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공방, 교대 재설계로 반전
사업의 본질은 사람을 낡은 틀에 넣는 것이 아니라 흐름에 맞게 배치하는 일입니다. 수원 영통의 9인 금속 가공 공방 A는 최저임금 인상과 잦은 연장근로로 인건비율이 27%까지 치솟고, 야간 납기 지연으로 클레임이 이어졌습니다. 30년을 돌아보며 저는 대표에게 시간의 흐름을 먼저 보자고 했습니다. 교대를 수요에 맞춰 재설계한 지 12개월, 월매출은 3,200만→3,900만 원, 인건비율은 22%로 내려갔고 납기 준수율은 88%→98%로 올랐습니다.

위기의 시작: 고정 9-6의 함정
초기 A공방의 표준은 9-18시 고정 근무였습니다. 월말과 화·목 저녁에 주문이 몰려 연장근로가 불가피했고, 주초에는 유휴 시간이 생겼습니다. 세 달 사이 숙련 2명이 번아웃으로 퇴사했고, 납기 지연으로 500만 원의 패널티까지 발생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간대 불일치가 비용과 이직을 동시에 키웁니다. 저는 “사람을 늘리기 전에 시간 배치를 바꾸자”고 조언했습니다.

전환의 계기: 데이터로 시간 재단
우선 2주간 주문·공정·불량·상담 콜을 시간대별로 수집해 히트맵을 만들었습니다. 11-13시, 16-20시에 작업량이 정점, 9-10시와 14-15시는 저점이었습니다. 근로자대표를 선출해 서면 합의 후 4주 시범교대를 실시했습니다. 핵심은 ‘하루 8시간’이 아니라 ‘시간대별 Takt’에 맞춘 배치였습니다. 사업의 궁극적 목적이 사회 기여라면, 사람의 피로를 줄이는 설계가 먼저입니다.

핵심1—피크타임 스윙쉬프트 도입
기본조 8-17시, 스윙조 13-22시의 2교대를 도입했습니다. 월·수·금은 기본조 인력을 1명 줄여 초반 유휴를 제거하고, 화·목은 스윙조를 1명 늘려 저녁 피크를 흡수했습니다. 토요일은 격주 10-16시로 납기 막바지 물량만 처리했습니다. 그 결과 월 연장시간이 41% 감소했고, 급한 주문의 수용률이 62%→86%로 상승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스윙은 비용보다 신뢰를 남깁니다.

핵심2—스킬매트릭스와 4시간 알바풀
절대 인력 충원 대신 다능공 양성을 선택했습니다. 절단-가공, 가공-검사처럼 2기능 이상 수행 가능한 스킬매트릭스를 만들고 주 1회 40분 교차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여기에 4시간 단위 파트타이머 3인 풀을 구축해 17-21시에만 투입했습니다. 단가 기준 인건비가 12% 낮아졌고, 납품 단가 인하 요청에도 버틸 여지가 생겼습니다. 차별화는 속도가 아니라 유연성에서 나옵니다.

핵심3—10분 인수인계와 분할 휴게
교대마다 10분 인수인계 체크리스트를 표준화했습니다. 전 공정 WIP, 불량 포인트, 긴급 납기 3건을 구두+화이트보드로 넘기고, 휴게는 60분 일괄이 아닌 20+20+20 분할로 피크 전후 분산했습니다. 리드타임은 2.1일→1.6일, 불량률은 2.4%→1.5%로 하락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휴게는 멈춤이 아니라 품질을 위한 ‘호흡’입니다.

현장 적용법: 2주면 시작한다
①최근 8주 주문을 시간대별로 재분류 ②히트맵으로 피크·저점 확정 ③근로자대표와 스윙·분할휴게 서면 합의 ④4시간 마이크로 교대 설계 ⑤교대 10분 인수인계 SOP 작성 ⑥2주 시범 후 KPI로 고도화. 카페는 11-14시·17-21시 집중, 소매는 금·토 확대, 서비스업은 예약 피크에 파트타임을 붙이십시오. 최소 조건은 시간대 데이터, 합의 절차, 인수인계 표준 이 세 가지입니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장기적으로 보면 인건비의 해법은 사람을 더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더 잘 쓰는 데 있습니다. 오늘부터 2주간 시간대 데이터를 모아 작은 스윙 한 칸을 열어보십시오. 작은 조정이 신뢰와 이익을 함께 키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