건을 문서화한다. 작은 규칙이 폐기와 현금을 바꾼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계절성 쇼크는 예약으로 수요를 잠그고 ROP로 재고를 묶는 체계를 만들면 통제 가능하다; 오늘 당신의 핵심 품목 하나를 ABC-XYZ로 분류해 첫 보증금 예약을 열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