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들려온 첫 문장.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끼리 책임감 있게 일하는 곳.” 소개가 이렇게 시작되면 보통은 다짐으로 끝난다. 그런데 노타는 그 문장을 운영 매뉴얼로 쓴다. ‘인공지능으로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철학을 슬로건이 아니라 제품과 채용, 문화의 규칙으로 묶어 매일 확인한다. 누군가가 묻는다. 왜 그토록 온디바이스 AI에 집착하느냐고. 답은 단순하다. 멀리 있는 거대 서버가 아니라 손에 쥔 기기에서 즉시 작동하는 지능이 불편을 가장 빠르게 없애기 때문이다.

연구실에서 태어난 기술이 산업 언어를 배우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KAIST 학생 창업으로 시작한 노타는 첫 고객의 현장으로 들어가 카메라 각도와 조도, 네트워크 품질까지 챙기며 모델을 다이어트시켰다. 딥러닝 모델 경량화—정확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계산량과 메모리, 전력 소모를 줄이는 그 집요한 공정—을 핵심 기술로 세워, 마트에선 셀프 스캐닝과 혼잡 관리, 제조 라인에선 불량 탐지, 모빌리티에선 주행 보조, 병원에선 판독 보조처럼 불편의 뿌리를 직접 건드리는 SW를 만들었다. 데이터가 많은 쪽의 승리가 아니라, 같은 정확도를 더 빠르고 가볍게 내는 쪽의 승리라는 것을, 현장에서 반복 실험으로 증명해온 셈이다. 캠퍼스 밖을 향해 첫 발을 뗀 뒤 노타는 시장의 문법도 빠르게 익혔다. 북미에 지사를, 독일 베를린에는 자회사를 세워 시간대가 다른 고객 스프린트를 맞추기 시작했다. 해외 전시장에서 수백 번의 데모를 돌리고 피드백을 모아 다시 모델을 깎았다. 2020년 당시만 해도 12개 기업 고객, 20개 기업과의 업무 제휴, 18건의 특허·논문을 쌓았다면 그 이후의 시간은 그 숫자 위에 신뢰와 반복 가능성을 붙이는 과정이었다.

중요한 건 절대량의 숫자보다 속도와 일관성이다. 각 산업의 규제와 품질 기준, 장비 사양을 ‘제품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팀만이 버틸 수 있는 리듬이기 때문이다. 사람 이야기를 빼면 노타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들의 채용 철학은 “최고의 복지는 좋은 동료”라는 문장 하나로 압축된다. 그래서 채용은 이벤트가 아니라 상시 동작하는 시스템이다. 기준이 높은 포지션은 오래 기다리고, 수요가 꾸준한 포지션은 문을 열어둔 채로 천천히 맞는 사람을 기다린다. 빠르게 채워야 할 때는 광고로 유입을 가속한다.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뽑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맞느냐’다. 스타트업의 속도와 불확실성을 장점으로 바꿔 즐길 수 있는 사람, 기술과 시장을 동시에 바라보는 사람을 찾을 때까지 줄을 당기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노타가 자주 쓰는 도구가 로켓펀치다. 스타트업을 이해하는 지원자 풀이 크고, 기업이 자신의 디테일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어 ‘맞음’을 테스트하기 좋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실제로 Machine Learning Engineer, Embedded Engineer 채용을 진행하며 광고도 병행했는데, 지원자 수가 폭발적이지는 않아도 지원자 풀의 밀도가 높았다는 회고가 따라붙는다. 회사의 기술과 비전에 공감하고, 스타트업의 장단을 체감한 이들이 들어오면 온보딩의 마찰이 줄고 팀의 속도는 자연스레 올라간다. 채용 플랫폼이 회사와 사람을 더 잘 보게 만들어주는 순간, 시행착오의 비용이 눈에 띄게 낮아진다는 걸 노타는 경험으로 안다.

입사 이후의 풍경은 첫 문장과 다시 만난다. 하고자 하는 일이 불필요한 절차에 막혀 멈추는 일은 드물다. 보고서의 겉핥기가 아니라 실험의 설계와 결과로 설득하면 길이 열린다. 팀은 직급보다 문제에 대한 이해도와 기여로 움직인다. 그래서 ‘내가 하나의 톱니바퀴에 그치지 않는다’는 감각이 자주 등장한다. 작게 만들고, 빠르게 검증하고, 바로 고치는 온디바이스 개발 사이클은 이런 문화를 만나 비로소 최대 속도를 낸다. 그 결과가 잔존율로도 확인된다.

연 단위 이탈 인원은 손에 꼽고, 그마저도 다수가 학업·군 복무 등 개인의 사유다. 불합리 때문에 등을 돌리는 일은 거의 없다는 말에는 오만 대신 담담함이 깔려 있다. 노타가 자랑하고 싶은 세 가지를 꼽으라면, 아마 이런 순서일 것이다. 일이 재미있다는 사실, 하고자 하는 일이 말도 안 되는 프로세스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회사의 궤적이 우상향이라는 사실. 재미는 성장을 낳고, 성장은 재투자를 부르며, 재투자는 다시 재미를 만든다. 이 선순환을 제품과 조직, 매출과 문화가 동시에 타도록 하는 게 경영의 역할이고, 그 축에 인사와 채용이 깊게 박혀 있다. 그래서 HR은 비용 항목이 아니라 전략 항목으로 취급된다.

누가 들어오느냐가 곧 무엇을 만들 수 있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채용 공고를 펼치면 R\&D의 ML/DL, S/W, 시큐리티, 임베디드부터 운영을 맡을 경영지원까지 문이 열려 있다. 노타가 지원자에게 전하는 신호는 명확하다. 성실함을 기반으로 책임을 지고, 스스로의 일에 욕심이 있으며, 그 욕심을 팀의 성취로 연결할 사람. “직원만을 위한 회사”라고 말하진 않지만, 직원이 성취를 느끼고 성장하는 장면을 회사가 설계한다는 데 주저함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불합리한 의사결정이나 수직 문화로 좌우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리하는 편을 택한다. 아이디어가 채택될 확률보다, 아이디어를 검증할 기회가 주어지는 확률이 중요하다는 걸 아니까.
제품의 시선으로 돌아가 보자. 온디바이스 AI는 근본적으로 제약의 기술이다. 배터리와 메모리, 지연 시간과 보안, 현장 환경의 변동성까지 모두 제약이다. 노타는 그 제약을 디자인의 재료로 받아들인다. 양자화, 프루닝, 지식 증류 같은 기법을 조합하고, 산업별 요구사항—모빌리티의 레이턴시, 의료의 정확성과 책임, 리테일의 실시간성, 금융의 보안—을 아키텍처에 새긴다. 결국 기술과 문제의 ‘맞음’을 찾아가는 일이고, 그 맞음을 유지하는 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래서 이 회사의 성장 곡선은 팀의 밀도와 거의 비례한다.
하루를 상상해본다. 오전에는 모델을 다시 깎고 메모리 풋프린트를 줄인다. 점심 이후엔 유통사의 매장 테스트베드에서 조도 변화에 대한 강건성을 확인한다. 저녁이면 북미 지사와 연결해 현지 고객 미팅의 피드백을 공유하고, 밤에는 베를린 팀이 제조 라인 통합 시험을 준비한다. 누군가는 특허 명세서를, 누군가는 파트너십 계약서를, 또 누군가는 라벨링 기준을 다듬는다. 이렇게 빽빽한 하루의 첫 줄과 마지막 줄에 같은 문장이 남는다.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든다.” 그 문장이 과장이 되지 않도록, 내일의 체크리스트는 오늘보다 조금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타에 지원하려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조언을 적어본다. 이곳에서 일의 단위는 ‘내 할 일’이 아니라 ‘우리의 목표’다. 내 코드가 어제보다 빨라졌는지, 그 결과 고객의 불편이 줄었는지, 팀의 속도가 올라갔는지로 하루를 측정한다. 열심히 한 만큼 인정받는 문화를 넘어, 열심히 한 만큼 더 멀리 갈 수 있게 동력을 얹어주는 조직을 찾고 있다면 이곳의 문을 두드려볼 일이다. 작은 기기 안에서 큰 아이디어를 돌리는 회사, 좋은 동료와 책임감으로 일하는 회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편리함이라는 한 단어로 검증하는 회사. 노타의 다음 문장도 아마 이렇게 시작될 것이다. “우리는, 함께, 더 편리한 내일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