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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 Biz1hour

부상 당한 선수의 ‘줄이기·집중·루틴·기준 상향·협력’ 전략을 소상공인 관점으로 풀어낸 실전 가이드. 불완전한 상황에서 핵심 메뉴 집중, 작업 재배열, 서비스 기준 상향, 이웃 가게와 협업 등으로 한정된 자원으로 매출과 평판을 지키는 구체적 실행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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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 Biz1hour

김포공항 입국장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번쩍이는 은빛 원이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들이 몰려들고, 플래시가 잔설처럼 쏟아지고, 그는 짧게 숨을 고른다. “컨디션이 90%였지만, 남은 에너지를 다 쏟았다.” 말은 담담했지만 발목의 부어오른 라인과 걸음걸이가 설명을 대신했다. 사장님, 새벽에 셔터를 열던 당신도 이런 순간을 알아본다. 몸이 100%가 아니어도 문은 열어야 하고, 손님은 들어오고, 오늘의 매출이라는 바는 그 자리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경기장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도쿄 국립경기장, 높이 2미터 34. 한 번, 두 번, 바가 흔들린다. 세 번째 시도 앞에서 그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말했다. “할 수 있다, 상혁아.” 스타팅 마크로부터 두세 걸음 뛴 뒤 마지막 스텝에 힘을 실어 바를 넘는다.

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일반·공통 store operation tips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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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하늘이 돕는다”는 확신이 스파크처럼 번졌다. 사장님도 비슷한 주문을 아침마다 자신에게 건네지 않던가. “할 수 있다, 오늘도.” 그는 8월에 다쳤다. 독일 하일브론 대회를 앞두고 종아리가 멈칫했고, 진단은 근막 손상. 두 주 가까운 시간 동안 기술 훈련을 접고 회복에만 몰두했다. 그 와중에도 그는 도쿄를 향한 표를 취소하지 않았다. 몸을 100으로 만들 자신은 없었지만, 90으로도 해낼 수 있는 전략을 세웠다. 당신의 가게에도 그런 날이 온다. 인력 한 명이 빠지고, 원두가 중간에 끊기고, 납품 트럭이 늦는 날. 그날을 ‘휴일’로 선언해 버리는 대신, 90%의 몸으로 100%의 골을 향해 가는 방식이 있다.

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일반·공통 focus on signature menu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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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식은 ‘줄이기’에서 시작된다. 그는 점프 횟수를 아꼈고, 동작의 군더더기를 깎았다. 당신도 오늘 메뉴에서 가장 자신 있는 다섯 가지에 집중할 수 있다. 손님이 좋아하는 한정판 디저트를 미루고, 주문서의 변수를 줄이고, 직원에게 맡길 작업과 본인이 해야 할 작업을 재정렬한다. 단골들이 사랑하는 시그니처를 전면에 내세우고, 광고 대신 매장 앞 사인 하나를 더 세련되게 바꾼다. 적을수록 더 세다. 그날의 에너지는 넓게 퍼뜨리기보다 한 점에 모여야 한다. 그리고 세 번째 시도. 높이뛰기에서 3차 시기는 사람의 본색을 드러낸다. 손바닥이 미세하게 떨리고, 관중석의 웅성거림이 물속 소리처럼 멀어지며, 모든 것이 오직 마지막 리듬에만 모인다.

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일반·공통 task reallocation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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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의 3차 시기는 보통 월말이다. 재료는 빠듯하고, 카드 매입일은 다가오고, 프로모션의 손익분기점은 아직 못 넘었다. 이때 필요한 건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라 정확한 루틴이다. 가격을 무리하게 내리기보다 셋 중 하나만 고친다. 말의 방식, 진열의 순서, 체크리스트의 순번. 사소한 재배열이 마지막 1센티를 만든다. 그날 경기는 명승부였다. 뉴질랜드의 해미시 커가 같은 높이를 3차에 넘기며 2파전이 시작됐다. 그는 2미터 36에 실패하자 바를 2미터 38로 올렸다. 적어도 시도한다는 사실 자체가 금보다 빛날 때가 있다.

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일반·공통 raise 서비스 standards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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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서도 그런 결단의 순간이 있다. 일 매출이 흔들린다고 대출부터 늘리기보다, 오히려 단기간 ‘바’를 올려본다. 가격을 올린다는 뜻이 아니다. 서비스 기준을 올리는 것이다. 손님에게 이름을 불러 부르는 법, 문제 생긴 고객에게 ‘즉시 환불+사후 케어’ 패키지를 도입하는 법, 배송 포장을 한 단계 격상하는 법. 2미터 38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 도전이 경기의 품격을 바꿨다. 당신의 기준선 상승도 내일의 리뷰를 바꾼다. 그가 말하길 커와의 경쟁이 즐거웠다고 했다. 서로가 서로의 높이를 끌어올리는 사이. 동네 길 건너 가게를 떠올려보자.

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일반·공통 local 비즈니스 collaboration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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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쟁자를 머릿속에서 악역으로 그리곤 한다. 하지만 그들과의 거리를 30센티만 좁히면 협력의 장이 열린다. 점심엔 그 집이 강하고, 저녁엔 우리가 강하다면, 각자 강한 시간대를 중심으로 시그니처를 교차 추천할 수 있다. 서로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하루 한 번씩 ‘오늘의 픽’을 올리고, 공동 스탬프 카드로 회전율을 높인다. 경쟁을 즐길 줄 아는 사업자는 결국 시장을 즐기는 사람이 된다. 숫자도 이야기한다. 높이뛰기는 숫자의 종목이다. 2.20, 2.24, 2.28, 2.31, 2.34. 당신의 가게에도 올라야 할 바가 있다. 객단가 1만7천원, 재방문율 38%, 노쇼율 4%, 준비시간 7분.

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일반·공통 month-end routine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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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이름을 붙여라. ‘2.34 프로젝트’처럼, ‘평균 대기 6분 작전’ ‘리뷰 300개 달 프로젝트’라고 부르자. 직원들에게 목표가 표어가 아니라 게임의 레벨처럼 느껴지게 만들면, 사람은 숫자에 감정을 싣기 시작한다. 오늘의 높이가 실패하더라도, 다음 높이에 필요한 미세조정을 기록해두면 루틴은 색을 띤다. 무엇보다 회복이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그는 부상 이후 점프를 최소화했고, 치료를 전면에 뒀다. 사장님의 몸도, 가게의 몸도 회복이 성과다. 주 1회 ‘무매출 시간’을 과감히 마련해 장비를 털고 바닥을 닦고 룰을 정리하자. 월 1회 ‘리뷰 수술의 날’을 열어 한 달간의 불만 사례를 해부하고 해결책을 문서화하자. 쉬는 시간, 정리하는 시간, 텅 빈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근막의 회복이다.

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일반·공통 emergency checklist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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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점프의 높이는 대부분 이 공백에서 나온다. 그는 한국 육상 역사에서 세계선수권 메달을 두 번이나 목에 걸었다. 모두 은메달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은메달을 아쉽다고 말하지만, 사업에서 2위의 자리는 충분히 전략이 된다. 1위가 ‘가장 유명한 집’이라면 2위는 ‘가장 선명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메뉴의 선두주자가 아니어도 괜찮다. 대신 가장 친절한 설명, 가장 빠른 응답, 가장 진심 어린 사과를 내 것으로 만든다. 2위의 브랜딩은 겸손과 꾸준함에서 빛난다. “우리는 이 동네에서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카페입니다.”라는 한 줄이, 금빛 화려함보다 오래 남는다. 그의 달력엔 이미 다음 점들이 찍혀 있다.

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일반·공통 limited resources 전략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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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치·나고야, 베이징, 로스앤젤레스. 2026, 2027, 2028. 사장님도 당신의 달력을 꺼내어 세 개의 커다란 원을 그려보자. 브랜드몰 오픈, 협업 라인 론칭, 2호점 또는 팝업 스토어. 한 해에 해야 할 모든 일을 그 원 안쪽으로 끌어들인다. 먼 데서 달려오는 목표는, 가까운 하루를 정리하는 기준이 된다. 오늘은 2미터 28에 성공하면 충분하다. 내일은 2미터 31을 고민하면 된다. 그렇게 점만 잇다 보면, 어느새 선이 되고, 선은 관성의 방향이 된다. 귀국장에 서 있는 그는 아쉬움과 자부심을 함께 들고 있었다.

90%로도 매출 지키는 법 일반·공통 고객 care upgrade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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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매일 그렇게 문을 열고 문을 닫는다. 오전엔 ‘아 오늘 컨디션이 90%네’라고 중얼거리고, 오후엔 손님과 웃으며 작은 기록을 깬다. 저녁엔 매출표를 넘기며 ‘한 번 더 해볼까?’ 하고 다음 바를 그린다. 행복한 점프란 크게 웃는 사진 한 장이 아니라, 다음 날에도 다시 달려갈 수 있다는 약속에 가깝다. 발목이 조금 부어도, 마음이 조금 지쳐도, 우리는 바를 보고 선다. “할 수 있다.” 그다음엔 한 걸음 더, 그리고 또 한 걸음. 당신의 매장은 오늘도 은은한 은빛을 닮아 간다. 금보다 오래 남는 빛이 있다. 은은한 빛, 은메달의 빛. 그것이 내일의 우리를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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