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소담비누’의 6개월 전환 기록
대전 유성 골목의 2인 공방 ‘소담비누’는 숙성 기간이 긴 비누 특성상 재고가 쌓이며 현금이 묶였습니다. 시작 시점 재고회전율 3.1, 폐기율 9%, 월매출 1,200만원. 표준 발주·주문 체계를 만든 뒤 6개월, 회전율은 7.4로 뛰고 폐기율 2.8%, 월매출 1,53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없는 날’이 줄고 신상품 회전이 빨라진 것이 체감 품질을 올렸습니다.

위기의 시작: 공급망 흔들리고 현금 막히다
원재료인 오일과 가성소다 가격이 급등락하며 납기 변동이 커졌고, 숙성 4주 이상 리드타임이 겹치자 품목 과잉·결품이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인기 라벤더는 품절, 저회전 라인은 과다 재고로 폐기. 카드 결제 입금 전 재고 구입이 겹치며 현금흐름이 경직됐고, 팀은 “더 사서 대비하자”와 “줄여서 버티자”로 갈렸습니다. 함께 상생하려면, 감으로가 아닌 규칙으로 합의해야 했습니다.

전환의 계기: 데이터 한 장과 팀 합의
엑셀 한 장으로 12주 판매량을 주·월 단위로 정리하고 ABC(매출 비중)·XYZ(수요변동)로 나눴습니다. A·X군은 결품비용이 커서 보호, C·Z군은 과잉을 줄이기로 합의. ‘하루 15분 재고 스탠드업’과 ‘주 1회 발주 슬랏’만 지키자는 작고 명확한 약속이 팀의 불안을 진정시켰습니다. 마음을 얻으려면, 모두가 이해하는 룰과 가벼운 리듬이 필요했습니다.

전략① 안전재고: 서비스레벨 95%의 약속
리드타임 7일, 일평균 수요 35개, 표준편차 9개로 계산해 안전재고를 품목군별로 설정했습니다. A·X군은 Z값 1.65(95%)를 적용해 결품비용을 억제, C·Z군은 0.84(80%)로 낮춰 자본을 회수. 모든 카트에는 ‘최소–최대’ 재고칸을 부착해 시각화했고, 수요 급증 주간엔 임시 Z 상향 규칙으로 탄력 대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기 품목 결품일수가 월 6일→1일로 감소했습니다.

전략② 발주 주기 최적화와 공급사 캘린더
MOQ·운임을 고려한 주 1회 고정 발주로 전환하고, 공급사 배송요일과 공방 생산 캘린더를 동기화했습니다. 주문 마감은 매주 화요일 16시, 입고는 목요일 오전, 금요일은 소분·숙성 정리 데이로 고정. EOQ 계산값이 현실과 어긋나는 품목은 ‘주기 고정+수량 가변’로 단순화했습니다. 발주 누락 체크리스트 덕분에 주문 오류가 63% 줄었고, 납품사와의 신뢰도 높아졌습니다.

전략③ 폐기감소: FEFO와 라벨 색상 신호
숙성 완료일 기준 FEFO(First-Expired-First-Out)로 진열을 재배치하고, 라벨 색상으로 만료 D-21·D-14·D-7을 표기했습니다. D-14에는 번들 구성, D-7에는 리퍼브 데이로 가격을 조정해 체면을 살리며 처리. 과잉 원재료는 소분 단위로 표준화해 ‘쓸 수 있는 양’으로 보이게 했고, 폐기 판단은 주간회의에서 공동 결정. 결과적으로 월 폐기액이 54만원→28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전략④ 현장 SOP와 칸반: 손이 기억하는 루틴
입고–소분–숙성–진열–포장까지 5단계 SOP를 카드로 만들고, 공정별 칸반 보드를 설치했습니다. ‘적색 칸’이 보이면 즉시 보충, ‘청색 칸’은 생산 대기 신호. 신상품은 2주 파일럿로트로 시작해 데이터가 쌓이면 정식 품목으로 승격. 이 단순한 시각관리로 작업시간이 18% 단축됐고,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118일→51일로 개선, 원가율은 44%→39%로 낮아졌습니다.

당신 가게에 적용하는 최소 시작 세트
① 지난 12주 판매를 주·월로 집계해 ABC·XYZ로 나누기 ② 리드타임·수요편차를 측정해 안전재고 Z값 합의 ③ 주 1회 발주슬랏과 마감시각 고정 ④ FEFO 라벨 3색과 만료별 액션 정의 ⑤ 입고–진열 SOP 5단계를 벽에 붙이기. 음식·카페는 유통기한 단축 적용, 소매·공방은 파일럿로트로 신상품 리스크를 낮추세요. 함께 상생하려면, 팀이 이해하는 한 장의 규칙이 먼저입니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재고를 감이 아니라 약속된 규칙으로 움직이면, 결품은 줄고 현금은 돌아옵니다—오늘 ‘주 1회 발주 마감’과 ‘3색 FEFO 라벨’부터 시작해보세요. 작은 합의가 가게의 리듬을 바꾸고, 그 리듬이 당신의 내일을 든든히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