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진·가마 위험 속 매출 반등의 시작
부산 연제구 33㎡ 규모의 2인 도자기 공방 ‘흙결’은 작년 겨울 미세먼지·가루 비산과 가마 주변 안전관리 미흡으로 리뷰 신뢰도와 재방문율이 떨어졌다. 올해 5월, 일상 점검과 기록관리(SOP)를 도입한 뒤 4개월 만에 재방문율 27%→41%, 월매출 2,800만원→3,450만원(23%↑), 반품률 2.8%→0.9%, 민원은 월 12건→3건으로 줄였다.

커뮤니티 사진 한 장이 드러낸 취약점
문제의 시작은 ‘보여지는 청결’의 부재였다. 선반 위 분진과 체험 테이블의 도구 혼재 사진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안전 우려가 퍼졌다. 가마 배기 덕트 소음 민원까지 이어져 보험 갱신 심사도 보류됐다. 위생·안전 기준은 있었지만 일과 중 책임자 부재, 기록 누락, ‘대충 청소’가 반복되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 작업자 장갑 교체 주기와 유해물질 라벨 미부착 문제로 보건소의 행정지도 예고까지 통보받았다.


작은 사고를 학습으로 바꾼 결정
전환점은 ‘작은 사고’였다. 새벽 예열 중 과열 경보가 울렸으나 확인 서명이 없어 대응이 지연됐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사장 부부는 탈레브의 조언처럼 작은 충격을 학습 기회로 바꾸기로 했다. 우선순위를 ‘체크리스트·기록·후속조치’로 단계적으로 재정렬하고, 공방 표준운영절차(SOP)를 새로 설계했다. 외부 안전 컨설턴트의 2시간 현장 진단과 1회 교육을 받고 책임구역 맵까지 벽면에 부착했다.

10분 체크리스트와 3색 라벨 체계
전략① ‘10분 오프닝·클로징’ 체크리스트. 바닥·테이블·물때·폐유리 수거 등 청결 6항목, 가마·소화기·배기필터 등 안전 6항목, 온·습도·압력·누수 등 설비 6항목을 3색 라벨로 구분해 누구나 빠르게 점검하게 했다. 각 항목은 ‘기준–방법–불합격 시 조치’가 한 줄에 보이도록 만들고, 점검 전후 사진을 남겼다. 항목 옆에는 3·7·21일 주기 타이머를 붙여 소모품 교체가 자동으로 상기되도록 설계했다.


보이는 기록: 로그와 리스크 대시보드
전략② ‘보이는 기록관리’. 종이 바인더와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병행해 온도·습도·소음(dB)·PM수치·필터 교체일을 일지로 축적했다. 주 1회 리스크 대시보드로 결함·민원·반품을 시계열로 시각화하고, 이상치가 보이면 5Why로 원인을 추적. 그 결과 가마 과열 경보 건수는 월 7건→1건, 배기 소음 민원은 60% 감소했다. 사진기록은 ‘문제 위치–원인–조치–재발방지’ 순으로 캡션을 달아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게 했다.

여유와 중복으로 충격에 강한 현장
전략③ ‘여유와 중복’으로 안티프래질 만들기. 예비 필터·온도계·장갑을 최소 1세트씩 비치하고, 가마 컨트롤러는 UPS로 이중화했다. 월 1회 20분 정전 모의훈련을 통해 동선·책임을 점검하고, 체험 프로그램은 혼잡 시간대에 10%만 축소 운영해 안전 여유를 확보했다. 보험사는 위험통제 노력을 인정해 영업배상 책임보험료가 8% 인하됐다. 또한 피크 타임 가마 가동을 분산해 전력 스파이크를 줄였다.


업종별 변형과 최소 시작 조건
현장 적용법은 단순하다. 안전하게 접근하려면, 시작 최소조건은 ‘일일 18항목·주간 6항목·월간 6항목’의 30개 리스트, 사진기록 서식 1장, 시정조치 보고서 1장뿐이다. 카페는 냉장·조리구역 온도로그와 칼색상 구분, 세탁소는 세제 투입량·배수 필터 기록, 미용실은 도구 멸균·피부 접촉 위생 인증 스티커로 변형해 쓰면 된다. 고객 공간에는 ‘오늘의 점검 완료’ QR을 비치해 신뢰를 눈으로 보여준다.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작은 불편과 경고음을 피하지 말자. 그 신호를 기록하고 개선하면 가게는 충격에 더 강해진다. 오늘 당신의 리스트에 ‘사진 전후 비교’와 ‘불합격 시 즉시조치’를 넣어보자.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항상 단순한 절차에서 시작된다. 당신의 꾸준한 기록은 곧 브랜드의 방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