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평 공방, 추위를 손님과 함께 건너다
주인장 김소연 씨는 유성구에서 12평 목공 공방을 3년째 운영합니다. 겨울이면 온풍기 2대를 켜도 귀가 아플 만큼 시끄럽고, 전기료는 월 43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손님은 “손은 차갑고 얼굴만 뜨겁다”는 말을 남기곤 서둘러 나갔죠. 2024년 겨울을 넘기며 그는 방향을 바꿨고, 2025년 1~2월 난방비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8% 낮아졌습니다. 주말 체험 매출은 17% 올랐고, 수강 대기는 평균 6명으로 늘었습니다.

소리 큰 온풍기, 따뜻함은 남지 않았다
처음엔 온도를 올리는 것이 답이라 믿었습니다. 온풍기를 세게 틀어도 문이 열릴 때마다 찬바람이 훅 들어와 금세 식었고, 먼지 냄새에 민감한 손님은 수업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전기료 알림 문자가 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고, 따뜻함은 남지 않았습니다. 그때 단골 어르신이 말했습니다. “공간을 다 덥히려 하지 말고, 사람을 덥히세요.”


전환점: 사람을 중심에 둔 ‘따뜻 구역’
그날 이후 그는 손님 동선을 따라 테이프로 바닥에 선을 그었습니다. 작업대 앞, 대기 의자, 계산대. 세 곳만 따뜻하면 된다고 정했고, 좌석마다 얇은 패널 히터와 발바닥 매트를 놓았습니다. 전기 타이머 콘센트로 사전 예열 20분, 쉬는 시간 자동 꺼짐을 설정했습니다. 얼굴은 뜨겁지 않고, 손과 발이 먼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문틈 막고 바람길을 바꿨다
출입문 상단엔 중고 에어커튼(12만원)을 달고, 유리문과 창틀엔 문풍지와 투명 틈막이 필름을 붙였습니다. 바닥엔 낮은 문턱 매트를 깔아 찬바람이 흘러들 틈을 줄였죠. 설치에 반나절, 비용은 18만원 남짓. 문이 열릴 때의 ‘훅’이 사라지자 온도는 2도 더 높게 유지되고, 온풍기는 약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시간표를 바꾸자 전기료가 내려갔다
수업 시작 30분 전 예열, 쉬는 시간 자동 꺼짐, 마감 40분 전 단계별 약화. 그는 이 간단한 리듬을 표로 만들어 벽에 붙였습니다. 주중 저녁반은 2교시로 묶어 문 여닫힘을 줄였고, 한파 예보 날엔 담요와 손난로를 추가해 설정 온도를 1도 낮췄습니다. 전기 계량계 사진을 매일 찍어 비교하니, 낭비 구간이 눈에 보였습니다.

이웃과 만든 ‘따뜻한 밤’, 마음까지 덥혔다
그는 남는 목재로 문풍지 누름목을 만들어 동네 상가에 나눴고, ‘따뜻한 밤’이라는 소규모 모임을 열어 손님과 이웃이 함께 틈새 막기와 발매트 만들기를 했습니다. 참여자는 공구 사용 팁을 배우고, 공방은 자연스럽게 홍보가 됐죠. 무엇보다 “오늘은 손이 안 시렵다”는 말이 후기로 쌓이며 예약이 이어졌습니다.


결과: 숫자와 표정이 함께 좋아졌다
두 달 운영 결과, 난방비는 38% 줄었고 평균 실내온도 20~21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머무는 시간은 평균 12분 늘었고, 재방문은 22%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를 동반한 손님이 편안해했고, 소음 민감 고객의 불편 신고는 ‘0’이 됐습니다. 그는 말했다죠. “따뜻함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 쓰는 순서에서 시작해요.”

💡 이 사례의 핵심 교훈
공간 전체를 무리하게 덥히기보다, 사람이 머무는 자리부터 따뜻하게 만들면 비용은 내려가고 관계는 깊어집니다. 오늘 당신의 가게에서도 ‘따뜻 구역’ 한 칸부터 시작해 보세요. 작은 변화가 손님의 표정을, 그리고 내일의 매출을 바꿉니다.