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공방, 인건비 급등 속 성과 역전
사업의 본질은 사람과 가치의 만남입니다. 수원 영통의 12평 수제 디저트 공방(대표 외 3명)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건비가 급증하며 영업이익률이 8%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근무표·수당·메뉴공수를 전면 재설계한 지 6개월, 월매출은 2,200만원에서 2,75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6%까지 회복되었습니다. 핵심은 감축이 아니라 ‘일의 기준’을 다시 세운 것이었습니다.

위기의 시작: 무심코 쌓인 초과근로
장기적으로 보면 위기는 보통 사소한 누수에서 시작됩니다. 공방은 주말 예약 몰림에 대비해 상시 2인 고정 배치를 유지했고, 마감 정리에 야간수당까지 겹치며 인건비율이 25%에서 31%로 치솟았습니다. 제품별 공수가 불명확하니 급한 대로 인력을 붙였고, 피크 이후 한가한 시간에도 근무가 이어져 월 초과근로 38시간이 발생했습니다. 현금흐름은 버텼지만 이익은 빠르게 갉아먹혔습니다.


전환의 계기: 공수 측정과 일 표준화
30년을 돌아보며, 나는 항상 ‘보이지 않는 표준’이 회사를 살린다고 말합니다. 대표는 2주 동안 스톱워치로 18개 제품의 공수를 측정했습니다. 생크림케이크 1호 제작 9분, 타르트 6분, 포장 2분 등 실제 시간을 기록했고, 불필요한 동선과 대기 시간을 표준작업서에 반영했습니다. 그 결과 불량률은 2.8%→1.9%, 케이크 1개당 실투입 공수는 9분→7분으로 단축되는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근무표 재설계: 수요곡선 따라 미세 교대
안전하게 접근하려면 인력을 ‘시간대 수요’에 맞춰야 합니다. POS 시간대별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11–13시, 17–19시에 3인, 그 외에는 2인으로 미세 교대를 설계했습니다. 기존 2교대를 4개 블록(오전·피크·오후·마감)으로 쪼개고 크로스 트레이닝으로 포장·결제·마감을 번갈아 맡겼습니다. 총 근로시간은 –18%, 초과근로는 –70% 감소했고, 인건비율은 31%→27%로 내려왔습니다.


수당 구조 투명화와 인력 믹스 조정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규칙을 단순·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야간·주말수당 기준을 주 단위 공지로 표준화하고, 마감 2시간은 숙련 1인+파트타이머 1인 조합으로 전환했습니다. 시간당 단가가 높은 베테랑의 야간 투입을 줄이고, 피크 전 준비에는 단가 낮은 학생 파트의 시간을 확대했습니다. 평균 시급은 거의 변함없지만 ‘비싼 시간’이 줄어 월 인건비 총액이 –9% 안정화되었습니다.

메뉴공수 재산정: 덜 팔리는 것부터 걷어내기
사업의 본질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월 판매 3% 미만, 공수 8분 이상 품목 4개를 과감히 중단하고, 베스트 6개는 작업대를 ‘재료→조립→마감’ 직선 동선으로 재배치했습니다. 토핑 3종을 표준 키트화해 선택지를 줄였더니 조립 공수가 –22%, 재고폐기 비용은 –35% 개선되었습니다. 메뉴 수는 22→16개로 줄었지만 객단가는 –가 아니라 +로 돌아섰습니다.


세트·옵션 전략: 마진을 설계하다
이웃과 함께 성장하는 사업은 고객 편익과 수익을 함께 설계합니다. ‘런치 세트’로 베스트 상품+아메리카노를 묶고, 크림 업그레이드 옵션을 별도 제공해 원가율을 통제했습니다. 세트 채택률은 43%, 객단가는 +14%, 주문당 공수는 –1.2분이었고, 거래당 마진은 평균 +800원 개선되었습니다. 세트는 예측 가능한 수요를 만들어 피크 인력 배치까지 안정화했습니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최저임금 인상은 비용이 아니라 ‘표준’을 세울 기회입니다. 오늘 제품 5개의 공수를 재고(再考)하고, 피크 2시간의 근무표부터 미세 조정해 보세요. 작은 표준 하나가 내일의 이익과 팀의 존엄을 함께 지켜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