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공포와 박스 욕심 사이의 균형
겨울이 오면 손님은 기침 소리에 예민해지고, 사장님은 ‘혹시 또 못 구하면?’ 하는 걱정에 박스를 더 얹습니다. 그러나 과다 매입은 현금과 창고를 묶고, 늦은 대응은 신뢰를 잃게 합니다. 본질은 ‘평소에 얼마가 나가고, 들어오는 데 며칠이 걸리며, 갑작스러운 파동에 얼마나 버틸지’를 정해 두는 일입니다. 이 기준이 없으면 소문과 뉴스에 흔들리고, 있으면 변동 속에서도 마음이 단단해집니다.

#품절공포#과다매입#scarcity#balance
원칙1: 안전수량은 ‘최근 평균×도착일수+여유’
복잡한 계산 대신 지난 4주 판매 평균에 공급 도착일수를 곱하고, 갑작스런 수요를 위한 여유를 더하세요. 예를 들어 해열제가 하루 6개 팔리고, 주문 후 3일 뒤 도착한다면 기본 18개, 여유 20%면 22개가 바닥선입니다. 이 선을 종이에 써서 진열대 아래 상자에 붙이면 누구나 같은 기준으로 주문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가 말했듯 ‘측정할 수 있어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현장 언어로 옮긴 셈입니다.

#안전수량#리드타임#baseline#buffer
원칙2: 회전은 ‘먼저 들어온 것 먼저 나가기’
겨울 필수품은 유통기한과 효능이 중요합니다. 선입선출을 지키려면 상·하단 바코드 순서보다 눈앞에 보이는 위치가 먼저입니다. 입고 날짜를 큰 글씨로 붙이고, 진열은 ‘새로 들어온 상자 뒤로’ 밀어 넣습니다. 소독제는 뚜껑 밀봉 상태를 수시 확인하고, 마스크는 규격별(성인·소형) 색 테이프로 구분해 혼선을 줄입니다. 작은 습관이 불량·반품을 줄여 겨울 이후에도 남는 이익을 만듭니다.

#회전관리#유통기한#fifo#label
원칙3: 선택과 집중—핵심 품목 12개만 깊게
마스크, 소독제, 손세정제, 체온계 배터리, 해열제 성분 2종, 기침약, 거즈·테이프, 보온패드, 가글까지 ‘핵심 12개’를 정해 깊이 있게 챙기세요. 마이클 포터는 선택이 전략의 시작이라 했습니다. 모든 것을 조금씩 갖추기보다 동네에서 ‘여긴 필요한 건 꼭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 장기 신뢰를 만듭니다. 진열도 이 12개를 1열 앞단에 고정해 손님 동선을 짧게 만드세요.

#핵심품목#집중#focus#core
사례1: 동네 약국의 주간 카드 한 장
골목 약국은 매주 월요일 아침, 지난 4주 평균과 현재 재고, 주문 도착 예정일을 한 장 카드에 적었습니다. 결과는 단순했습니다. 해열제 품절 ‘0회’, 과다 재고 ‘0건’. 약사 혼자 바쁠 때도 아르바이트가 그 카드대로 발주해 흐름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사람보다 시스템이 기억하게 만들면 시즌이 바뀌어도 품질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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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2: 편의점의 실패—‘특가’가 낳은 묶임
한 편의점은 겨울 특가에 마음이 흔들려 소독티슈를 6박스 들였습니다. 실제로는 대용량보다 휴대용이 잘 팔렸고, 창고를 막은 잔여 박스는 봄까지 남았습니다. 교훈은 간단합니다. ‘가격 유혹’보다 ‘회전 현실’. 특가는 핵심 12개 안에서, 주간 카드가 허용한 범위만큼만 받아야 합니다. 박스 사진을 찍어 본사 채팅방에 자랑하는 대신, 마지막 상자가 열리기 전에 다음 박스가 도착하도록 리듬을 맞추세요.

#편의점#실패사례#overstock#promotion
사례3: 상생 제휴로 만든 ‘동네 보건 라인’
시장 상인회와 인근 보건소,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작은 협약을 맺었습니다. 독감 예방 기간에 필요한 품목 목록을 공유하고, 재고가 동나는 집은 단톡방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서로 1~2박스씩 급히 빌려 쓰고, 다음 입고일에 원위치. 손님은 ‘이 동네는 필요할 때 구할 수 있다’고 기억합니다. 재고는 숫자지만 신뢰는 관계에서 자랍니다. 서로를 살리는 길이 곧 우리 매출을 지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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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루틴: 주간 15분, 월간 30분이면 충분
주간 15분은 바닥선 미달 품목 체크와 재주문, 유통기한 임박 스티커 부착으로 끝냅니다. 월간 30분은 겨울 민원 목록(기침, 열, 소독 문의)에 맞춰 진열 순서를 재배치합니다. 짐 콜린스는 ‘좋아지는 회사는 꾸준함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화려한 이벤트보다 반복 가능한 짧은 점검이 겨울을 온전히 건너게 합니다.

#점검표#루틴#weekly#monthly
3~6개월 실행 계획: 쌓이는 신뢰의 구조
1개월차는 핵심 12개 선정과 바닥선 설정, 주간 카드 도입. 2개월차는 선입선출 라벨링과 진열 고정, 임박품 소진 코너 운영. 3개월차는 상생 제휴망을 묶고 ‘긴급 대여’ 규칙을 마련. 4~6개월차는 겨울 피크를 지나면서 데이터로 바닥선을 조정하고, 남는 현금은 봄 품목에 옮깁니다. 이 흐름이 자리를 잡으면 겨울 재고는 겁이 아니라 약속이 됩니다—손님과 나 사이의 신뢰 약속.

#실행계획#장기운영#quarter#plan
💡 실천 로드맵
① 이번 주: 핵심 12개와 바닥선 숫자를 정해 카드 한 장으로 공유 ② 다음 주: 선입선출 라벨·진열 고정, 임박품 소진 코너 시작 ③ 한 달 후: 상생 제휴 2곳 이상 연결해 ‘긴급 대여’ 합의 ④ 석 달 후: 바닥선 재조정과 봄 품목 전환 계획 확정. 숫자는 차갑지만, 꾸준한 약속은 따뜻한 신뢰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